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지막 날, 기자와 뉴질랜드 명상여행에 동행한 임상달 씨(47, 육군 중령)는 이번 여행에 어머니 이정애 씨(68, 요양보호사)와 함께했다. 2017년 초에 뉴질랜드 케리케리에서 열린 ‘제1회 지구시민 평화 페스티벌’에 참가한 이후 두 번째 방문이었다.

“명상여행으로 뉴질랜드를 온 것은 처음인데 어머니와 함께 오니 더 의미가 있습니다. 어머니는 제 누나가 있는 미국에 다녀오시려 했는데 여러 사정으로 인해 못 가게 되었죠. 제가 직업군인이다보니 근무지가 자주 바뀌어 어머니와 자주 왕래하기가 어려웠는데 이번 기회에 저와 함께 뉴질랜드를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지난해 마지막 날, 뉴질랜드 명상여행에 동행한 이정애 씨(오른쪽), 임상달 씨 모자. [사진=김민석 기자]
지난해 마지막 날, 뉴질랜드 명상여행에 동행한 이정애 씨(오른쪽), 임상달 씨 모자. [사진=김민석 기자]

어머니 이정애 씨는 몸살이 나는 바람에 자칫하면 못 올 뻔했다고 한다. 날씨가 추워진 탓에 원래 앓고 있던 비염도 심해졌는데, 다행히 출국 이틀 전 몸이 회복되어 무탈하게 올 수 있었다. 이정애 씨는 “비염 때문에 항상 마스크를 하고 다녔어요. 코가 자주 막히다보니 항상 약을 들고 다녀야 했죠. 여기 뉴질랜드에서는 마스크가 필요 없더군요. 공기가 맑고 날도 따뜻하다보니, 숨을 잘 쉬게 되어 개운하고 좋았습니다.”라고 했다.

이번 여행에서 그들은 세계지구시민운동의 본부가 들어설 얼스빌리지를 방문했다. 명상여행을 온 이들이 자연의 에너지를 느끼며 걷거나 명상을 할 수 있는 이곳은 명상여행 코스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다. 임상달 씨는 이곳에서 자연의 포근함과 상쾌함을 만끽했다.

“데크에 앉아 눈을 감으니 몸과 마음이 서서히 이완되었어요.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저를 반갑게 맞이해주는 느낌이 들었죠. 바람의 소리, 나무 향기 등 자연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기자와 명상여행을 동행한 이들 모두 뉴질랜드에 와서 가장 놀란 점은 자연의 아름다움이었다. 한국은 추운 겨울인 반면에 뉴질랜드는 여름 날씨여서 어디를 가도 초록색으로 물들어있었다. 두 모자도 뉴질랜드의 자연환경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임상달 씨는 뉴질랜드 사람들이 자연을 아끼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자연을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는 마음을 길렀다고 한다. “우리가 주변에서 접하는 자연은 인위적인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진짜 자연을 느껴보기 힘들죠. 하지만 뉴질랜드 마오리족은 자연을 존중하고 그대로 보존하며 늘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더군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저도 자연을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임상달 씨는 이번 명상여행을 통해 뉴질랜드의 자연을 느껴보고, 자연의 대한 애틋함을 키울 수 있었다. 그리고 명상을 하면서 자신에게 집중하며 그동안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인생을 계획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임상달 씨는 이번 명상여행을 통해 뉴질랜드의 자연을 느껴보고, 자연의 대한 애틋함을 키울 수 있었다. 그리고 명상을 하면서 자신에게 집중하며 그동안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인생을 계획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이정애 씨는 뉴질랜드 사람들의 여유로운 일상을 보면서 신기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항상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하고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뉴질랜드 사람들은 정말 여유롭고 편안해 보였죠. 저도 잠시나마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오래된 카우리 나무를 꼽았다. “저 나무들은 수천 년이 되어서도 튼튼하게 오래오래 살아가고 있잖아요. 갖은 역경을 이겨내며 여기까지 온 나무들을 보면서 저도 그렇게 건강하게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죠. 이 나이 때부터 몸이 여기저기 아파 병원에 입원하는 이들도 많아요. 저는 아직까지는 아픈 곳이 없어 다행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제 건강을 스스로 돌보고자 합니다.”라고 했다.

기자는 두 사람에게 이번 여행이 이전의 여행과 다른 점을 물었다. 그러자 이정애 씨는 “차이가 있을까요? 그저 일상에서 벗어난 것만으로 마음이 홀가분하죠(웃음). 그래도 차이점이 있다면 이곳에서는 나를 되돌아볼 시간이 많았죠. 평소에는 그럴 여유조차 없었는데 뉴질랜드에 와서 그동안 제 삶을 바라볼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임상달 씨는 “저도 그동안의 삶을 바라볼 수 있었고, 동시에 앞으로의 인생 계획을 세워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얼스빌리지에 있는 120세 계단을 오르면서 제 나이인 47번째 계단까지는 정말 힘들게 올라온 것 같아요. 그동안은 성공에 치중한 삶을 살아왔다면 이제부터는 누군가를 도우며 홍익하며 살아가고 싶어요. 나만 잘 사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중년의 나이에 인생 후반기를 다시 설계한 아들과 자연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만끽한 어머니, 그들에게 명상여행은 특별한 의미가 되었다고 한다.

 

뉴질랜드 명상여행 기획 - 힐링 in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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