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가 우렁차서 듣고만 있어도 힘이 나는 듯 에너지가 넘치는 경남국학기공협회 홍순둘(54) 사무국장. 지난 17년 간 경남 지역 곳곳에서 생활체육 국학기공으로 건강과 희망을 전하는 그는 “문화혜택이 열악한 농촌에서 주로 활동을 하다 보니 어려운 점도 많지만, 평생 농사만 짓던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대회에 출전해 수상도 하면서 기공으로 단련되어 어깨와 허리를 펴고 당당한 모습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한다. 올해 경남지역에서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국학기공강사 양성 등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는 그를 만났다.

경남국학기공협회 홍순둘 사무처장. 2002년부터 17년 간 경남지역 곳곳에서 강사활동을 했다. [사진=본인 제공]
경남국학기공협회 홍순둘 사무처장. 2002년부터 17년 간 경남지역 곳곳에서 강사활동을 했다. [사진=본인 제공]

국학기공은 언제부터 수련하게 되었는지.

- 제가 스트레스와 인후염이 심해서 말을 잘 하지 못하고 무력해져서 14년간 다니던 농협을 그만두었어요. 몸이 안 좋은 상태로 아이를 낳고 기르다보니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짜증을 냈고, 아이 성격도 저처럼 변하는 것 같아 걱정이었죠. 1년 간 쉬어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아 지인의 소개를 받고 2001년 처음 단월드 명상을 하면서 국학기공을 처음 접했죠. 명상을 하면서 제 상태를 스스로 알게 되고 건강을 찾았어요. 병원에서는 큰 소리를 내면 안 된다고 했는데, 평생 아프다면 한번 큰 소리를 내보자고 했는데 아랫배 단전에 힘이 생기니까 어느 순간 목이 잠기지 않더군요. 무엇보다 제가 편안해지니까 아이도 좋아지더군요.

국학기공 강사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 제가 건강해지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건강을 전하고 싶어서 다음해 강사교육을 받고 시작했어요. 제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요청해서 유치원 선생님들에게 국학기공을 지도했는데, 건강하고 밝아진 선생님들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게 느껴져서 행복했어요. 소개에서 소개로 연결되면서 강습수가 늘었고 2006년에 창원시 국학기공협회 사무장을 맡으면서 전업으로 활동하게 되었죠.

경남의 농촌지역에서 강사활동을 활발하게 했다고.

- 제 고향이 마산이어서 마산의 한 백화점에서 수련지도를 할 때 회원 한 분이 뜻밖의 제안을 하셨어요. 함안군 군북면에서 약사를 하는 시동생이 군북문화센터를 건립하는데 어르신들을 위해 국학기공을 지도해주었으면 한다고 하더군요. 군북면은 함안의 끝자락이어서 차로 1시간 넘게 가야 하는 지역이었죠. 어려움이 예상되었지만 주민들에게 봉사하고 싶다는 의지가 큰 걸 보고 함께 하자고 했죠. 소외된 경로당 등에서 국학기공을 지도하고 함안군체육회에도 국학기공협회를 등록했어요. 2006년부터는 보험공단과 연결되어 함안군 구석구석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경남국학기공협회 홍순둘 사무처장은 강사활동도 활발하게 한다. 창원시 천주산동호회 회원들을 지도하는 홍 사무처장. [사진=경남국학기공협회]
경남국학기공협회 홍순둘 사무처장은 강사활동도 활발하게 한다. 창원시 천주산동호회 회원들을 지도하는 홍 사무처장. [사진=경남국학기공협회]

국학기공을 지도하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 원북마을은 군북면 중에서도 가장 오지였는데, 어르신들이 국학기공수련을 너무나 좋아하셨어요. 저와 백순미 강사가 12~13년 간 맡았는데, 수련지도를 하고 가면 어르신들끼리 자체적으로 1주일간 열심히 연습을 하셔서 실력이 일취월장하셨죠. 경남 시도대회에서 연이어 우승을 하면서 면이나 군 행사, 함안군 축제 등에서 시범공연을 하셨어요. 건강과 활기를 찾으셨고, 마을 남녀노소가 단합도 잘 되어 보람을 느꼈습니다.

보수적인 분위기 탓에 할머니들이 운동할 생각도 못했는데 건강하고 농사일도 더 잘하면서 할아버지들이 운동시간이니 어서 가라고 독촉할 정도였죠. 손자들도 대회에 출전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최고라고 하고요. 농사를 지으면서 늘 구부정하게 다니던 분들이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다니니, 시골 장이 서면 뒷모습만 보고도 원북마을 국학기공인들이라는 걸 누구나 안답니다. 다른 마을에서도 허리가 굽어 걸을 때 유모차를 밀고 다니는 할머니가 계셨는데 손잡이까지 굽히고 걷던 분이 허리를 펴고 꼿꼿하게 걷는 모습은 감동이죠.

경남국학기공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데 협회를 소개 부탁합니다.

- 경남은 8개 시와 10개 군으로 구성되어있는데, 경남도지사기와 11개 시군 협회장기 대회를 개최합니다. 전국대회에서는 65세 이하 일반부와 그 이상인 어르신부가 상위의 성적을 거두는데, 특히 어르신부는 3년 연속 국제국학기공대회에서 동상을 받았습니다.

경남국학기공협회에는 300여 명의 강사가 등록되어있습니다. 15년 이상 꾸준히 주민 건강을 돌보는 진주시 강은자 강사와 남편인 김종판 진주시국학기공협회장 두 분이 작년에 지역봉사부문 시장상을 수상했습니다. 배석원 창원시국학기공협회장님도 14년 간 지역에서 봉사한 공로로 창원시장께 공로상을 받았어요. 정말 열정적인 강사들이 많은데 모두 소개하지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

양산시민생활체육대회 중 국학기공대회에 출전한 회원들과 함께 한 홍순둘 경남국학기공협회 사무국장. [사진=경남국학기공협회]
양산시민생활체육대회 중 국학기공대회에 출전한 회원들과 함께 한 홍순둘 경남국학기공협회 사무국장. [사진=경남국학기공협회]

현재 경남국학기공협회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무엇인지

- 성인 대상 국학기공 전파와 함께 청소년을 위한 학교스포츠클럽 확산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12개 학교에서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반을 운영하는데, 편중되어 있는 편이죠. 올해는 경남의 여러 지역으로 확산해서 명실상부한 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올해는 18개 시군에 국학기공을 전달해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어떤 꿈을 이루고 싶은지.

- 어르신들을 만났을 때, 그분들이 70~80대만 되면 “아, 나는 다 살았고, 하고 싶은 것 다했다. 자식한테 피해만 안 주려고 운동한다.”는 분들이 많아요. 그냥 문화센터에서 즐기기만 하면서 하루하루를 소일하고 계시더라고요. 저는 그게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제 인생책이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인데, 거기에서 봐도 진짜 인생의 황금기는 60세부터 시작되거든요. 아침에 출근 걱정 없고, 돈을 벌어 자식을 키워야하는 걱정도 없어서 자기 수행을 하거나 성찰하기에 정말 좋은 조건이거든요.

어르신들에게 ‘노노老老케어’라고 해서, 실버세대가 실버세대를 가르치며 자신도 성장하고 주변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어르신 국학기공강사를 포함해 남녀노소 강사들을 많이 키우고 싶습니다. 저도 노년에 들어가겠지만 어디에서든 홍익을 실천하면서 더불어 건강하고 행복한 지구시민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