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이 아이에게도 사랑인가?
내 사랑이 아이에게도 사랑인가?
  • 김나옥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교장
  • k-sprit@naver.com
  • 승인 2019.04.15 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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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김나옥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교장

국민 고민을 들어주는 방송 프로그램에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나와서 고민을 호소하는 것을 보았다. 공부도 숙제도 뭐든 열심히 잘 하는데 엄마가 매일같이 너무 많은 학원에 다니게 하니, 아이는 제발 우리 엄마가 학원을 좀 줄이게 해 달라고 말했다. 엄마는 자신이 공부할 시기에 아파서 대학을 가지 못했다며, 딸이 초등학교 때부터 남보다 더 많이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야 하기때문에 다 필요하다고 요지부동이었다. 착하고 똑똑한 딸아이는 친구와 놀지 못해 속상해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공부도 잘하고 엄마에게 효도 할 테니 학원을 좀 줄여달라고 간청했다.

김나옥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교장
김나옥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교장

대학을 가지 못해 한이 된 엄마가 스스로 꿈을 찾아 공부해서 지금이라도 대학에 가면 될 터인데, 그 부담을 아이에게 지게 한 것이다. 그게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 사회에서 낯익은 모습이다. 여기에 아이의 마음이나 행복, 아이의 지금 삶 같은 것은 없다.

자녀 교육에서 부모의 역할은 무엇일까? 첫째로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인생의 선물이며 아이의 모든 배움에 가장 중요한 바탕이 되는 것은 자존감이다.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부모가 공감해 줄 때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아이는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알게 된다. 이는 그 위에 모든 것을 쌓아올리는 든든한 자존감의 뿌리이다.

엇나가는 아이, 공격적이거나 잘못된 행동을 하는 아이를 향해 부모가 하는 공통된 이야기가 있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다 너를 사랑해서 그런 것인데, 부모 마음을 이렇게 몰라주는가, 하는 말들이다. 내가 아이를 사랑하는 것과 아이가 내 사랑을 느끼는 것은 별개다. 내 사랑의 방식이 아이에게 고통이자 부담이라면, 그건 아이에게는 사랑이 아니다.

무한경쟁으로 자녀 둘을 몰아가던 엘리트 교장 선생님인 한 엄마가 뼈아픈 자신의 경험을 세상에 용기 있게 나누는‘엄마반성문’이라는 책이 있다. 두 아이가 엄마의 빈틈없이 엄격한 성공의 잣대 속에 상처투성이가 되어 피폐해지고 우등생이던 아이들 둘 다 고등학교를 자퇴하자, 엄마는 하늘이 무너지는 고통을 느낀다. 그 속에서 자신의 이기심과 성공 기준을 모두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 새로운 삶을 시작한 이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모습을 비추어 볼 수 있다.

둘째로, 부모의 삶이 아이에게 삶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 아이에게 너의 꿈을 찾아라라고 하기 이전에 부모가 스스로 자신의 꿈을 이야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꿈을 이루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부모의 역할일 것이다.

부모가 사랑하는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지역사회 안에서 어떻게 사람들을 돕고 도움을 받는지, 자연과 지구를 향해서 감사하고 존중하는 마음은 어떻게 표현하는지, 삶 속에서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런 부모를 보며 아이들은 가르치지 않아도 그대로 배우고 닮으며 성장한다. 부모인 내가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 자신과 세상에 도움이 되는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

세 번째는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다. 아이를 재촉하는 것은 개성과 성장 시기가 저마다 다른 아이들 하나하나를 중심에 두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기준에 아이를 맞추도록 하는 부담을 주고 좋은 관계를 깬다.

꿈을 찾는 1년의 과정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입학하는 학생과 부모들은 큰 용기를 낸다. 기존의 공교육과 학업에서 1년간 벗어나 교과도, 시간표도, 활동도, 스스로 만들어 배우는 완전히 새로운 학교이기에, 이전에 성적 이야기만 중요했던 부모와 자녀간에 서로의 다양한 모습을 알아가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아이의 새로운 모습을 차츰 발견하게 되면서 이게 과연 잘 한 것인가 하는 조바심과 불안에서 자유로워지면서, 벤자민 학생의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는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에 아이는 학교만 다녀오면 가방을 던지고 쓰러져 자는 게 일이었다. 너무 소심하고 주변을 많이 의식해서 온종일 긴장 속에 지내기 때문이다. 남들은 아무렇지 않은 버스타기, 식당가기, 물건사기 같은 일에도 큰 스트레스를 받던 아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벤자민 프로젝트로 아르바이트를 몇 달이나 묵묵히 해내고 자신의 한계를 조금씩 넘어서더니 혼자서 한라산 등반을 하고 자신감은 얻은 아이는 ‘부딪치니까 다 되더라’ 하면서 웃었다. 늘 걱정만 앞세우고 아이를 믿어주지 않은 나를 반성했다.”(성윤 아버지)

“두 아들이 차례로 벤자민학교에 다니면서 꿈을 찾았다. 큰 아이는 벤자민 프로젝트로 토크쇼 기획 운영을 하면서 후원과 강연자 섭외, 홍보를 해 본 경험과 CEO 멘토의 도움을 받은 것을 토대로 경영학을 선택해서 영국유학 중이고, 둘째는 화가 멘토를 만나 재능을 발견하고 전시회도 하였고 지금 복학해서 미대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 앞길을 찾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내 생각으로 어리게만 보았던 아이들의 엄청난 잠재력을 실감했다. 아이들처럼 나도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부모로서 제일 실천하기 힘든 것이었는데 걱정하며 애태우기보다 이제 아이들을 온전히 믿고 기다리기로 했다. 이제 나도 엄마로 살기보다 인생 멘토로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동현, 정현 어머니)

부모로서 오늘 몇 번이나 아이의 마음을 느끼고 공감해주었는가? 나는 꿈이 있는 삶을 살고 있는가? 아이를 믿어주고 기다리고 있는가? 자신과 세상을 믿는 따뜻한 아이, 사회에 홍익하는 힘을 가진 인재로 아이를 기르는 부모가 되는 쉽고도 어려운 선택, 희망의 선택이다.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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