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자씨 (문경국학기공연합회장) 


 문경시의 경찰서나 학교 등 관공서 중 국학기공연합회장 이순자(63세)씨의 방문을 받지 않은 곳은 거의 없다. “지난해 자동차를 샀는데 1년에 4만 km를 달렸더군요”라는 말에서 그녀의 왕성한 활동을 엿볼 수 있다.
 그녀가 처음 국학을 접한 것은 2004년, 큰아들 김진용 씨의 권유를 받아 선도명상수련을 하면서부터였다. 30대에 교사였던 남편을 뇌출혈로 잃고 일시에 불어 닥친 두 아들과 딸을 책임지는 가장 생활이 힘들었는지 7년 전에 그만 안면마비가 온 것이다. 그때 선도수련으로 안면경직이 풀리고 민족혼 교육을 받고 크게 깨친 바가 있었다고 했다. 그동안 나와 가족만을 위해 살았지만 자신의 생애에 꼭 해야 할 일을 알게 되었고 선택한 것이다.
 이때부터 이순자 씨는 국학을 알릴 수 있는 국학신문과 안내장, 국학관련 도서 등을 챙겨 무작정 관공서를 찾아다녔다. 처음에는 대부분 귀찮아 짜증을 내지만, 15년간 문경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면서 익힌 친화력과 밝은 성격을 무기로 건강정보 등 좋은 정보를 주며 친분을 쌓았다. “국학을 알지 않고 어떻게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공직자가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가"라는 그녀의 뜨거운 의지와 정성이 그들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신념을 가지고 항상 당당하게 국학을 문경시민과 공직자에게 전해


 1년 전부터 국학원과 국학운동시민연합 활동자료를 시장에게 전달하고자 했으나 여의치 않자 지난 6월 문경시민을 위한 국학강연을 준비하면서 시장께 직접 면담요청을 했다. 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문경이 잘 살려면 국학이 바로 서야 하는데 국학강연에 시장님 축사를 받는 것이 제 소원”이라고 했다. 이 말에 감동한 신현국 문경시장은 바쁜 일정에도 행사에 참여해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켜주었다. 이 행사는 시의회 의장, 시의원 등 많은 기관장과 시민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을 이뤘다.
 이순자 씨는 활동을 하면 할수록 점점 자신감이 생긴다며 “처음에는 계획성 없이 무작정 밀고 들어가 실수가 많았지만 거절됐을 때는 무엇이 문제인지 점검하며 배우게 됐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딪쳐 보는 겁니다. 그래야 살아있는 경험이 생기죠”라며 후배들에게 항상 당당하게 행동하고 간절해야 이루어진다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신념을 가지고 원하는 것을 이미 이루었다고 확신하면 항상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이제는 국학강의 요청과 국학기공 수련지도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만나는 기관장마다 국학행사에 꼭 참석하겠다는 호의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도 문경시장이 순회하며 열리는 새마을지도자 강연에서 웃음치료와 국학기공체조를 14차례나 했고 시 전체의 새마을지도자 800여 명이 모이는 모임에도 요청을 받아 놓은 상태다. 매일 새벽 공원에서 그녀가 지도하는 국학기공수련을 받은 공무원의 추천으로 이뤄졌다. 그녀가 20대 같은 우렁찬 목소리로 시범을 보이면 참석자들 모두가 열광적인 박수를 보낸단다.
 한국전통찻사발축제에서도 그녀가 지도하는 여성회관회원 15명과 함께 선도무예, 단무도 시범을 보였다. 세계적인 규모가 될 내년 축제에도 참여할 예정이 잡혀 있다.
 활동 전 이순자 씨는 가족 중 첫 국학강사인 큰아들이 치과기공사라는 고수익의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국학활동에 전념하고자 했을 때는 이유를 알지 못해 반대를 많이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며느리 김미자 씨, 작은아들 김진규 씨 모두 국학활동가들이다. 같은 관심사가 있기에 그들이 함께 모인 자리가 화기애애하다.
“ 자녀들이 결혼해서 각자 직장을 가지고 흩어져 살 때는 제삿날 참석하는 것조차 벅차고 힘겹게 여기며 제사 끝내기가 무섭게 돌아가기 바빴는데 이제는 미리 와서 둘러앉아 콩나물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다듬는다”고 한다.
 국학활동을 하면서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조상께 정성을 올린다는 것에 대해 공감했기 때문이다. 한번은 국학활동 이야기가 길어져 밥과 국을 태웠지만 정성으로 태운 제물이라고 온 가족이 웃기도 했다. “제사를 마치면 서로 꼭 끌어안아주는데 이때 감사한 마음에 눈물까지 난다”는 이순자 씨.가까운 자식임에도 존경하는 마음이 일어난다고 했다.
 앞으로 그녀는 문경에 천부경비를 세울 비전을 세웠다. 문경은 역사드라마 주몽, 연개소문에 이어 단군촬영을 위한 세트 장이 있어 관광객만 보통 수천 명에서 1만여 명이 찾는 곳이다. 이런 문화자원을 가진 아름다운 문경에 우리 민족정신이 담긴 천부경비를 세워 홍익정신을 널리 알리고 싶은 것이다. “너무나 바빠서 오히려 행복하다”는 그녀는 정말 20대의 열정을 가진 국학활동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