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뇌교육수업을 하는 교실. 체력과 함께 좌‧우뇌균형감각, 집중력을 기르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이수민(서울 천왕중 1) 양은 따뜻한 목소리로 격려하며 야무지게 중심을 잡아준다. 수민이는 지난 1년 간 자신을 단련하여 아이들의 단계별 HSP훈련을 도울 만큼 성장했고 체력만큼이나 자신감과 리더십도 커졌다.

청소년 뇌교육 수업에서 후배들의 HSP훈련을 돕는 이수민 학생. [사진=김경아 기자]
청소년 뇌교육 수업에서 후배들의 HSP훈련을 돕는 이수민 학생. [사진=김경아 기자]

어렸을 때 수민이는 마르고 힘이 없어 ‘허약하다. 운동에는 소질이 없다.’소리를 늘 들어왔다. 엄마 고영아(45) 씨가 태권도, 줄넘기 등 여러 운동을 시켜보았지만 며칠 못하고 그만두었다. 엄마는 “수민이가 운동신경이 둔한 아빠를 닮아서 그래”라고 했고, 수민이 자신도 체력의 한계가 있다고 굳게 믿어왔다.

태어나서 7개월 때부터 엄마가 운영하는 온라인 아동복 쇼핑몰의 모델이었던 수민이가 재작년 청소년 두뇌코칭 전문기관 BR뇌교육(비알뇌교육)에 다니게 된 것은 부모님의 영향이었다.

몇 년 전부터 고영아 씨는 지칠 때로 지쳤다. 쇼핑몰 사업을 하며 야간에도 일을 해야 하는데 체력은 소진되고 만성적인 허리통증으로 고통스럽고, 감정기복이 심했다고 한다. 그러자 먼저 단월드에서 뇌교육명상으로 스트레스 관리를 하던 남편의 권유로 함께 다녔다.

명상교육과정을 밟던 고영아 씨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감정이 뇌의 작용일 뿐이란 것, 감정은 내 것이지 나 자신이 아니란 뇌교육 원리가 충격처럼 와 닿았어요. 몸은 힘들고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감정에 자주 휩싸였죠. 늘 함께하는 감정을 제 자신과 분리한다는 건 상상도 못했어요. 그런데 그게 되더라고요. 홀가분한 기분을 처음 느꼈죠.”

그는 제일 먼저 딸 생각이 났다고 한다. “제 어릴 적 경험 때문에 부모가 아이의 꿈을 막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저와 반대로 키우고자 노력했죠. 그런데 일을 같이 하다보니 엄격하게 대할 때가 있고, 제가 감정에 휩싸이면 수민이에게 화를 많이 냈죠. 정말 미안했고, 어릴 때부터 뇌교육을 한다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겠구나 하는 마음에 청소년 뇌교육을 지도하는 전문기관 BR뇌교육(비알뇌교육)을 찾았어요.”

어릴 때부터 마르고 힘이 없어 운동에 소질이 없어 체력에 한계가 있다고 믿던 수민 양은 지난해 일지영재에 도전하면서 한계정보를 깼다. [사진=김경아 기자]
어릴 때부터 마르고 힘이 없어 운동에 소질이 없어 체력에 한계가 있다고 믿던 수민 양은 지난해 일지영재에 도전하면서 한계정보를 깼다. [사진=김경아 기자]

뇌교육 수업에서는 집중력을 키우기 전 에너지를 활성화시키고 명상 전 준비단계로 푸시업을 하는데 수민이는 단 한 개를 하지 못했다. 그리고 조금 소심한 편이었다. 수민이는 “뇌교육 1박 2일 캠프를 가면 낯가리느라 첫날은 잘 어울리지 못하고 조금 친해지면 둘째 날 끝나서 아쉬웠어요.”라고 했다.

그런 수민이에게 변화의 계기가 되었던 것은 6박 7일간 열린 천지화랑 캠프에 참가했을 때였다. 캠프에서는 두뇌활용영재 최고과정인 일지영재 청소년들이 진행자로 참가해 아이들의 친구이자 멘토가 되어주었다. “자신감 넘치고 솔선수범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보살피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어요. 홍익하는 지구경영자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다는 게 정말 닮고 싶었어요.”

수민이는 그 캠프에서 자신이 되고 싶은 롤 모델을 찾았다. 그리고 대학생 멘토와 함께 과제를 해결해가면서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이유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수민이의 도전이 시작되었다.

이수민 양(왼쪽)이 HSP12단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지도한 BR뇌교육 유해영 HSP트레이너. [사진=김경아 기자]
이수민 양(왼쪽)이 HSP12단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지도한 BR뇌교육 유해영 HSP트레이너. [사진=김경아 기자]

푸시업부터 체력을 기르기 시작했던 수민이는 일지영재 과정을 밟기 위한 필수코스인 제주 HSP캠프에 참가신청을 했다. 그런데 공항에서 캠프 참가경험이 있던 아이들이 ‘오름을 오르내리는 트래킹 코스가 있다. 절 명상을 1천배 해야 된다.’는 정보를 주었다. 수민이는 엄마에게 “난 못할 것 같아.”라고 우는 소리를 했단다.

캠프 모든 과정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는 도전으로 진행되었다. 두려워했던 수민이는 트래킹 아홉 바퀴를 다 돌고나서도 시간이 남았다. ‘어! 해보니까 되네?’라며 한 바퀴를 더 돌았다. 절 명상도 600배만 하려니 아쉬워서 900배에 도전했고, 결국 1천 배를 해냈다. “정말 뿌듯했어요. ‘내 안에 가능성이 있구나, 대박이네’라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수민이는 캠프에서 고등감각인지능력(Heightened Sensory Perception, HSP)을 계발하는 특별과정, 브레인체인지 테스트, 제주 미니올림피아드, 집중력과 인내력, 창조력의 성장을 점검하는 브레인체인지 테스트 4개 종목을 모두 통과해 UN공보국 정식지위기관인 국제뇌교육협회가 발행한 인증서를 받았다.

수민이는 2차례의 면접에서 일지영재가 되어 지구경영자로 홍익하고자 하는 당찬 포부를 밝혀 도전 자격을 얻었다. 목표가 명확해지자 수민이는 놀랍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푸시 업 숫자를 늘려나가며 매일 연습했다.

한단씩 올라갈 때마다 힘들었는데, 특히 벽에서 머리대고 물구나무를 서는 HSP4단에서 정체되어 6개월간 더 이상 진전이 없었다. 다시 1단 푸시업을 하며 체력과 유연성, 좌‧우뇌 균형감각을 키워 4단과 7단을 오가는 그 지난한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허공에서 물구나무서기를 하게 되었다. “허공에 서보니 다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생겼죠. 제 자신을 보호하려다 보면 오히려 중심이 무너졌어요. 낙법도 배우면서 열심히 했어요.”

그러나 36걸음을 걸어야 하는데 15걸음에서 도무지 늘지 않았다. 주말도 없이 HSP12단 연습에 매달리는 딸을 보며 엄마는 “너한테 무리야. 내년에 하자.”고 달랬다. 그래도 수민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연습하는 동안 손바닥 여기저기에 물집이 생기고 아팠죠. 하지만 꼭 하고 싶은 일이니까 언젠가 해야 하잖아요. 이렇게 아플 거면 미루지 말고 지금 하자고 마음먹었어요.”

HSP12단 자세를 선보이는 이수민 학생. 이수민 양은
HSP12단 자세를 선보이는 이수민 학생. 이수민 양은 "연습하는 동안 손바닥에 물집도 잡히고 아팠지만, 제가 꼭 하고 싶은 일이어서 언젠가 해야 한다면 미루지 말고 지금 하자고 결심했어요."라고 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도전기한이 다가오면서 초조해졌을 때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후배도전자가 먼저 36걸음을 통과했고 환호와 축하가 쏟아졌다. 항상 그 후배가 자신보다 뒤처지고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자신은 성실하다고 자부했었다. 그런데 먼저 해내다니 피해의식이 올라오고 심리적 안정감이 몹시 흔들렸다. 계속 시도해도 도무지 되지 않았다. 그때 유해영 담당트레이너는 따끔한 목소리로 “이 상황에서 너에게 올라온 감정과 생각을 그대로 바라봐. 어떠한 평가도 네 기준일 뿐이야. 정답은 없어. 지금 너는 네게 집중해. 너는 네 걸 이뤄내면 되는 거야. 지금 네게 필요한 게 뭐지?”라고 조언했다.

한바탕 울고 난 수민이는 다시 용기를 내 도전했고 마지막 기대하는 마음까지 다 내려놓고 나니 36걸음을 훌쩍 넘었다. 어리둥절했던 수민이는 환호와 함께 유 트레이너를 껴안고 펄쩍펄쩍 뛰었다. 유 트레이너는 “포기했다면 실패정보로 남았을 텐데 수민이는 조언을 100% 인정하고 수용했죠. 그건 어른들도 내기 힘든 용기예요.”라고 했다.

수민이가 통과할 때 인천경기교육국 여러 지점에서 와서 집중하도록 도와준 HSP트레이너들이 마음껏 축하해주었다. 수민이는 “저 혼자 잘나서 되는 게 아니고 많은 분들의 정성과 사랑을 받았다는 걸 느꼈어요. 정말 감사했어요.”라고 했다.

도전하는 과정에서 수민이의 성격, 행동, 습관도 바뀌었다. 친화력도 커져 또래 친구들의 상담도 해주었다. 수민이는 “친한 친구와 싸운 적이 있었어요. 먼저 화해를 제안해도 친구가 화해할 마음이 없었는데, 한 달 동안 꾸준히 노력하니까 지금은 사이가 더 좋아졌어요.”라고 했다.

엄마 고영아 씨는 “뇌교육을 하면서 수민이가 자기 문제를 해결해내는 힘도 커졌고, 자신의 행동과 습관의 원인과 문제점, 결과를 스스로 파악하는 메타인지능력도 높아졌어요. 리더십도 있는데 전에는 돋보이는 리더가 되려 했다면, 지금은 친구들을 감싸주고 응원하고 북돋아주는 리더로 바뀌었어요. 특히 일지영재가 되고 나서는 자기 시간관리가 철저해지더군요. 해야 할 과제는 반드시 하고요.”라고 했다.

수민이는 “나 자신과 사람들, 지구를 위한 리더가 되려는데 성적관리, 체력관리, 시간관리는 알아서 해야죠. 교양과 필요한 정보도 더 잘 알고 협력해야 하니까요.”라고 당차게 말했다.

최근 수민이는 올해 일지영재에 도전하는 후배들을 이끌어주는 트레이너 역할을 하며 준비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캠프에서 선생님을 도와 진행하며 아이들이 자신 안에 숨은 끼와 열정을 발휘하도록 격려하는 수민이의 목소리가 우렁찼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게 중요해!”

일지영재 5기 이수민 양과 어머니 고아영 씨. [사진=김경아 기자]
일지영재 5기 이수민 양과 어머니 고영아 씨. [사진=김경아 기자]

엄마 고영아 씨는 “주입식 교육의 폐해가 지적되면서 최근에는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교육하는 발도로프식 교육 등이 주목받고 있죠. 저도 수민이에게 그렇게 교육하면 어떨까 했어요. 그런데 일지영재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걸 느낍니다. 보통 아이의 꿈과 희망을 키워준다고 하면 큰 비전이나 방향성이 없고 직업으로 한정짓는 경우가 많고 아이가 ‘힘들다. 나 못하겠어.’하면 포기하죠.

그런데 일지영재 과정에서는 인류와 지구라는 큰 의식의 범위에서 꿈을 꾸도록 합니다. 또 아이 스스로 목표에 대한 도전의식과 성장의욕을 불러일으켜 한계를 넘는 경험을 하게 하더군요. 한계를 넘어본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는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딸이 살아갈 사회는 공생과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시대인데, 나만 생각하지 않고 홍익을 가슴에 품은 게 자랑스럽습니다.”라고 했다.

멋지게 성장 중인 수민이의 꿈은 무엇일까? “지금 해보고 싶은 건 대여섯 가지 정도 되요. 이제 마음먹으면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여러 가지 도전을 해보려고 합니다. 무엇을 하던 홍익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분명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