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제가 된 TV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내 자신을 탐색할 시간이 필요해요”라며 고등학교 자퇴를 원하는 찬희(황우주 역)는 "귀한 나의 시간을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른 채 성적을 올리자고 문제나 풀 순 없어요."라며, 자기 자신이 진정 원하는 길을 간다. 이처럼 자기 자신이 원하는 것에 도전하려는 청소년들이 많아지고 있다.

올해 열아홉 살 장민재 군은 젊음을 도전으로 채우고 싶다고 한다. 그는 지난 1년간 국내 최초 고교완전자유학년제 대안학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에서 경기마라톤대회, 한양도성탐사, 제주도트레킹, 과천시국학기공대회, 농촌봉사 참가 등 다양한 활동과 체험을 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더 큰 도전을 경험하고 싶은 민재 군은 하루하루가 기다려진다고 했다. 민재 군에게 그러한 도전과 성장에 대한 의욕이 있기까지 벤자민학교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 들어보았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5기 장민재(19세) 군은 벤자민 학생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프로젝트로 중국 옥련설산 트레킹을 다녀왔다. [사진=장민재]
벤자민인성영재학교 5기 장민재(19세) 군은 벤자민 학생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프로젝트로 중국 옥련설산 트레킹을 다녀왔다. [사진=장민재]

민재 군은 중학교를 춘천 소재 대안학교를 졸업했다. 그곳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원하는 운동을 마음껏 하는 자유를 누렸다. 민재 군의 아버지는 활달하고 자유로운 아들에 만족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언가 안정감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아버지는 아들이 앞으로 다니게 될 고등학교에서는 자기중심을 잡을 수 있는 덕목을 배우기를 원했다. 수소문 끝에 알게 된 벤자민학교를 아들에게 권유했다. 

민재 군은 인터넷에서 벤자민학교 학생들이 전국에서, 세계 여러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을 보고는 처음에는 '주로 여행을 다니는 학교인가?'라고 생각했다. 여행이 좋았던 그는 입학을 결심했고, 이윽고 드넓은 세상을 체험했다. 이제 졸업을 앞둔 민재 군은, "여행은 여행인데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었어요."라며, 벤자민학교를 '새로운 시대의 새 학교'라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많은 활동들 중 작년 11월에 다녀온 중국 옥룡설산(玉龍雪山) 트레킹 경험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옥룡설산은 중국 서부 가장 남단에 위치한 고산으로 히말라야산맥의 일부입니다. 1년 내내 눈이 녹지 않는 만년설로 덮여 있죠. 친구들과 저는 벤자민프로젝트로 옥룡설산을 오르기로 하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총 15명으로 이루어진 팀은 안전의료, 길잡이, 여행경비 분야로 각기 역할을 정해 길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막상 오르기 시작해서는 높고 험한 산세에 모두들 고산병에 걸리기도 하고 폐렴으로 고생했습니다. 저는 안전의료를 맡았는데 친구들을 챙겨주지 못해 친구들이 아픈 것 같아 미안했어요. 어려운 산행이었고 반드시 용기를 내서 올라야 하는 산이었습니다.” 

목적지인 해발3,800m 모우평 설산소옥 봉우리를 향해 걷고 있는 모습(위), 장민재 군이 휴대용 산소통으로 호흡하고 있다. [사진=장민재]
목적지인 해발 3,800m 모우평 설산소옥 봉우리를 향해 걷고 있는 모습(위), 장민재 군이 휴대용 산소통으로 호흡하고 있다. [사진=장민재]

 고산병으로 숨이 턱턱 막혔지만 포기하지 않고 걸어 끝내 정상에 도달했다. 민재 군은 자기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목적지는 해발 3,800m 모우평 설산소옥 봉우리였습니다. 웅장한 대자연의 풍경이 제 눈앞에 펼쳐지는데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당당하게 해냈다는 생각과 친구들과 함께 포기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우리가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는 벤자민학교 자유 학년제 과정에서 많은 학생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여행을 간다며, "선배들이 한계를 경험하고 싶다는 말이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됐습니다. 하지만 한계에 다다랐을 때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제 뇌력과 심력, 체력이 향상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도 옥룡설산 정상을 코앞에 두고 그만 걷고 싶었고, 따뜻한 방 안에 누워 추위를 피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친구들과 '끝까지 가보자'고 마음을 모았고, 이미 목적지에 서 있는 나 자신을 떠올렸습니다." 라고 말했다.  
   
민재 군은 옥룡설산을 다녀온 경험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했다. "쉬운 여행도 있습니다. 이미 익숙한 길을 걸을 수 있고, 목적지까지 위험이 없는 길도 있습니다. 하지만 익숙한 길에서는 큰 변화를 느끼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길에서 나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아마 아버지가 아들에게 느꼈을 불안정함은 자유로운 경험들이 성장과 교훈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민재 군은 도전하는 여행을 통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 

중국 옥련설산으로 트레킹을 떠난 벤자민학교 5기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장민재]
중국 옥련설산으로 트레킹을 떠난 벤자민학교 5기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장민재]

민재 군의 꿈은 무엇일까? "저는 최근에 '더 포스트'라는 영화를 보고 기자가 되고 싶어요. 영화 속에는 어떠한 진실이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준다고 해서 진실을 가로막는 사람들이 나와요. 하지만 주인공은 이렇게 말하죠. '진실이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진실을 마주할 용기 없는 태도가 큰 고통을 낳는다.' 저는 나라와 사회에 진실을 전하는 기자가 되어 도움이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멘토의 조언에 따라 독서량을 늘려가고 있어요." 

도전하는 용감한 청소년들은 ‘한계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는 것을 배운다. 만약 한계가 있다면 그것은 자기 자신이 만든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