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28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이날 “김복동 할머니가 오늘 오후 10시 41분 별세했다”면서 “장례식은 ‘평화·인권운동가 김복동시민장’으로 한다”고 밝혔다. 김복동 할머니는 암으로 투병 중에도 활발한 활동을 하였으나, 최근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어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중이었다.

정의연에 따르면 고 김복동 할머니는 1926년 경남 양산에서 6녀 중 넷째 딸로 태어났다. 할머니는 만 14세 때(1941년)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연행되었다. 이후 중국 광동, 홍콩, 수마트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자바, 싱가포르 등지로 계속 이동하면서 5년 동안 일본군의 성노예가 되어야 했다. 너무나 괴로워 자살을 시도했으나 그것도 실패하고, 싱가포르에서 해방을 맞아 미군포로수용소에서 지내다가 귀국하였다.

28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사진출처=(사)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28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사진출처=(사)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1992년 TV를 보고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한 이후 본격적인 평화·인권 운동에 나섰다. 1993년 오스트리아 비엔나 세계인권대회에서 피해 첫 증언을 하는 등 “이젠 내가 할 일이 있으면 하겠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2010년부터 정대협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에서 생활하며 매주 수요시위에 참여하였다. 2012년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에 길원옥 할머니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함께 일본 정부로부터 배상을 받으면 그 돈을 세계 전쟁피해 여성을 돕는 데 쓰겠다며 ‘나비기금’을 제정하였다. 2017년에는 미래세대를 위한 지원과 전시성폭력 피해자 연대를 위해 ‘김복동평화기금’을 제정하여 평화를 위해 함께했다.

한편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은 김복동 할머니의 사망에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할머님 가시는 길에 예의를 다하기 위해 조문할 예정이며, 여성가족부가 장례비용을 지원한다.

진선미 장관은 “불과 이틀 전에 찾아뵙고 손 잡아드린 김복동 할머님을 갑자기 떠나보냈다는 슬픔에 비통한 마음을 금치 않을 수 없다.”라며, "우리 아픈 역사의 증인이자 인권운동가로서 활동하신 할머님의 뜻을 이어받아 ‘위안부’ 문제 해결과 피해 할머님들의 명예‧존엄 회복을 위한 정책 추진에 더욱 힘쓰겠으며, 전시 성폭력과 여성 인권문제에도 앞장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김복동 할머니 빈소는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조문은 1월 29일 오전 11시부터 가능하다. 2월 1일 발인할 예정이며 이날 오전 10시 30분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장지는 천안망향의동산.

이날 오전에도 이모 할머니가 별세했다. 고(故) 김복동 할머니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총 스물세 분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