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은사는 1987년부터 ‘문화재보호법’ 상 문화재 관람료를 국립공원 입장료와 함께 징수해오다 2007년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이후, 탐방객들의 민원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매표소가 위치한 지방도 861호선은 지리산 노고단을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도로이기 때문에 천은사를 방문하지 않는 탐방객으로부터 통행세 징수를 멈춰달라는 요구가 제기되어 왔다.

그동안 구례에서 지리산 성삼재 휴게소로 오르는 길에 통행료를 두고 사찰과 탐방객들 사이에 실랑이가 잦았다. 일부 지리산 탐방객들은 길을 가로막고 돈을 받는데서 불쾌함을 느껴 구례 쪽이 아니라 함양 쪽으로 성삼재 휴게소로 가는 길을 택하기도 했다. 그동안 꾸준히 민원이 제기된 지리산 국립공원 천은사 통행료(지방도 제861호선) 징수문제가 30여 년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환경부, 문화재청, 전라남도, 천은사 등 관계기관이 뜻을 모아 해묵은 문제를 푼 것이다.

환경부와 문화재청, 전라남도, 천은사 등 8개 관계기관이 모여 29일 전라남도 구례군 천은사에서  ‘공원문화유산지구 입장료’를 폐지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사진=환경부]
환경부와 문화재청, 전라남도, 천은사 등 8개 관계기관이 모여 29일 전라남도 구례군 천은사에서 ‘공원문화유산지구 입장료’를 폐지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사진=환경부]

환경부(장관 조명래)와 문화재청(청장 정재숙), 전라남도(도지사 김영록), 천은사(주지 종효스님) 등 8개 관계기관은 4월 29일 오전 11시부터 전라남도 구례군 천은사에서 ‘공원문화유산지구 입장료’를 폐지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환경부, 전라남도 등 공공기관은 천은사 인근의 지리산 국립공원 내의 탐방로를 정비하고 편의시설을 개선하는 등 탐방기반시설 향상을 지원하는 데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천은사는 4월 29일 오전 11시 협약식과 동시에 천은사 공원문화유산지구 입장료 1,600원을 폐지하고, 전남 구례군 광의면 방광리 산1-22 지방도(제861호선) 옆에 자리 잡은 매표소를 철거한다.

협약 참여 관계기관은 지속적인 소통과 상호 간의 이해를 바탕으로 통행료 폐지라는 극적인 합의를 이룰 수 있었다. 탐방객의 불편을 없애면서도 지역사회가 공생할 수 있는 '상생의 본보기'를 마련한 것이다. 협약에 참여한 관계기관은 협약식 이후에도 정례적인 정책협의회를 개최하여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이어가고, 탐방 기반시설 개선상황을 지속해서 점검할 예정이다.

철거 예정인 천은사 공원문화유산지구 매표소 [사진=환경부]
철거 예정인 천은사 공원문화유산지구 매표소 [사진=환경부]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이번 천은사 입장료의 폐지로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지리산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에게 양질의 탐방 편의시설을 제공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맞았다”라고 말했으며, 권경업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천은사는 오랜 역사와 함께 경관이 뛰어나며, 입장료 폐지 및 탐방 편의시설 확충을 계기로 탐방객의 방문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