초등학교 3학년 재준이는 화를 잘 참지 못했다. 학기 초 반장으로 선출되었으나 아이들을 아우르지 못하고 반장역할을 잘 하지 못해 선생님의 지적을 많이 받았다. 그 스트레스가 심해 전학을 고려할 정도였다고 한다. 친구와 어깨를 툭 부딪쳐도 화가 나서 벽을 쳤을 정도였다.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다보니 비만이어서 재준이가 청소년두뇌코칭 전문기관 BR뇌교육(비알뇌교육)에 왔을 때는 뇌체조를 따라할 수가 없었다. 체력과 함께 인내력과 균형감각이 필요한 HSP Gym(에이치에스피 짐)은 물론 몸을 둥글둥글 굴리는 굴렁쇠조차 힘들었다. 재준이는 ‘난 못해!’하며 교실바닥을 치기도 했다.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인 청소년 뇌교육전문가 오숙희 원장은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인 청소년 뇌교육전문가 오숙희 원장은 "진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아이 한 명 한 명의 속도에 맞춰 조절하는 교육이 뇌교육"이라고 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로 청소년 뇌교육 전문가인 오숙희(49) 원장은 재준이에게 속도를 맞췄다. “나랑 굴렁쇠 10개만 해 볼래”라고 중간 디딤돌을 놓아주었다. 해내면 “재준이도 되네. 잘했어”라고 칭찬을 했다. 1년이 지나니 화가 난다고 벽을 치는 횟수도 줄었고, 본인이 자발적으로 목표를 세우기 시작했다. “선생님, 물구나무서기 10초만 버텨볼까요?”라며 스스로 목표를 점차 높여갔다. 이사를 가게 되어 전학을 가서도 재준이는 적응을 잘했고,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오숙희 씨는 “다른 누군가 아니라 그 아이가 기준이 되어야 하죠. 아이의 발걸음에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라며 “뇌교육에서는 진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아이 한 명 한 명의 속도에 맞춰 조절하는 맞춤형 교육이라고 할 수 있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칭찬만으로 아이가 성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때로 독려도 필요하고 자신을 상태를 정확하게 바라보도록 따끔하게 코칭할 때도 있어야 합니다. 자신을 바라볼 줄 알면 아이는 금방 감정에서 깨어나 새로운 도전을 하니까요. 그렇다고 여린 아이를 다그치면 아이는 숨어버립니다. 그래서 아이와 통하는 게 최우선입니다. 관심을 갖고 관찰하고 아이가 속마음을 거리낌 없이 표현할 수 있게 하는 게 뇌교육의 시작입니다.”

청소년두뇌코칭전문가로 올해 15년 차를 맞는 오숙희 원장(BR뇌교육 마포지점)은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는 그냥 지켜보는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여러 친구들과 어울릴 때 어떤지, 혼자 있을 때 어떤지 관찰하고 관심사를 물어본다. 서두르지 않고 어떠한 평가나 기준잣대 없이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맞장구를 쳐주며 공감하고 마음의 문을 연다.

그는 어떻게 청소년 뇌교육 분야에서 일하게 되었을까? 오숙희 씨는 결혼 전 출판사에서 아동 청소년 도서관련 일을 했고, 학습지 교사를 한 적이 있었다. 결혼 후에는 육아에 전념하면서 아이들의 교육을 학원에 맡기지 않고 본인이 하고 싶었다. “학원보다는 책을 읽고 직접 만들고 경험하면서 배웠으면 했죠. 예체능만 도움을 받고 보습학원은 보낼 생각이 없었어요. 집에는 벽 전체가 책으로 덮였고 어린이 교육교구로 아이들과 놀았죠.”

어느 날 남편이 ‘아이 안에 숨어있는 두뇌의 힘을 키워라’라는 책 한권을 선물했다. “책 속에 ‘부모가 아이에게 스승이 되어라’ ‘아이를 복 받는 체질로 만들어라’하는 내용도 좋았고, 사례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어요. 무엇보다 공부만 열심히 하는 아이가 아니라 세상을 품을 수 있는 아이로 성장시킨다는 뇌교육의 방향과 홍익철학에 감동했죠. 그래서 내 아이도 뇌를 잘 활용하는 아이로 크면 좋겠다는 마음먹고 뇌교육 수업에 참여시켰죠.”

미국 세도나 HSP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과 함께 한 오숙희 원장. [사진=본인제공]
미국 세도나 HSP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과 함께 한 오숙희 원장. [사진=본인제공]

큰 아이는 뇌교육 수업을 하고 나면 얼굴이 밝아지고 너무나 좋아했다. 국‧영‧수처럼 진도가 있는 게 아니라 뇌체조와 놀이, 주제수업을 하고나서 각자 느낀 것을 표현하고 발표하는 수업이 달라보였다. 한 달 만에 그는 뇌교육선생님 교육을 제안 받았다. ‘아이와 같이하면 변화 속도가 빠르겠다.’는 엄마 마음으로 도전했고 뇌교육 5단계를 체험하는 교육을 통해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몰랐는데 제가 유연하게 사고하지 못하고 틀이 강하더군요. 늘 안정을 찾고 새로운 도전을 탐탁지 않아 했어요. 그 원인을 찾으니 아버지가 만들어준 틀이더군요. 3남2녀 중 막내로 자랐는데, 엄하고 정리정돈을 중시하는 아버지는 오빠들을 많이 혼내셨죠. 저는 이렇게 해야 칭찬받겠구나 하는 걸 금방 눈치 챈 저는 규칙과 규범을 굉장히 중요시했어요. 자유로운 건 서툴렀죠. 대학교 다닐 때 친구들은 춤을 추며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저는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였죠. 교육을 받으면서 자유롭게 마음껏 움직이는 기쁨을 찾았습니다.”

자신을 보고나니 큰 아이도 그렇게 키우고 있었다는 걸 발견했다. 모범적이라고 늘 칭찬을 받고 자란 아이는 잘하는 것만 보여주려 하고 못할 것 같으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잘 아는 것은 나서서 발표를 하지만 HSP Gym처럼 본인에게 힘든 동작은 하려하지 않는다는 담당 뇌교육 트레이너의 피드백도 받았다.

“뇌교육 수업을 받는 아이 중 자신감이 없고 주저주저 발표를 망설이는 아이들 대부분 못하는 걸 안 보여주려고 도전하지 않는 경향이 있더군요.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여기서는 항상 ‘실수OK(오케이)’라고 합니다. 틀려도 표현해보는 게 중요하죠.”

그의 큰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 때 고등감각인지능력을 키우는 HSP수업을 시작했고 4학년 때 한국뇌과학연구원에서 선발한 최연수 HSP영재가 되었다.

오 원장은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눈에 띄지 않는 존재감이 적은 아이였어요. 당시 뇌교육이 있었다면 굴곡 없는 밋밋한 삶이 아니라 열정적으로 살았을 것 같아요. 저와 닮은 아이가 오면 작은 것부터 해내면서 도전할 수 있게 성공회로를 많이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아이들과 뇌교육헌장을 낭독하고(위) 수업하는 모습. 오숙희 원장은 '나는 나의 뇌가 무한한 가능성과 창조적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선언합니다'라는 문구가 가장 좋다고 한다. [사진=본인 제공]
아이들과 뇌교육헌장을 낭독하고(위) 수업하는 모습. 오숙희 원장은 '나는 나의 뇌가 무한한 가능성과 창조적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선언합니다'라는 문구가 가장 좋다고 한다. [사진=본인 제공]

그는 인지와 정서, 체력을 균형있게 발달시키는 뇌교육 과정에서 청소년 두뇌활용영재인 일지영재과정에 도전하는 아이들의 변화를 지켜보면 항상 놀랍고 존경스럽다고 했다.

“아이들은 도전하면서 정서든 체력이든 어디서건 자신의 한계를 맞닥뜨리고 그것을 넘어갑니다. 특히 푸시 업부터 물구나무서서 걷기까지 HSP12단을 하면서 몸의 한계를 넘어가본 아이들은 자신감이 엄청나게 올라갑니다. 한 단계씩 성공하면서 희열감도 많이 느끼죠. 몸의 한계를 극복해서 생기는 자신감이 아이들에게 영향을 많이 미칩니다.

체험으로 만들어진 성공회로는 앞으로 어떠한 문제에 부딪히거나 도전을 할 때 큰 힘이 됩니다. 뇌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신의 뇌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100% 쓸 수 있는 뇌의 주인이 되는 것인데, 몸의 주인이 되면 뇌의 주인이 되기가 더욱 쉽죠.”

오 원장의 딸도 일지영재 1기생이다. “딸이 손에 동전만한 물집이 잡혀 터져가면서도 붕대를 감아가며 5~6시간 씩 연습하는 걸 지켜보았어요. 포기하지 않으니까 결국 해내더군요. 12단을 통과했을 때 본인보다 제가 더 기뻐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학부모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학부모에게 엄마수업, 아빠수업으로 뇌교육지도사 과정을 운영하면서 많은 것을 경험한다.

초등학교 1학년 지민이(가명)는 자기 물건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특별히 예쁜 책가방을 사고서도 친구가 만지는 게 싫어서 들고 다니지 않았고, 옷이 예쁘다고 만지면 다퉜다. 친구들과 부딪치는 일이 잦아서 어린이집에서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최근 지민이의 엄마에 이어 아빠도 뇌교육지도사 과정을 밟고서 가정의 변화가 왔다.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랐던 아빠는 자기관리에는 철저하지만 집안일은 등한시했고 아이에게 매우 엄격했다고 한다. 개인사업을 하는 엄마는 뇌교육지도사 과정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제주명상 가족캠프에 참가한 아빠도 자기 바라보기를 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아이에게 엄한 정도가 예전에 10이었다면 지금은 2정도가 되었다고 해요. 아이를 대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도 수긍을 하고 아빠수업을 받고 뇌교육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지셨죠. 가족이 모두 뇌교육을 하게 되면서 지민이도 변화의 과정을 시작했어요.”

오숙희 원장은 앞으로 가족컨설팅을 전문적으로 하는 코칭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김민석 기자]
오숙희 원장은 앞으로 가족컨설팅을 전문적으로 하는 코칭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김민석 기자]

오숙희 원장은 앞으로 가족컨설팅을 전문적으로 하는 두뇌코칭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아이의 의식이 커지고 성장해도 부모님이 제자리면 아이의 성장곡선이 오르내리고 속도가 더딘 것을 많이 봅니다. 부모님이 뇌교육 과정을 체험하고 이해하면 아이의 성장과 변화가 훨씬 빠르죠.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할 때 기쁜지 알아가면서 가슴 뛰는 꿈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