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호흡을 가다듬고 차분해져야 된다니까!” 동생보다 보름 앞서 HSP12단(물구나무서서 걷기 36걸음)을 달성한 이현준 군은 마음이 앞서 조급해지는 동생 준영이를 다독였다. 드디어 30걸음에서 진척이 없던 준영이가 36걸음을 넘어 46걸음을 걸었다. 계속되는 연습으로 지쳐있던 준영이는 믿어지지 않는 표정이었다가 ‘해냈다!’는 기쁨에 함박 미소를 지었고, 걸음 수를 세어주던 형은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이현준, 이준영 학생이 HSP12단 물구나무서서 걷기를 시범보이는 모습. [사진=김민석 기자]
이현준, 이준영 학생이 HSP12단 물구나무서서 걷기를 시범보이는 모습. [사진=김민석 기자]

형제는 때로 경쟁하면서 동시에 어려운 일이 닥치면 둘도 없는 협력자가 된다. 올해 중3이 된 이현준 군과 중1이 된 이준영 군은 지난해 1년 동안 서로 성장하는 모습에 자극을 받아 경쟁도 하고 협력도 했다. 지난해 11월, 청소년 두뇌활용영재 과정을 통과하며 함께 새해를 맞았다.

형 현준이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는 감성적인 성격이다. 책을 좋아해서 새벽에도 일찍 일어나 독서를 하고 혼자 퍼즐과 레고 조립을 하는 걸 즐겼다. 동생 준영이는 자신이 흥미 있는 분야의 지식이나 정보를 남에게 전하는 걸 좋아하는데, 때로 잘난 척한다는 오해를 받았다. 지나치게 솔직한 점 때문에 친구들과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친한 친구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지난해 청소년 두뇌영재인재인 일지영재를 선택하고 크게 성장한 형 이현준(산본중 3) 학생. [사진=김민석 기자]
지난해 청소년 두뇌활용영재과정을 선택하고 크게 성장한 형 이현준(산본중 3) 학생. [사진=김민석 기자]

엄마 양현미(47) 씨는 “각종 육아법 책을 다 읽었는데 책에서 보는 이상과 현실은 맞지 않더라고요. 초등학교를 보낼 때 대안학교를 고려했는데 아이들의 의사도 중요해서 혁신학교를 보내려고 산본으로 이사했죠. 프로젝트 수업과 블록 타임제 등을 운영해 창의적인 것을 좋아하는 두 아이에게 적합할 것 같았어요.”라며 “현준이는 책만 좋아하고 친구를 사귀는데 관심이 없고, 준영이는 1월에 태어나 한 살 먼저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지능적인 면은 따라가는 반면 정서면에서 못 쫒아가는 게 아닌가 염려되었죠.”

친구의 권유를 받은 양현미 씨는 두 아이에게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경기도 산본시에 있는 청소년두뇌코칭센를 찾았다. 두 아이는 뇌교육명상을 통해 체력과 뇌력을 키워 고등감각인지능력을 계발하는 HSP(Heightened Sensory Perception)수업을 꾸준히 했다. 양현미 씨는 뇌교육 부모교육을 받은 후 학부모 HSP과정에 꾸준히 참여했다.

뇌교육을 통해 소통하고 교류하는 사회성을 기른 동생 이준영(산본중 1) 군. [사진=김민석 기자]
뇌교육을 통해 소통하고 교류하는 사회성을 기른 동생 이준영(산본중 1) 군. [사진=김민석 기자]

그는 “뇌교육명상을 해보니 아이들만 자신감이 없는 게 아니라 제가 자존감이 낮았더군요. 어릴 때부터 칭찬을 많이 받아보지 못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칭찬을 잘 못했어요. 준영이의 경우 ‘엄마, 빨리 칭찬해줘’라며 칭찬을 요구하는데, 제가 덤덤하니까 목말라했어요. 자유롭게 키우고 싶다고 하면서도 제가 유연하지 못하고 틀이 강하더군요. 정답을 요구하고, 뇌교육에서 항상 강조하는 ‘실수 오케이’가 잘 안되어서 화를 자주 냈어요. 지적은 많이 하는데 칭찬에 인색하더라고요. 자식에게는 욕심이 반영돼서 더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바뀌어야 아이들이 바뀌겠구나 하는 걸 알았죠.”

뇌교육 교사인 전하영 선생님은 자기표현을 잘 못하는 현준이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걸 지도했다. 남들이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지 않아 상처가 되었던 준영이는 우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친구들의 마음을 설명해주며, 전체적인 상황을 볼 수 있는 시야를 넓혀주는 뇌교육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이현준, 이준영 학생의 뇌교육 트레이닝을 맡은 청소년 두뇌코칭 전문가 전하영 씨(가운데). [사진=김민석 기자]
이현준, 이준영 학생의 뇌교육 트레이닝을 맡은 청소년 두뇌코칭 전문가 전하영 씨(가운데). [사진=김민석 기자]

매일 뇌교육명상으로 뇌파를 안정시키고 자신의 뇌를 믿는 힘을 키우는 수업들과 뇌체조 등을 하고, 스스로 도전목표를 세우고 이루는 HSP캠프, 해외에서 다양한 체험과 발표를 하며 뇌교육 5단계를 경험하는 과정을 밟으며 형제는 조금씩 변화했다.

고학년이 되면서 한숨을 쉬는 습관이 생기고 짜증을 자주 내던 현준이는 중학생이 되면서 사춘기를 맞았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던 현준이가 크게 변화한 것은 지난해 일지영재과정에 도전하면서 부터였다.

현준이는 몸치여서 푸시업부터 물구나무서서 걷기까지 12단계로 이루어진 HSP12단을 잘 하지 못했다. “제가 살이 많이 찌고 자존감이 떨어졌어요. 동생은 10단(물구나무서서 벽으로 걸어가기)인데 5단(벽대고 물구나무서서 푸시업)에 머물렀죠. 그래서 욕실에 들어가서도 푸시업을 하면서 차근차근 체력을 길렀죠. 매일 연습을 했는데 제가 선택해서 그렇게 열심히 해본 건 처음이었어요. 두려움도 생기고, 하기 싫은 마음도 생겼지만 기초체력부터 다져나갔죠. 정체기가 올 때 왜 안 되는지 이유를 살펴보니까 몸이 풀리고 차분해져야 집중이 되고, 집중이 되면 저절로 몸이 따라주더라고요.”

드디어 36걸음을 걷고 나서 현준이는 처음으로 환호성을 지르고 펄쩍 펄쩍 뛰었다. 자신의 몸을 원하는 대로 활용할 줄 알게 된 현준이는 자신감이 넘쳤고, 성격이 밝아지니 친구들이 많아졌다.

동생 준영이는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 손목 깁스를 한 후, 푸시업도 어려워 한 달 간 연습을 쉰 적이 있었다. 다 낫고 난 후에도 아팠던 기억 때문에 푸시업을 힘들어 했다. 체력에서 늘 앞서던 준영이는 형의 급격한 변화에 자극을 받았다. 준영이는 “정말 열심히 연습을 했어요. 체력과 단전의 힘을 키워주는 나무자세 연단을 할 때도 힘들어도 끝까지 해내며 힘을 키웠어요.”라며 자신을 ‘노력파’라고 소개했다.

이현준, 이준영 학생과 부모님. [사진=본인 제공]
이현준, 이준영 학생과 부모님. [사진=본인 제공]

매일 지점에 마련된 연습장에서 끝까지 남아 연습하는 준영이를 형 현준이가 도왔다. 자신의 경험을 거울삼아 잔소리도 하며 함께 해주었다. 형제가 처음으로 자신의 목표를 가지고 변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매일 땀을 흘려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서, 평소 칭찬과 격려 표현이 적었던 아빠 이용우 씨도 진심으로 응원하기 시작했다.

뇌교육 부모힐링캠프에 다녀온 아빠는 지난해 12월 ‘두뇌활용영재 발표회’에 참석했다. 무대에서 수많은 청중 앞에서 자신의 성장변화와 삶에 대한 생각을 당당하게 발표하는 두뇌활용영재들의 모습을 지켜 본 그는 “어른들도 하기 힘든 일인데 대견하다”며 “내년에 너희가 저 무대에서 발표한다면 아빠도 하겠다.”고 형제에게 약속했다.

그리고 내년 중학교를 졸업하는 현준이에게 뇌교육을 기반으로 자신의 꿈을 찾아 1년 간 도전하는 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진학을 권했다. 열심히 정규코스를 밟아 대기업에서 오래 근무하다 사업을 시작한 아빠는 “살아오면서 20~30대에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없었다. 만약 당시에 그런 시간을 가졌다면 시야가 훨신 넓어졌을 텐데 아쉬웠다. 아들에게 그런 시간을 주고 싶은데, 선택은 본인에게 맡기려 한다.”고 했다.

요즘 이현준, 이준영 학생은 올해 일지영재과정에 도전하는 후배들을 돕고 있다. HSP12단을 지도하는 형제. [사진=김민석 기자]
요즘 이현준, 이준영 학생은 올해 두뇌활용영재과정에 도전하는 후배들을 돕고 있다. HSP12단을 지도하는 형제. [사진=김민석 기자]

현준이도 내년에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여러 가지 도전을 하고자 한다. “1년 늦게 고등학교를 가더라도 삶의 목표를 잘 세우고 싶어요. 올해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서 영화 ‘항거’도 보고 독립운동사를 찾아봤는데, 우리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습니다.”

현준이와 준영이는 요즘 두뇌활용영재 과정에 도전하는 후배들을 돕고 있다. 뇌교육을 하면서 변화에 대해 현준이는 “뒹굴뒹굴하던 습관이 없어지고 활기차게 보내게 되었어요. 정말 내가 선택하고 하면 된다는 자신감도 생겼죠.”라고 했고, 준영이는 “평소 짜증내던 일도 줄고, 화도 많이 누그러뜨려 지고 유머도 늘어나 사회성이 생겼죠. 남의 이야기를 잘 안 듣던 습관도 조금씩 바뀌었고요.”라고 했다.

두 형제 모두 뇌교육 수업 중 특히 HSP수업을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다고 한다. 현준이는 “체력과 함께 자신감이 많이 생겨요. 그리고 적극성이 생기죠. 이제는 잘 모르는 친구에게 먼저 말을 걸게 되었어요.”라고 했고, 준영이는 “건강도 좋아지고 생각도 긍정적으로 많이 바뀌었어요. 생각하는 법이 달라지니까요.”라고 답했다.

이현준, 이준영 학생과 엄마 양현미 씨.  지난 3년간 뇌교육 부모HSP과정에 참여한 양현미 씨는
이현준, 이준영 학생과 엄마 양현미 씨. 지난 3년간 뇌교육 부모HSP과정에 참여한 양현미 씨는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다. 내가 바뀌어야 아이들이 바뀐다."고 소신을 밝혔다. [사진=김민석 기자]

엄마 양현미 씨는 “지난 1월 두뇌활용영재 캠프에 다녀와서는 방학 중인데도 둘이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 조깅을 했어요.”라며 “전에는 아이들이 적극적이지 못해서 고민했는데, 홍익을 말하고 세상 사람들과 지구에 도움이 되는 ‘지구경영자’가 되겠다고 자신의 신념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자랑스럽죠. 준영이는 학교에서 선생님을 도와 문을 열고 닫는 담당을 맡고, 반장 선거에도 나갔어요.”라고 했다.

그는 “부모가 줄 수 있는 큰 선물이 형제라고 하더군요. 두 아이가 티격태격 하면서도 공유하는 부분도 많고, 결국 서로 의지해요. 지금처럼 건강하게 평생 친구로 지냈으면 하고, 동생이 스무 살이 되면 둘이 배낭여행을 갔으면 합니다. 뇌교육을 하면서 뚜렷한 중심가치가 생겼으니 앞으로도 잘 헤쳐 나갈 것이라 믿어요.”라고 자녀에게 바라는 바를 이야기했다.

뉴질랜드에서 열린 일지영재캠프에 참가한 형제가 마오리족 고유의 인사인 '홍이'를 나누는 모습. [사진=본인 제공]
뉴질랜드에서 열린 두뇌활용영재캠프에 참가한 형제가 마오리족 고유의 인사인 '홍이'를 나누는 모습. [사진=본인 제공]

끝으로 엄마는 “모든 아이들이 뇌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합니다. 요즘에 초등학생들도 자해하거나 자살을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아이들 얼굴에 표정이 없죠. 지지와 응원을 해주고 자신감을 키워주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부모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어렵고 사회가 같이 키워야 한다고 봅니다. 공교육에 뇌교육이 들어가서 우리 교육현실이 변화했으면 합니다. 자기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찾고 왜 공부하는지 생각할 시간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사춘기를 지나며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성장해나가는 이현준, 이준영 형제는 함께 도전하며 서로 꿈을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