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이면 성인이 될 때까지 2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직까지 제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고…” “공부 외에 다른 생각을 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이 드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에요.” “제가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으면 더 행복했을까요?” 요즘 청소년들의 고민이다.

지난 2월 27일 방영된 교육방송 특집 다큐 ‘러브 마이셀프-나 자신을 사랑하라’에서는 끊임없이 자신과 타인을 비교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자유학년제를 택해 1년 간 자신의 꿈을 찾는 아이들이 방영되었다.

입시경쟁 속에서 꿈을 찾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한 대한민국 청소년들. [사진=EBS 특집타큐 캡쳐]
입시경쟁 속에서 꿈을 찾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한 대한민국 청소년들. [사진=EBS 특집타큐 캡쳐]

첫 장면은 충남 천안에 소재한 홍익인성교육원에서 열리는 인성영재 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의 모습이었다. 우리나라의 첫 자유학년제 고교 대안학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에서 운영하는 캠프에 참여한 중‧고등학생들은 신나게 뛰놀고 협력하며 자신 안에 잠재한 무한한 가능성을 찾았다. 나를 믿고 나를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체험한 학생들.

베스트셀러 '학력파괴자들'의 저자 정선주 작가는
베스트셀러 '학력파괴자들'의 저자 정선주 작가는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매겨버리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사진=EBS 특집다큐 캡쳐]

혁시교육 분야 베스트셀러인 <학력파괴자들>의 저자 정선주 작가는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매겨버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날 특집 다큐에 출연한 벤자민학교 5기 김채현(19) 양도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면서부터 스스로 남들과의 비교하며 자신감을 잃은 채 의미 없이 공부하는 게 싫고 무기력했다. 고3을 한 달 보낸 시점에 채현 양은 자유학년제를 선택했다.

자존감이 낮아 예쁘게 겉모습을 꾸미는데 주력했다던 채현 학생은 벤자민학교에서 자신의 한계를 깨는 프로젝트를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했다. 10km 마라톤을 완주하고, 제주지구시민 캠프에서 스스로 선택한 트래킹 도전목표를 이루며, 엄살과 두려움이 많은 자신을 바꾸는 체험을 했다. 또한 환경을 살리는 일과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세상공부를 했다. 이제 그는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할 줄 아는 당당함과 쾌활함을 찾았다.

학교에 다니는 이유를 찾지 못해 무기력하기만 했던 김채현 양은 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환경 살리는 일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세상공부를 했다. [사진=EBS 특집다큐 캡쳐]
학교에 다니는 이유를 찾지 못해 무기력하기만 했던 김채현 양은 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환경 살리는 일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세상공부를 했다. [사진=EBS 특집다큐 캡쳐]

채현 양은 대구 미래인재강연회 무대에서 “낯선 사람에게 말도 못 걸던 제가 기자들을 만나 전시회 홍보를 하고 순회강연회에서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부족하다고 걱정하던 아빠가 ‘고등학교 졸업장보다 귀한 것을 얻었구나.’라고 하셨어요.”라고 발표해 250여 명 학부모와 청소년들에게 큰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다큐멘터리에서 김채현 양은 같은 벤자민학교 학생들과 함께 쓰레기가 함부로 버려진 전봇대에 아름답고 메시지가 있는 그림을 그려 환경을 살리는 지구시민 프로젝트를 하는 모습이 방영되었다. 성적이나 등수를 매겨지지 않은 환경에서 열심히 즐겁게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아이들의 구슬땀이 빛났다. 구청의 허가를 받고 밤낮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로 예쁜 무궁화가 그려진 전봇대 주변은 두 달이 넘는 지금까지도 깨끗하게 유지된다고 한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김채현 학생과 친구들이 쓰레기가 쌓이는 전봇대에 아름다운 무궁화를 그리는 프로젝트를 했고, 두 달이 지난 지금도 깨끗하게 유지된다고 한다. [사진=EBS 특집 다큐 캡쳐]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김채현 학생과 친구들이 쓰레기가 쌓이는 전봇대에 아름다운 무궁화를 그리는 프로젝트를 했고, 두 달이 지난 지금도 깨끗하게 유지된다고 한다. [사진=EBS 특집 다큐 캡쳐]

벤자민학교 학생들은 이처럼 지구시민운동, 위안부피해자 할머니 역사 알리기 등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데 기여하는 다양한 사회참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며 자신의 가치를 확장한다. 또한 다큐멘터리에는 벤자민학교의 멘토 제도를 살펴볼 수 있었다. 변호사, 교수, 기업인, 예술인 등 각계각층 전문가 멘토들이 아이들 안에서 숨은 재능과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돕는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예술인 멘토인 안남숙 화가가 학생들 안에서 예술적 재능을 끌어내주는 멘토링 모습. [사진=EBS 특집다큐 캡쳐]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예술인 멘토인 안남숙 화가가 학생들 안에서 예술적 재능을 끌어내주는 멘토링 모습. [사진=EBS 특집다큐 캡쳐]

이날 방송에서는 화가 안남숙 멘토가 “멘토링을 할 때 주의하는 게 있다. 아이들에게 뭔가를 가르친다는 개념이 아니다. 아이들 속에는 누구나 창조적인 예술가가 살고 있다. 그 예술적인 재능을 어떻게 끌어주는가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조개 속의 진주를 끌어내는 것처럼 아이들 안에서 뭔가를 끌어내주는 것”이라고 벤자민학교 멘토의 역할을 정의했다.

이날 EBS 특집 다큐 ‘러브 마이셀프- 나 자신을 사랑하자’에서 본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은 자존감이 높고 사회에 기여할 줄 아는 미래형 인재로 성장하며, 대한민국 미래교육의 희망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