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에 살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 같은 곳을 찾는다면 바로 지구라는 행성이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질문의 답도 다양하겠지만 공간적으로 같은 곳을 찾는다면 지구를 타고 태양을 돌며 우주를 여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여행의 목적과 종착지는 어디일까.

고병진 교사(홍익교원연합회 회장)
고병진 교사(홍익교원연합회 회장)

‘인생은 나그네 길’ 이라는 노래가 있다. 나그네 길은 여행길이라는 것인데, 이 노래 가사에는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라는 내용 있다. 재미 삼아 이 구절을 해석해 보자. 우리 인간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고귀한 생명체로 살아가는 목적이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말의 의미는 역설적으로 눈에 보이는 육체를 가진 물질적 가치의 존재를 넘어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존재의 가치를 추구하라고 노래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나그네 길은 작은 나를 넘어 큰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며, 진정한 나의 가치, 생명의 가치, 인간의 가치를 찾는 일을 의미한다.

한국관광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해외출국자 수는 약 2900만 명이라 한다. 많은 사람이 외국 여행을 떠나고, 가고 싶어 한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과 가고 싶어 하는 곳에는 공통점이 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있는 곳과 역사가 숨 쉬는 의미 있는 문화가 있는 곳이다. 사실 자연경관 또한 지구의 역사, 자연의 역사가 숨 쉬고 있는 곳이다. 그곳은 생동하는 자연과 인류의 거대한 에너지가 부딪치고 흩어지는 곳이며, 새로운 큰 변화로 요동치는 변동대이며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여행(旅行)을 관광(觀光)이라고 한다. 빛을 본다는 것인데 눈으로 보고 생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꿰뚫어 보는 것이며, 이것은 사물과 현상을 보고 느끼며 변화의 의미와 이치를 깨닫는 진정한 공부인 것이다. 그래서 여행의 일정 속에는 이러한 요소가 모두 들어 있지만 먼저 본래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마음을 먹는가. 주요 목적이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것에 따라 얻는 것이 다르다는 것이다. 2019년 해외여행 3천만 명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왕이면 해외여행을 지구여행, 지구촌 여행이라고 스스로 선택하기를 권한다. 지구와 함께 하는 여행, 지구의 역사와 함께하는 여행임을 선택하면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자신의 뇌가 집중하면 기운이 달라지고 선택하는 정보가 달라지며, 몸에 활기가 차고 자존감이 회복됨을 느끼게 된다.

지난 1월 홍익교육을 실현하고자 지구시민운동에 앞장서는 홍익교사들과 함께 뉴질랜드 명상여행을 갔었다. 뉴질랜드는 지구에서 아직 오염되지 않은 자연 환경 속에서 지구를 느끼며 진정한 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과 지구의 품속에서 관념과 습관의 나를 벗어나 순수한 나를 회복하는 시간이었다. 순수한 나, 스스로 존재하는 영원한 생명으로서의 나를 찾는 여행이 바로 지구와 하나 되는 지구와 함께하는 여행이다. 우리 자신의 가치, 생명으로서의 인간의 가치를 찾으면 우리가 이 지구에 왜 왔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깨우칠 수 있음을 뉴질랜드 여행을 통해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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