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년제를 통해 배우라는 꿈을 찾은 김윤성 군(20). 그는 최근 ‘챙’이라는 연극으로 제30회 한국연극협회 경북연극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국내 최초 고교 완전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를 다니면서 처음으로 연기와 노래에 관심을 갖게 되어, 그는 청소년 창작 뮤지컬인 ‘한울’의 주인공을 맡았다. 현재는 ‘광장’ 극단에 입단해 배우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자신만의 개성으로 연기를 펼치며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그를 만나보았다.
 

제30회 한국연극협회 경북연극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김윤성 군은 극단에서 배우생활을 하며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연기를 뽐내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제30회 한국연극협회 경북연극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김윤성 군은 극단에서 배우생활을 하며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연기를 뽐내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윤성 군은 정말 평범한 학생이었다. 자신의 예전 모습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중간이었던 학생이었다"고 회상했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만화가를 꿈꾸었고, 친구들에게 “너 그림 잘 그린다”라는 말을 들으며 꿈을 구체화 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이 아니라 남이 그리라는 것을 그려야만 했다. 입시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지만 윤성 군은 그런 생활이 답답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평소에 알고 지내던 성규빈‧규리(벤자민학교 1‧2기 졸업생) 자매에게 벤자민학교에 갈 것을 권유받았다. 윤성 군은 학교 울타리 안에서는 경험하지 못할 다양한 체험을 하며 자신의 꿈을 찾고 싶은 생각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망설임 없이 벤자민학교를 선택해 3기로 입학했다.

“벤자민학교에서의 1년은 정말 꿈같았어요. 자전거 종주도 해보고 아버지와 함께 무박 국토종주도 해봤죠. 또, 제가 속한 경북학습관 친구들과 함께 1년간에 성장을 보여주는 북(Book)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그동안 내가 해보지 못했던 수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죠.”

그는 벤자민학교에서의 1년 동안 자신이 경험해보고 싶던 일은 마음껏 했지만 꿈을 찾지는 못했다. 그동안 체험했던 것들이 큰 도움이 되었고, 잊지 못할 경험들이었지만 꿈이 저절로 찾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꿈을 꼭 찾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윤성 군은 벤자민학교 4기에 재입학을 선택했다.

재입학을 선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윤성 군은 벤자민학교 학생들이 모인 뮤지컬 제작팀인 앙코르(Encore)에서 배우 오디션을 본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바로 오디션에 지원하여 합격 통보를 받은 후 뮤지컬 배우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시나리오부터 연출, 작사, 작곡 등 하나부터 열까지 팀원들과 함께 제작하고 정말 많이 연습했어요. 저희가 선보인 뮤지컬 ‘한울’은 안정된 삶을 살고자 공무원시험에 도전하지만 매번 떨어져 낙담하고 있던 주인공이 우연히 과거 고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단군을 만나는 이야기에요. 단군을 통해 자신 안에 있는 홍익정신을 깨닫고 현대로 되돌아오는 시간 여행 뮤지컬이죠. 특히, ‘한울’이라는 제목은 우리가 분리되어 있지 않은 하나임을 알려주는 표현임과 동시에, 고조선의 정신인 홍익인간 정신을 상징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청소년 창작 뮤지컬 제작팀인 앙코르(Encore)에서 배우로 활약한 윤성 군은 '한울'이라는 뮤지컬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사진=본인 제공]
청소년 창작 뮤지컬 제작팀인 앙코르(Encore)에서 배우로 활약한 윤성 군은 '한울'이라는 뮤지컬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사진=본인 제공]

윤성 군은 뮤지컬 연습 때문에 자신이 살고 있는 안동에서 전주까지 매주 오고가며 합숙도 했다. 판소리 명창을 찾아 노래와 발성을 배우고, 전문 배우로부터 연기수업을 받으며 열정을 갖고 꾸준히 연습한 그는 연기와 노래에 점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이후 몇 차례의 오디션을 통해 윤성 군은 ‘한울’의 주인공으로 발탁되었다.

“살면서 처음으로 뮤지컬에 나서는 것이고, 첫 주연이니까 부담도 되고 무엇보다 큰 책임감을 느꼈죠. 하지만 그 부담감을 즐기려 노력하면서 연기와 노래가 좋아진 것 같아요. 덕분에 제가 원했던 배우라는 꿈을 찾을 수 있었고요."

한울 뮤지컬 공연을 마무리하고 윤성 군은 지난해부터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해오고 있다. 아버지가 귀농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운영하시던 컴퓨터 가게를 정리하자 그 자리에 아이스크림 가게를 열었다.

“벤자민학교를 다니면서 여러가지 아르바이트를 해봤지만 사업은 처음이다 보니 부족한 점이 많았어요. 아르바이트는 사장님이 시키는 일을 하면 되지만, 이제는 제가 사장님이 되었으니 시각이 달라지더라고요. 가게 운영부터 시작해서 손님 접대하는 것까지 하나하나 신경 써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부모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응원해주셨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김윤성 군이 운영하고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 [사진=본인 제공]
김윤성 군이 운영하고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 [사진=본인 제공]

그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에서 정기 연극에 출연하고 있다. 기념관에 관람을 온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일항쟁기 독립운동가의 심경을 대변하는 연기로 깊은 울림을 안기고 있다. 또한, 오는 6월부터는 다른 연극을 준비 중이다.

윤성 군은 “벤자민학교라는 무대가 있었기에 자신이 가슴 뛰는 꿈을 찾고, 그 꿈을 이뤄나갈 수 있었어요. 큰 무대든 작은 무대든 많은 분들의 정성과 노력이 들어간 무대에서 내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감사하더라고요. 무대에서의 매 순간이 저에게는 도전이고, 성장을 할 수 있는 장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윤성 군은 자신의 연기가 그저 잘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관객들의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윤성 군은 자신의 연기가 그저 잘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관객들의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끝으로 윤성 군에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그는 “관객들에게 단순히 ‘연기 잘한다.’, ‘노래 잘한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들의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무대를 준비하면서 오르기까지 제가 맡은 배역에 대해 깨달은 것을 관객들이 온전히 느낄 수 있게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