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화의 섬, 제주에 내렸다. 제주의 평화는 ‘하늘과 땅과 바다와 사람’이 모두 조화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사람에게 평화란 무엇일까? 사람이 느끼는 평화는 건강하고 행복한 상태를 말한다. 건강과 행복은 소통으로부터 온다. 건강은 내 마음과 몸이 서로 잘 소통이 될 때, 행복은 자신의 내면과의 소통 그리고 다른 이들과의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때 오는 것이다. 그래서 번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명상은 필요하다. 명상은 스스로 내면을 바라보며 끊어진 것들을 다시 하나로 연결하고 회복하는 치유과정이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만난 부순자 씨(59세)와 사촌 동생 부창환 씨(52세)는 명상을 통해 건강과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서로를 다독여가고 있었다.

뇌교육 명상수련을 하며 함께 희망을 만드는 사촌남매 부순자 씨(왼쪽) 와 부창환 씨. [사진=강나리 기자]
뇌교육 명상수련을 하며 함께 희망을 만드는 사촌남매 부순자 씨(오른쪽) 와 부창환 씨. [사진=강나리 기자]

오랫동안 중장비 운전을 한 부창환 씨는 자신이 늘 건강하다고 여겼다. 남에게 베풀기 좋아하는 부창환 씨가 몸에서 이상을 느낀 건 3년 전이었다. 작은 오해로 인해 매우 가까운 사람과 대화를 단절하고 난 후,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말을 잘 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말이 어눌해졌고, 점차 행동도 약간씩 둔해졌다.

운동신경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에 이상이 온 것으로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다. 말이 좀 어눌하고 행동이 둔해져도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지난해 7월 가벼운 접촉사고가 발생하여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어 그만두었다. 경기도에 사는 누나가 동생의 소식을 듣고 제주도에 내려왔다. 불편하다고 가만히 있으면 몸이 더 안 좋아질 거라며, 누나는 동생에게 자신이 오랫동안 해 온 명상수련을 하도록 권했다.

부창환 씨는
부창환 씨는 "제 체조동작이 조금만 좋아져도 다들 환호하고 내 일처럼 기뻐합니다. 이런 진심어린 응원을 받아보지 못했습니다."라며 명상하는 기쁨을 전했다. [사진=강나리 기자]

얼굴에 표정이 없어 무서운 인상이 되어버린 창환 씨가 단월드 일도센터에서 처음 수련을 시작했을 때, 할 수 있는 동작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창환 씨는 체조를 꾸준히 따라 하며 동작도 조금 부드러워지고 명상을 하면서 무엇보다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한다. 그는 “동작이 조금만 좋아져도 함께 수련하는 회원들과 지도자들이 마치 내 일처럼 환호하고 기뻐해 줍니다. 이곳에 오는 게 정말 행복했어요.”라고 했다. 그동안 말과 행동이 서툴게 된 그를 피하거나 가엾다고 하는 사람들만 있었지 이렇게 진심 어린 응원을 받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창환 씨는 너무나 센터에 가고 싶어 문을 열지 않는 일요일에 찾아온 적이 있었다고 했다. 창환 씨는 아직은 힘들지만, 이름도 알아볼 수 있게 쓰게 되었고, 느리지만 말도 하게 되고, 따라 하기 어렵던 동작들도 용기를 내어 시도하고 있다.

이런 동생의 변화에 사촌 누나 부순자 씨는 감동을 받았고 함께 명상수련을 하기 시작했다. 22년 간 남편과 제주 전역의 오름들을 산행하며 즐길 만큼 활동적인 성격이었던 부순자 씨는 5년 전부터 무릎이 안 좋아져서 산행도 그만 두었다. 기체조와 명상은 무릎에 무리가 가는 운동은 아니라는 생각에 수련을 시작했다.

순자 씨는 평소에 풍채가 좋고, 몸이 단단한 것이 다 근육인 줄 알았는데, 명상수련을 하면서 몸이 굳어 있고, 유연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무릎이 아픈 것만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련을 했다.

22년 간 제주오름들을 산행하며 즐겼던 부순자 씨는 뇌교육명상과 기체조를 하며 퇴행성관절염으로 힘든 몸을 소중하게 돌보고 있다. [사진=강나리 기자]
22년 간 제주오름들을 산행하며 즐겼던 부순자 씨는 뇌교육명상과 기체조를 하며 퇴행성관절염으로 힘든 몸을 소중하게 돌보고 있다. [사진=강나리 기자]

심성수련에 참가한 순자 씨는 그동안 자신에 대한 사랑이 부족했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고 한다. “제가 저 자신을 그다지 사랑하지 않았더라고요. 몸을 혹사하고 소중하게 돌봐주지 못했다는 게 미안해서 정말 많이 울었죠. 가슴이 후련해지고 가벼워졌다는 게 느껴졌어요.” 마음이 가벼워지니까 몸도 절로 가벼워지는 듯했다. 순자 씨는 요즘 자기 걸음걸이가 10년은 젊어진 것 같다고 자랑한다.

순자 씨와 창환 씨는 요즘 가장 좋아하는 명상으로 ‘BHP(Brain Education Healing Point, 브레인에듀케이션 힐링 포인트)명상’을 꼽았다. BHP명상은 자신의 몸에서 힐링포인트를 찾아 스스로 힐링하는 자가 힐링법이라고 한다. 특히 머리와 손과 발에서 힐링포인트를 찾기가 쉽다고 한다.

부순자 씨와 부창환 사촌남매는 서로 기체조를 하는 모습과 단월드 일도센터 박수진 원장이 지도하는 모습. [사진=강나리 기자]
부순자 씨와 부창환 사촌남매는 서로 기체조를 하는 모습과 단월드 일도센터 박수진 원장이 지도하는 모습. [사진=강나리 기자]

얼마 전 두 사람이 서로 짝이 되어 BHP를 찾아주고 BHP명상을 했을 때, 창환 씨가 갑자기 호탕하게 웃었다. 실컷 웃고 난 창환 씨는 자신의 처지에서도 이렇게 크게 웃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고, 새로운 용기와 희망이 생겼다고 한다. 순자 씨는 “창환이가 지난 몇 년간 그렇게 크게 웃는 모습을 보질 못했어요. 그리고 난 후 표정이 더 밝아지고 미소도 띠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부창환 씨와 부순자 씨를 지도한 박수진 원장은 “평소에 내가 얼마나 힘든지 잘 살피지 못하죠. 하지만 뇌교육 명상을 하면서 자신을 잘 살펴보게 됩니다. 우리 몸 안에는 자신을 치유할 힘이 있어요. 자연치유력이라고 하는데 그걸 회복하는 게 중요합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