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여행 3일차인 1월 2일, 뉴질랜드 케리케리에 있는 얼스빌리지로 향했다. 입구부터 소나무가 우거진 얼스빌리지는 크기가 약 40만 평으로 서울 여의도의 절반 크기라고 한다.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는 듯, 소나무가 피톤치드를 내뿜고 있었고, 시원하면서도 포근한 자연의 품속에서 거닐다 보니 절로 힐링이 되었다.
 

여의도의 절반 크기인 얼스빌리지는 나무들이 피톤치드를 뿜으며 명상여행단을 맞이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우리나라 서울 여의도의 절반 크기인 얼스빌리지는 나무들이 피톤치드를 뿜으며 명상여행단을 맞이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얼스빌리지는 지구시민운동연합의 설립자이자 지구시민운동을 제안한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이 지구시민 리더를 양성하고 지구시민운동의 시발점이 될 지구시민본부를 세울 부지이다. 이곳에서는 삼림욕을 겸한 명상을 통해 나의 내면에 집중하고 자연과 하나 되며, 이 지구를 떠올려 보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는 왕성도 명상여행트레이너의 안내로 얼스빌리지를 돌아다니며 명상을 체험했다. 얼스빌리지에 도착해 가장 먼저 간 곳은 ‘연화부수’라는 곳이다. 얼스빌리지 내에서 기운이 가장 좋은 곳이라고 하는 연화부수는 ‘연꽃이 물에 떠 있는 형상’을 가리키는 풍수지리 용어로, 터 주변으로 물길이 형성되어 흐르고 주변의 산세가 원형을 이루듯 에워싸고 있는 터이다. 이곳은 앞으로 얼스빌리지 내에서도 가장 중심이 될 세계지구시민운동본부가 들어설 곳이라고 한다. 현재는 명상여행을 온 이들이 자연의 에너지를 느끼며 걷거나 명상을 할 수 있도록 나무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세계지구시민운동본부가 들어설 얼스빌리지 연화부수 자리에서 명상을 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세계지구시민운동본부가 들어설 얼스빌리지 연화부수 자리에서 명상을 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데크에 앉아 명상하는 동안 명상 트레이너는 “생각할 필요도, 느끼려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마음속에 쌓아둔 감정을 정화하십시오. 정화는 없애는 것이 아니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만큼 줄이는 것입니다. 우리 가슴에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고통이나 감정, 습관들을 이곳 연화부수의 에너지로 정화하십시오.”라고 안내했다.

얼스빌리지에서 이동하는 동안, 우리는 장생보법으로 걸어 다녔다. 발바닥 가운데 위치한 용천혈을 지압하듯이 꽉 누르면서 발가락 끝까지 힘을 주고 걷는 걸음이다. 10분 정도만 이렇게 걸어도 하체에 힘이 붙고 순환이 원활하게 되면서 몸이 가벼워진다.
 

엄청나게 넓은 숲을 그냥 걷는 것도 좋지만 장생보법으로 걸으면 신체 순환에 더욱 좋다. [사진=김민석 기자]
숲속을 그냥 걷는 것도 좋지만 장생보법으로 걸으면 신체 순환에 더욱 좋다. [사진=김민석 기자]

숲 안쪽으로 이동을 하니 팔각형으로 된 나무평상이 있었다. 우리는 잠시 이 평상에 앉아 명상을 했다. 명상을 할 때 가와가와(Kawakawa)잎을 활용했는데 가와가와는 뉴질랜드 북섬에 자생하는 식물로 마오리족은 약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하트 모양의 녹색 잎으로, 특히 벌레 먹은 잎은 약효가 좋아 위통과 소화불량에 효과적이라고 더욱 선호한다. 잎은 씻어서 차로 우려 마시지만, 우리는 그 잎을 직접 먹어보기도 했다. 톡 쏘는 맛이 마치 후추 맛을 떠올리게 했고, 자일리톨 같은 상쾌한 향도 나면서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코에 대고 향을 들이키니 호흡기가 정화되는 것 같았고,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다 풀렸다.
 

가와가와(kawakawa)잎을 먹어보고 코에 갖다대며 명상을 하면 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든다. [사진=김민석 기자]
가와가와(kawakawa)잎의 향을 맡으면 절로 힐링이 된다. [사진=김민석 기자]

기자는 다음날에도 얼스빌리지를 찾았다. 이날 얼스빌리지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길인 ‘더 웨이 오브 뉴 라이프(The Way of New Life)’에서 숲명상을 체험했다. 천천히 걸으면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이 숲의 끝에는 이승헌 총장이 만든 120개의 나무 계단이 있다. ‘나는 120세까지 살기로 했다’ 책의 저자인 이승헌 총장은 이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이 자연과 교류하며, 자신의 무한한 가치를 깨닫고, 더 건강하고 아름답고 평화로운 지구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는 꿈을 가지며 120세 인생을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계단을 만들었다고 한다.
 

120계단에서는 지금까지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인생을 떠올려보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사진=김민석 기자]
120계단에서는 지금까지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인생을 떠올려보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사진=김민석 기자]

120개의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60번째 계단 옆에 넓은 나무 평상이 있다. 이 평상을 기준으로 지금까지 올라온 60개의 계단은 인생의 전반기, 앞으로 올라갈 60개의 계단은 인생 후반기를 의미한다. 기자는 동행한 이들과 잠시 평상에 앉아 숲을 둘러보고 휴식을 취했다.

인생의 후반기에 들어서면 많은 이들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기 시작한다. 기자는 평소에도 지난 일을 떠올리곤 한다. 특히 좋았던 때나 힘들었던 때를 회상하며 추억에 잠긴다. 이날 한 계단 한 계단을 오르면서 나의 과거가 새록새록 떠올랐고, 그동안 내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자각이 되었다.

그리고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해보았다. 나 스스로 건강과 행복, 평화를 자급자족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어졌다. 이를 위해 체력(體力)과 심력(心力), 뇌력(腦力)을 키워야겠다고 다짐했다. 나 자신에게 무관심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이제는 내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데 정성을 들여야겠다고 선택했다.

머지않아 이곳 얼스빌리지에서 전 세계 청년들이 모여 자연 속에서 지구시민정신을 배우고,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 그 정신을 전하게 될 것이다. 당장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지구를 만들기는 쉽지 않겠지만, 얼스빌리지는 그런 세상에 대한 희망을 보여준다. 나 역시도 그런 세상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되었고, 그것이 나의 비전이 되었다. 아낌없이 베풀어주는 뉴질랜드의 자연 속에서 나는 ‘지구시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협조 : 명상여행사(http://www.meditationtour.co.kr)

 

뉴질랜드 명상여행 기획 - 힐링 in 뉴질랜드

[1편] 지구 반대편에서 나를 다시 보다 (클릭)
[2편] '얼스빌리지'에서 지구를 생각하다 (클릭)
[3편] 숲의 신과 아버지의 품에 나를 맡기다 (클릭)
[4편] “부부가 선택한 첫 해외여행, 명상여행” (클릭)
[5편]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꿈꾸는 120세 인생” (클릭)
[6편] 자연과 공존하는 마오리족과 만나다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