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이귀영)는 올해 5월부터 10월까지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해역에서 수중문화재 조사를 해왔다. 이번 조사를 통해 송·원나라 시대의 묵서명(墨書銘) 도자기, 고려청자, 닻돌, 선상생활용품 등 113점의 유물을 발굴하였다.

마도해역에서 발굴된 유물들 중 특히 중국 푸젠성(福建省)에서 제작된 송원대 도자기 7점의 밑면에는 고려와 송나라 간의 무역에 참가한 상단(商團)의 표시가 묵서(墨書)로 남아 있다. 중세 한·중 교류관계 연구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올해 5월부터 10월까지 마도해역에서 수중 문화재를 조사·발굴하였다. 발굴된 수중 문화재 중 송·원대 묵서명(墨書銘) 도자기와 고려청자, 닻돌, 선상 생활용품 등 113점의 유물을 발굴했다. 사진은 수중문화재 조사 모습. [사진=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올해 5월부터 10월까지 마도해역에서 수중 문화재를 조사·발굴하였다. 발굴된 수중 문화재 중 송·원대 묵서명(墨書銘) 도자기와 고려청자, 닻돌, 선상 생활용품 등 113점의 유물을 발굴했다. 사진은 수중문화재 조사 모습. [사진=문화재청]

또한 고려·조선 시대 유물인 고려청자 51점, 분청사기 4점 등이 발굴되었다. 일부는 침몰 선체의 저판재 주변에서 다량의 석탄과 함께 발견되었다. 

항해도중 선원들이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생활용품도 있었다. 벼루, 숫돌, 청동숟가락, 청동받침, 동곳 등이 발견되어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항해생활에서 가장 중요시 했던 식수, 식재료 등을 담았을 것으로 보이는 생활 도기들도 깨진 채로 다량 출수되었다.

태안군 마도 앞바다는 고려 시대 선박인 마도1호선 등 침몰선 4척이 발견되어 수중발굴조사가 진행되었던 지역이다. 마도 앞바다는 외국의 배들이 고려시대의 국제항구인 벽란도(碧瀾渡)로 가기 위한 중간기착지였으며, 조선시대에는 한양으로 가기 위한 주요 경로였다. 

중국 송나라 사신인 서긍(徐兢)이 쓴 '고려도경(高麗圖經)'에는 사신들이 머물고 가는 객관(客館)인 안흥정(安興亭)이 태안 마도에 있다고 기록하였다. 또한 정사(正史)인 '고려사(高麗史)'에 기록된 고려 내왕 송나라 상인의 수가 135건 4,976명으로 기록에 나타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수많은 사신과 상인들이 마도 앞바다를 경유하여 고려 시대 예성강 입구의 국제항 벽란도에 출입하였음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수중문화재의 보고(寶庫)이며 국제적 해상로의 중간기착지인 태안 마도 해역에 대한 체계적 발굴계획을 수립하여 중세 해상교역로 복원 연구를 위한 수중발굴조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