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공존하며 살아갈 첫 세대인 청소년에게 필요한 역량은 정서지능이나 정신적 회복탄력성, 문제해결력과 같은 ‘인간 고유의 내적 역량’이라고 미래학자들은 예견한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믿고 존중하며, 도전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바꾸는 아이들이 있다.

지난 24일 충남 천안 국학원에서 열린 두뇌활용영재들의 축제 무대에서 성장스토리를 발표한 아이들은 높은 자존감으로 당당하게 가슴에 품은 큰 꿈을 전했다. 그중 환한 표정으로 자신의 성장과 소신을 밝히는 모습이 눈에 띄는 정인교(진주 배영초6) 학생과 부모님을 만났다.

왕따를 당한 경험을 딛고 일지영재에 도전해 자신을 변화시키고 자신과 같은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학교 문화를 바꿔나가는 정인교 학생(진주 배영초6). [사진=김민석 기자]
왕따를 당한 경험을 딛고 일지영재에 도전해 자신을 변화시키고 자신과 같은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학교 문화를 바꿔나가는 정인교 학생(진주 배영초6). [사진=김민석 기자]

정인교 양은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같은 반 친구의 편에 들다가 함께 소위 ‘왕따’를 당했다. 인교 양은 자신이 ‘왕따’를 당한 상처에 머물지 않고 친구들에게 그런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학교문화를 바꾸기 위해 올해 전교회장 선거에 나가 ‘서로 돕는 학교, 마음을 충전하는 학교, 나를 표현하는 학교’라는 3가지 공약을 내걸고 당선되었다. 이런 변화에는 내면의 힘을 키우는 교육의 힘이 있었다.

정인교 학생은 “전에는 친화력이나 자신감이 없어서 새로운 친구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말을 걸어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했죠. 저와 관계없는 일은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같은 반 친구가 왕따를 당하는 모습을 보고 외면할 수가 없더라고요. 막상 도와주려니 무섭고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막막했어요. 남을 돕기 위해서는 제게 힘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인교 양은 청소년 두뇌활용영재과정에 도전해 자신이 원했던 변화를 이루어냈다. “두뇌활용영재의 필수과정인 HSP12단을 하면서 매 순간 한계라는 것이 올라올 때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면의 두려움을 이겨나갔어요. 12단을 할 때 호흡을 잘 하지 못해서 스무 걸음을 넘지 못했는데, 숨이 안 쉬어질 때 한 걸음 더 걸으니 저절로 호흡이 되었어요. 그러면서 제가 100%를 이루고 싶다면 200%의 힘을 써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걸 쓸 줄 알게 되었죠.” (HSP12단은 뇌교육 수업의 하나로, 1단 푸시 업부터 단계별로 체력과 심력, 뇌력을 키워 12단 물구나무서서 걷기 36걸음까지 도전하는 과정이다.)

두뇌활용영재 5기가 된 인교 양이 전교회장 선거에 나간 것은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고 한다. “많은 아이들 앞에 서는 것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죠. 하지만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홍익리더로서 도전해서 뇌교육에서 배운 것을 실천하겠다고 결심했죠.”

인교 양은 ‘서로 돕는 학교’ 프로젝트로, 홍익상자를 만들어 반에서 홍익하는 아이를 친구들의 투표로 선발해 매월 홍익상을 주고 있다. ‘마음을 충전하는 학교’ 프로젝트로 교내에 또래상담소를 열었다. 학생들은 선생님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민을 나누고 상담하게 되었다. 셋째 ‘나를 표현하는 학교’프로젝트로 교내 ‘문화의 거리’에서 각자 자신이 가진 장기를 선보이고 마음껏 뽐내는 대회를 열고 있다.

일지영재 5기 정인교 학생과 아버지 정사온 시, 어머니 박소연 씨. [사진=김민석 기자]
두뇌활용영재 5기 정인교 학생과 아버지 정상은 씨, 어머니 박소연 씨. [사진=김민석 기자]

정인교 양의 어머니 박소연 씨는 “인교가 어렸을 때 잘 울고 예민해서 유치원선생님이 ‘유리구슬 같은 아이’라고 했어요. 당시 제가 학원 강사로 활동하면서 잘 돌보지 못하는 게 아닌가 고민하다가 소개를 받고 뇌교육을 하면서 조금씩 변화했죠. 작년 일지영재에 도전하면서 정말 크게 변화하더군요. HSP12단을 할 때 두려움이 컸는데 낙법을 끊임없이 연습하더니 나중엔 시범을 보일정도가 되었어요. 아이가 마음먹은 대로 몸을 쓰게 되면서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그때부터 목소리도 커지고 자기표현도 당당하게 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잘 하게 되었어요.”라고 했다.

박소연 씨는 인교 양의 성장을 지켜보며 자신도 직업을 바꿔 뇌교육선생님으로 활동 중이다. 청소년 두뇌코칭을 하면서 뇌교육의 가치를 현장에서 체험하고 있다는 소연 씨는 “제가 HSP트레이너로 처음 맡은 아이는 중학교 1학년 남자 아이였어요. 처음 만난 날 아이는 ‘저는 살고 싶지 않아요.’라고 하더군요. 매일 16시간씩 게임에 빠져있고, 시간약속이란 개념도 없었죠. 감정조절이 되지 않아 화도 내고 제게 욕도 많이 했죠.

수업 때 오지 않으면 동네PC방을 다 찾아다녔고, 캠프를 갈 때도 힘겹게 보냈죠. 시간 약속을 잘 지키자는 목표를 두고 그 아이와 함께 절을 700배 한 적도 있었어요. 뇌교육을 하면서 자신을 사랑할 줄 알게 되었고, 작년에 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를 가서 자신의 꿈을 위해 많은 도전을 하고나서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했어요. 게임시간도 1~2시간으로 줄이고, 동생에게 뇌교육 철학인 홍익과 양심을 이야기하고 ‘참아야 할 때는 참아야 한다’고 알려줄 수 있는 아이가 되었죠.”라고 경험을 전했다.

인교 양의 아버지 정상은 씨는 “HSP12단 연습을 하면서 넘어져도 끝까지 해내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대견했다.”며 “시키지 않아도 제가 할 일은 알아서 하고 동생이나 친구들을 챙길 줄 안다.”고 딸을 자랑스레 소개했다.

그는 “부모님 세대는 원체 바쁘게 사셨고, 저는 중‧고등학교에서 공부를 잘해서 대학을 가는 게 목표였어요.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진짜 꿈이 없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았으면 해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보다 제 꿈을 이룰 수 있는 공부를 했으면 하죠. 일지영재로 성장한 아이를 보면서 아이를 믿고 지원해주는 게 부모로서 제 몫인 것 같습니다.”고 했다.

정인교 양은 ‘외교관’을 꿈꾼다. “스토리텔링 수업을 받으면서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고려시대 서희는 거란침입 때 전쟁을 하지 않고도 뛰어난 외교술로 우리 땅을 되찾고 나라를 구했잖아요. 저도 외교관이 되어서 전쟁 없이 국가 간에 평화롭게 지내게 하고 싶어요.”라고 소신을 밝혔다.

상처를 받았다고 그 상처에 머물면 성장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정인교 양은 자신을 믿고 존중하는 법과 용기, 자존감 등 내적 역량을 키우며 자신을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