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군 대구면 사당리 109번지 일원에서 고려청자 생산을 총괄했던 대구소(大口所)의 행정적 사무를 맡는 관리기관인 치소(治所)로 추정되는 건물지와 최고급 청자조각들이 다량 확인되었다.

사당리 8호와 40호 요지(窯址)가 있는 강진 고려창자요지(사적 제68호)는 국내 도자사학계는 물론 중국과 일본 학계에서도 주목받는 고려청자 최전성기의 핵심장소로 평가되는 곳이다.

고려청자 생산을 총괄했던 대구소의 치소 추정 건물지와 폐기장이 발견된 강진군 대구면 사당리 109번지 전경(왼쪽)과 가마와 폐기장(오른쪽 위), 그리고 치소 추정 건물지. [사진=문화재청]
고려청자 생산을 총괄했던 대구소의 치소 추정 건물지와 폐기장이 발견된 강진군 대구면 사당리 109번지 전경(왼쪽)과 가마와 폐기장(오른쪽 위), 그리고 치소 추정 건물지.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의 허가로 (재)민족문화유산연구원과 강진군이 함께 한 조사는 가마 1기와 폐기장 3개소, 건물지 1기, 고려시대 도로 등이 확인되었다. 또한 초기 청자부터 상감청자, 관사‧간지명 청자 등 최고급 청자가 출토되어 이 일대가 우수한 품질의 청자를 생산하던 중심지임을 보여준다.

이번에 확인된 건물지는 1964년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조사한 건물지와 약 60m 떨어져 있어 《동국여지승람》 등 문헌에서만 나타났던 대구소의 치소와 최고급 청자를 제작하던 공방지 등이 이 일대를 중심으로 분포할 것으로 보인다.

강진 고려청자요지(사적 제68호)에서 확인된 국보급 청자 조각(왼쪽). 간송미술관에 소장한 국보 제68호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과 거의 유사하다. [사진=문화재청]
강진 고려청자요지(사적 제68호)에서 확인된 국보급 청자 조각(왼쪽). 간송미술관에 소장한 국보 제68호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과 거의 유사하다. [사진=문화재청]

가마는 사당리 8호 가마로 추정되며, 불을 때는 연소실, 가마작업장인 요전부, 그릇을 두는 번조실 일부가 확인되었다. 폐기장 1,2호는 초기 청자의 표식유물로 주로 차를 마시는 다완인 해무리굽완 조각이 다수 확인되어 초기 청자 생산지로 추정된다.

또한 폐기장 2호 상층부에 있던 폐기장 3호는 초기와 말기 청자가 동시에 확인되어 장기간 폐기장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일부에서는 청자 조각 수량에 비해 도자기를 구울 때 가마 안의 이물이나 재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큰 그릇인 갑발匣鉢의 양이 적고, 치소로 추정되는 건물지 주변에 자리한 점을 고려해 대구소 관할의 청자를 수집‧관리하던 곳의 폐기장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발굴된 청자조각 중에는 청자 중 대표적인 국보 제68호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간송미술관 소장)과 거의 유사한 조각도 1점 확인되었다. 지금까지 강진에서 출토된 적이 없던 것으로 강진이 국보 제68호의 생산지였다는 확실한 증거자료로 평가된다.

오는 10월 3일 개최되는 강진청자축제 기간에 이번 발굴성과를 일반인에게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