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에 미치믄 그런 모양이에요” “난 북청사자놀이밖에 몰라” “모시 하나는 내가 잘혀” 1920~30년대 태어난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이 삶과 전승과정, 자신이 살아온 일제 강점기와 3‧1운동, 8‧15광복, 한국전쟁, 그리고 새마을 운동 등 시대를 구술한 자서선 14권이 발간되었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의 구술을 담아 ‘2018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 구술 자서전’14권을 발간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국가무형문화재 구술 채록 사업’을 전개해 보유자들의 생생한 삶을 담은 원천자료를 만들어, 2017년 총 20권을 엮어 발간한 바 있다.

국립무형유산원이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의 구술을 담아 발간한 '2018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 구술 자서전' 14권. [사진=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이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의 구술을 담아 발간한 '2018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 구술 자서전' 14권. [사진=문화재청]

올해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4호 한산모시짜기 고(故) 문정옥 명예보유자 등 기술 분야 2명, 제11-4호 강릉농악 정희철 보유자 등 공연예술 분야 9명, 제62호 좌수영어방놀이 김태롱 보유자 등 놀이 분야 2명, 의례 분야인 제82-3호 위도띠뱃놀이 김상원 보유자 등 14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몇몇 장인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일제 감정기인 1929년 태어나 14살 때부터 기와 일을 배워 광복을 맞고 6‧25전쟁을 참전한 고(故) 한형준 보유자는 슬레이트지붕으로 개량하던 새마을운동으로 큰 시련을 겪었다. 험난한 시절을 묵묵히 전통 제작기법을 고수하여 1988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9호 제와장이 된 보유자는 2008년 숭례문 화재 때 인생 역작인 숭례문 기와제작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2013년 5월 숭례문 준공식을 현장에서 지켜보고 그 다음 달 타계했다.

국가무형문화제 제15호 북청사자놀음 전승자였던 고(故) 이근화선은 함경북도 북청군 평촌마을에서 태어나 5세 때 마을에서 열리 사자놀이의 무동으로 첫 인연을 맺었다. 6‧25사변 피난 도중 남편과 헤어져 남편이 운영하던 가게를 이어받아 사업가로 성공한 후, 북청사자놀이의 후원자, 조력자이자 성실한 전승자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한 장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2018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 구술 자서전’은 국내 국공립도서관 등 관련 기관에 배포되며, 국립무형유산원(www.nihc.go.kr)에 전자문서 형태로도 공개된다.

국립무형유산원 측은 “2019년 사업으로 8명의 구술 채록을 새롭게 추진하는 등 구술 채록과 자서전 발간 사업을 지속하여 추진‧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