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9세인 안세아 양(경남 진주)의 두 눈은 초롱초롱 희망과 기대를 품고 있었고, 사투리로 야무지게 대답하는 목소리가 정겨웠다. 어릴 때부터 활달해서 이곳저곳 놀러다니는 것을 좋아한 세아 양은 바다와 산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산책하는 것을 기쁨으로 여겼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며 친구들 사이에서 소심해지고 답답한 학교생활에 성격이 어두워졌다고 한다. 또한 남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에 강박증을 가지기도 했다고 한다. 힘들어 포기하고 싶어질 때 쯤, 학교 진로상담 선생님과의 면담을 통해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를 추천받았다. 세아양은 벤자민 학교 1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소개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세아 양의 표정이 밝았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5기에 재학 중인 안세아 양. [사진=문현진 기자]
벤자민인성영재학교 5기에 재학 중인 안세아 양. [사진=문현진 기자]

 

-벤자민학교 입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1학년을 다니던 중에 자퇴를 결심하게 되었어요. 교우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과도한 입시경쟁, 진로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하루가 답답하고 힘들었어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진로상담 선생님과 면담했는데, 그때 벤자민학교를 추천받았어요. 그래서 벤자민학교 예비과정인 인성영재 캠프에 참가했습니다. 캠프에서 벤자민학교에 재학중이던 4기 선배들의 매사에 자신감 넘치며 당당하고 밝은 모습을 보며 나도 당당해지고 싶어졌어요. 그러려면 벤자민학교에 입학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 벤자민학교를 추천해주신 진로상담 선생님이 무척 감사해요.

-벤자민학교 입학과 관련해 가족의 반응은 어땠나요?

부모님은 저를 믿고 뭐든 맡겨주시는 편이라서 큰 반대는 없었어요. 그래도 엄마는 학교를 자퇴한다는 것에 불안해 하셨죠. 하지만 엄마도 결국 제 선택을 믿고 따라주셨어요. 

-벤자민학교에서 어떠한 도전을 했나요?

선배들처럼 자신감을 갖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어요. 그럴 때 벤자민학교 경남학습관 김명숙 선생님이 "여러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경험을 하면 좋다"는 조언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2018년 7월 MBC 경남에서 주최한 '소통콘서트 동아리콘테스트' 스피치대회에 참가하게 되었어요. 처음이라 막막했지만 친구들이 응원해주고 선생님들이 격려해주었기 때문에 도전할 용기를 내서 준비했습니다. 무대에 서서도 긴장하여 가슴이 쿵쾅거렸죠. 하지만 한 마디 한 마디 내뱉으면서 계속 용기를 내니, 신기하게도 그 때부터는 몰입의 힘이 생겨서 스피치를 해낸 것 같아요. 

대회 마지막 시간, 수상자 발표에서 제가 속한 ‘벤자민지구시민동아리’가 은상이라고 호명될 때, '나는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엄청 기뻤어요. 벤자민 학교의 선배들은 무대에 서서 스피치 하는 것을 즐기기도 해요. 저도 더 노력해서 즐기는 단계까지 올라갈 거에요.    

안세아 양이 속한 벤자민지구시민동아리가 ‘경상남도 청소년 소통콘서트’ 스피치 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사진=안세아]
안세아 양이 속한 벤자민지구시민동아리가 ‘경상남도 청소년 소통콘서트’ 스피치 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사진=안세아]

-기억에 남는 또 다른 에피소드가 있나요?

벤자민학교에서는 국토종주를 많이 합니다. 국토종주에 도전했는데, 저는 체력이 좋아 처음엔 친구들과 다같이 걷는 게 기쁘기만 했어요. 그러나 3~4일 지나면서 저도 지치고 친구들도 지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는 모두 말 한 마디 없이 계속 걷기만 했어요.

그런데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내 자신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내가 어떤 기분으로, 어떤 생각으로 걷는지, 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고요. 하지만 포기하지 말자고, 끝까지 해보자고 내게 말을 걸었어요. ‘세아야. 힘내자. 너는 할 수 있어.’ 스스로 이렇게 말하자 스피치 대회 때처럼 정말 힘이 났어요. 얼굴을 들어 친구들을 바라봤는데, 친구들도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 같았어요.

벤자민학교 5기에 재학 중인 안세아 양은 친구들과 함께 국토종주에 도전했다. [사진=안세아]
벤자민학교 5기에 재학 중인 안세아 양은 친구들과 함께 국토종주에 도전했다. [사진=안세아]

-친구들에게 벤자민 학교를 소개한다면?

제 친구들이 이제 고3이에요.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입시준비하느라 잘 놀지도 못하고 무한 경쟁하는 친구들을 보면 엄청 힘들어 보여서 속상해요. 솔직히 그런 친구들에게 '벤자민학교 1년으로 쉬고 놀면서, 또 채우고 배우면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떻겠냐?'고 권하고 싶어요. '꼭 그렇게 공부하는 것만이 길이 아니다', '정해진 길보다 더 많은 기회의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제가 해보니깐 1년이 결코 긴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되요. 벤자민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들 중에는 저처럼 부정적이고 소심한 친구들도 많았어요. 그런데 그 친구들이 180도 변화하는 모습을 제가 확인했잖아요. 그래서 제 친구들도 이런 기회를 잡았으면 해요.  

-세아 양은 일반 학교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학창시절도 제 인생이잖아요. 그런데 제 인생 속의 시간을 제가 마음대로 쓰지 못 했어요. 학교에 얽매여서 전혀 자유롭지 못했던 것 같아요. 공부를 하라고 해서 하기는 했는데 전혀 제 동의를 얻지 않고 강제적으로 이루어지니깐 답답했어요. 그림을 더 공부하고 싶어도 수능공부를 해야 했고,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학교에만 있어야 했어요. 이런 교육이 학생을 더욱 답답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벤자민학교에 동생을 입학시키고 싶다고요?

동생이 평소에 별 문제 없어 보이는데 한 번씩 자기 뜻대로 안 되면, 감정적으로 화내곤 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 꼭 제 옛날 모습 같기도 해요. 그래서 벤자민학교에 입학해서 좋은 경험을 하면서 자기 자신을 되돌아봤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전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세아 양의 꿈은 무엇인가요?

벤자민학교 입학 전에도 하고 싶은 것은 있었어요. 그림을 잘 그려서 그림 쪽으로 재능을 살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일반학교 생활에서는 어떻게 그 꿈을 이룰 수 있는지 전혀 감을 못 잡던 상태였어요. 하지만 벤자민학교에서 다양한 경험을 접하면서 ‘무엇을 어떻게 하면 되겠다.’ 하는 감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의상디자인, 제품디자인, 웹디자인 등을 알아보았는데 건축설계를 선택했어요. 제가 어디를 가더라도 항상 건축물과 자연 환경이 조화롭게 잘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나 자신을 보았거든요. ‘나는 이런 쪽으로 관심이 있었구나.’ 하는 자각이 들자 확신이 들었어요. 저는 사람에게도 좋고 자연에게도 좋은 건축물을 디자인 하고 싶어요. 

-앞으로의 계획을 밝힌다면.

다양한 건축물들을 보고 느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서 유럽 배낭여행을 준비하고 있어요. 먼저 유럽의 건축물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우고 싶어요. 그리고 벤자민학교에 멘토로 있는 건축가들에게 조언을 받을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