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날, 레인보우 폭포를 가다

청폐청뇌명상여행 셋째 날, 케리케리 타운 한 가운데 산꼭대기에 하루 종일 무지개를 볼 수 있다는 레인보우 폭포를 향했다. 위에서는 폭포를 가까이 볼 수 있었고 아래에서는 전체를 조망할 수 있었다.

하루종일 무지개를 볼 수 있다는 레인보우 폭포 앞에서 명상을 했다. [사진=본인 제공]
하루종일 무지개를 볼 수 있다는 레인보우 폭포 앞에서 명상을 했다. [사진=본인 제공]

두 개의 큰 폭포가 넓고 시원하게 떨어지는 곳에서 이곳의 자연과 교감하는 명상은 시간을 잊는 듯 했다. 폭포에서 시작한 물은 바다까지 이어져 있었다. 시작이란 원래 본래의 신성한 것으로, 오염되지 않은 것이며 우리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이다. 바다로 흘러가더라도 모습만 바뀔 뿐 본성은 변하지 않음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스톤하우스를 방문했다. 스톤하우스는 1836년 완공된 뉴질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유럽풍 석조 건물이다. 이곳은 바다와 만나는 곳으로 케리케리만으로 영국 배가 처음 들어온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 살고 있던 마오리 사람들에게는 아픔의 큰 변화가 있었던 역사적인 장소인데, 지금은 기념품 상점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1836년 완공된 뉴질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유럽풍 석조건물인 스톤하우스와 영국식 점심인 피쉬앤칩스, 그리고 파스타. [사진=본인 제공]
1836년 완공된 뉴질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유럽풍 석조건물인 스톤하우스와 영국식 점심인 피쉬앤칩스, 그리고 파스타. [사진=본인 제공]

점심은 약 200년 된 배나무가 있고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고급레스토랑 피어트리에서 했다. 영국정통 피쉬앤칩스가 유명한 곳으로, 신선한 생선과 두툼하고 부드러운 감자튀김이 나왔다. 채식을 하는 나는 치즈와 야채 파스타를 먹고, 식후에는 홍차 한 잔을 했다. 강 바로 옆의 야외에서 시원한 바람을 느끼면서 여유 있는 점심식사를 즐겼다.

마오리 추장과의 만남

이어서 케리케리의 한 지역을 담당하는 마오리 추장을 만났다. 마오리족의 신성한 장소에서 보통 여행으로는 만날 수 없는 소중한 인연이었다. 생명을 다한 유물만 전시해 놓은 박물관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이었다.

마오리 추장과의 만남을 통해 마오리족의 역사와 문화, 정신을 배우고, 그들의 수련동작을 배웠다. [사진=본인 제공]
마오리 추장과의 만남을 통해 마오리족의 역사와 문화, 정신을 배우고, 그들의 수련동작을 배웠다. [사진=본인 제공]

마오리 조상들이 살던 집, 음식물을 저장하던 공간, 추장을 상징하는 창 등 역사, 문화를 재미있으면서도 진지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우리는 그들의 수련동작을 따라해 보기도 했다. 그런데 그 동작이 국학기공의 동작과 비슷해서 놀라웠으며, 그들 또한 자연을 느끼고 공감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오리 후손들이 그들의 정신에 관심이 줄어들어 전통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가슴 아파하는 추장에게서 안타까움을 느꼈다. 마지막에는 만질 수는 없지만 소중한 선물을 주겠다며 손동작과 함께 들려준 이야기는 감동이었다. 그 내용은 우주 창조에서부터 생겨난 시간, 사람과 자손으로 이어지고, 인류가 자연이며 하늘 아버지와 땅 어머니와 하나임을 이야기하는 깨달음의 메시지였다. 마오리 추장과의 만남에서 중심가치의 중요함과 그것을 지켜나가는 굳건한 정신이 필요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넷째 날, 카약명상과 지구시민 웰니스센터 방문

명상여행 넷째 날에는 카약에 올라 노를 저어 하루루폭포 바로 밑까지 갔다. 그리고 카약에 누워 물 위에서 몸을 맡기고 물과 하나되는 체험을 했다. 슬슬 장난기가 올라왔다. ‘왜 물을 보면 장난기가 발동하는 걸까?’ 여러 가지 사회적인 기준, 제한에서 벗어낫기 때문이 아닐까.

뉴질랜드 케리케리 중심가에 있는 전 세계1호 지구시민 웰니스센터. [사진=본인 제공]
뉴질랜드 케리케리 중심가에 있는 전 세계1호 지구시민 웰니스센터. [사진=본인 제공]

이어 케리케리 중심가에 예쁜 센터를 방문했다. 전 세계 1호 지구시민 웰니스센터이다. 현지 회원 한 분이 병원에서 수술, 약물 등으로 치료했으나 완쾌되지 않아는데, 자연치유력을 회복하는 한국식 뇌교육명상으로 건강을 찾은 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타이음식 전문점인 '창샴'에서 한 맛있는 점심식사. [사진=본인 제공]
타이음식 전문점인 '창샴'에서 한 맛있는 점심식사. [사진=본인 제공]

이날 점심식사는 타이 전문 고급레스토랑에서 했다. ‘창샴’이란 이름의 레스토랑은 타이음식 전문점답게 닭고기, 버섯, 볶음밥, 커리 등 푸짐하고 맛있는 요리를 맛 볼 수 있었다. 내부 인테리어도 타이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인상적인 곳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얼스빌리지 120세 계단으로 향했다.

얼스빌리지 120세 계단 ‘The way of New Life!(더 웨이 오브 뉴 라이프)

‘The way of New Life!(더 웨이 오브 뉴 라이프)’ 새로운 인생의 길을 뜻하는 120세 계단을 왜 만들었을까. 지금까지 자기도 모르게 살아왔다면, 이제는 삶의 의미를 깨닫고 난 후의 삶을 선택하고 설계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누구인지?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120 계단을 오르면서 찾았다. 새로운 삶의 깨달음은 새로운 나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자연의 가치와 인류의 가치, 뇌의 가치를 회복하여 자기를 행복하게 하고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얼스빌리지내 'The way of New Life(더 웨이 오브 뉴 라이프)'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고 난 후의 삶을 선택하고 설계하기 위해 올랐던 120세 계단. [사진=본인 제공]
얼스빌리지 내 'The way of New Life(더 웨이 오브 뉴 라이프)'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고 난 후의 삶을 선택하고 설계하기 위해 올랐던 120세 계단. [사진=본인 제공]

다섯째 날, 아라이테우르 해변과 와이포우아 숲

여행 다섯째 날에는 마오리족이 하와이에서 건너올 때 처음 도착한 해변인 아라이테우르해변에 갔다. 마우리족은 이곳 해변을 통해 처음 정착했다고 한다. 마오리족에게는 조상의 고향으로 섬기고, 신성시하는 곳이었다. 바람이 세고 파도가 크게 밀려오는 해변에서 신발을 벗고 튀어 오르는 물방울과 바다를 느끼면서 트래킹명상을 했다.

마우리족이 뉴질랜드에 첫 상륙했던 아라이테우르 해변. [사진=본인 제공]
마우리족이 뉴질랜드에 첫 상륙했던 아라이테우르 해변. [사진=본인 제공]

울창한 와이포우아 숲의 매우 큰 카우리나무도 작은 씨앗에서부터 1년, 2년, 3년 자라서 큰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씨앗의 소중함으로 느껴졌다. 사람에게는 아이들이 씨앗과 같이 소중한 존재이며 작지만 위대하다.

신성한 땅 와이포우아 숲에서 만난 네자매 카우리 나무와 카우리나무 씨앗. [사진=본인 제공]
신성한 땅 와이포우아 숲에서 만난 네자매 카우리 나무와 카우리나무 씨앗. [사진=본인 제공]

그곳에서 4자매 카우리나무를 보았다. 4자매 나무는 하나의 암씨앗에서 4개 수씨앗이 같이 자랐다. 서로 경쟁하지 않고 하나의 나무로 받아들여서 가지가 모두 바깥쪽으로 뻗어 자라는 조화로움을 볼 수 있었다. 명상 트레이너는 “카우리나무 껍질은 물고기 비늘을 닮았는데, 이것은 나무와 친구가 되고 싶은 고래가 자신의 비늘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래는 비늘 없이 살게 되었다”는 재미난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숲의 아버지'라는 뜻을 가진 테 마투아 나히리. 3,500년 된 나무로 뉴질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 [사진=본인 제공]
'숲의 아버지'라는 뜻을 가진 테 마투아 나히리. 3,500년 된 나무로 뉴질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 [사진=본인 제공]

그 숲에서 ‘숲의 아버지(테 마투아 나히리)’라 부르는 3,500년 된 카우리나무를 만났다. 뉴질랜드에서는 가장 오래된 나무이고, 두 번 째로 큰 나무라고 한다. 하지만 그 모습은 몇 번 째라고 분별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3,500년 전에 우리나라와 뉴질랜드, 그리고 지구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가이드는 존경의 마음을 담아 마오리 노래를 불러 주었다. 30미터의 높이, 17미터의 둘레, 45종류의 다른 식물이 공존하여 살고 있었다. 거기서 받아들임, 모든 것을 허용함이 3,500년이라는 생명을 지켜온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숲의 아버지나무에서 느낀 메시지는 그렇게 받아들임으로 전달되어 느껴졌고, 나를 ‘육체적 존재로 받아들일 것인지, 에너지나 정신적 존재로 받아들일 것인지, 모든 것이 하나임을 깨달은 본성의 존재로 받아들일 것인지?’라는 물음이 들려왔다.

'숲의 제왕'이란 뜻을 가진 타네 마후타. 2,000년 된 카우리 나무로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나무. [사진=본인 제공]
'숲의 제왕'이란 뜻을 가진 타네 마후타. 2,000년 된 카우리 나무로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나무. [사진=본인 제공]

이어서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카우리나무인 ‘숲의 제왕(타네 마후타)'를 만났다. 2,000년 카우리나무로, 총 높이가 51미터이고 직경이 약 5미터이다. 이것으로 1,013여개 침실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숲의 제왕’이라는 이름답고 강하게 쭉 뻗어 함부로 대하기 어려운 느낌이 들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어떤 에너지로 사람들을 대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늘 방향으로 올려다보면 나무가 마치 물구나무 선 것처럼 보였다. 가이드는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태초에는 암흑뿐이었고, 하늘의 신과 땅의 신이 자식을 품고 하나로 결합되어 있었다. 자식들이 부모님을 떨어뜨리려 했는데,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다 타네 마후타가 땅을 손으로 밀고 하늘을 다리로 밀어 분리되고, 빛이 세상에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 생각을 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바로 자손이다. 조상에서 아이까지 이어지는 흐름,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환경을 잘 지켜야겠다.

여섯째 날, 마운트 빅토리아에서

명상여행 여섯째 날, 하루루폴스 리조트를 출발해 오클랜드로 이동했다. 100년 넘은 목조빌라가 즐비한 데본포트거리에는 레스토랑, 기념품 상점이 있고, 사람들은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차와 맥주를 즐기고 있었다. 작은 언덕을 올라가면 있는 마운트 빅토리아 정상에서는 오클랜드 시내 전망을 볼 수 있었다. 데본포트에서 페리를 타고 이동해서 오클랜드 시내를 돌아보고 공항에서 가까운 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청폐명상 여섯째 날 방문한 데본포트 거리와 해변 모습. [사진=본인 제공]
청폐명상 여섯째 날 방문한 데본포트 거리와 해변 모습. [사진=본인 제공]

뉴질랜드 청폐명상여행은 흔히 알려진 관광지를 찾아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람이 있기 전에도 있었던 자연 속에서 마음을 열고 교감할 수 있었다. 우리와는 멀리 떨어진 곳이지만 자연을 공감하며 조화로운 삶을 살았던 마오리 사람들의 신성한 장소에서 공감하고 체험하면서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귀로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들으면서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소중한 경험을 하면서 자신의 참모습을 만날 수 있는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