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는 '한민족의 해'라고 불릴만 하다.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위한 대화와 교류가 시작되고, 평화를 향한 민족의 행보가 한걸음 한걸음씩 계속되고 있다. 한민족의 홍익정신과 전통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서 온 국학원도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사단법인 국학원 사무총장 김창환 변호사를 만나 올해 국학의 성과와 내년 계획을 들어보았다.  

김창환 국학원 사무총장. [사진=김경아 기자]
김창환 국학원 사무총장. [사진=김경아 기자]

최근에 국학원에서는 ‘통일’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셨는데요. 그 성과는 어땠습니까?

국학원 하반기 정기학술대회로 ‘통일에 대비한 선진복지 국가로의 방향’을 주제로 하여 서울에서 개최했습니다. 요즘 통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서 강당이 가득 찰 정도였고, 반응도 좋았습니다. 첫 발표자로 통일연구원 성기영 박사는 통일정책 역사에 대한 정리를 했고, 이어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박용규 박사는 한글과 우리말 연구를 바탕으로 통일의 당위성을 발표했습니다.

그날 저는 ‘이념과 사상을 넘어 남북을 하나로 만드는 통일철학’을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이 통일철학은 국학원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기본으로 한 홍익철학’으로 남북이 하나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에 명시된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한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율과 조화’란 한민족의 중심철학인 홍익정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홍익정신에 바탕을 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통일의 방향으로 제시한 것이며, 이것을 ‘홍익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바람직한 통일철학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술대회의 개최 의의가 있습니다.

국학원 하반기 정기학술대회에서 김창환 국학원 사무총장이  ‘이념과 사상을 넘어 남북을 하나로 만드는 통일철학’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 [사진=코리안스피릿 자료사진]
국학원 하반기 정기학술대회에서 김창환 국학원 사무총장이 ‘이념과 사상을 넘어 남북을 하나로 만드는 통일철학’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 [사진=코리안스피릿 자료사진]

2018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열렸으며, 열차가 분단을 넘어 달렸습니다. 격변의 한 해로 민족사에 기록될만합니다. 이 시기에 우리 민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국학원은 민족단체들과 연대하여, 지난 4월에 남북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한 바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다시는 우리 민족에게 6·25전쟁과 같은 민족의 비극이 없어야 하며, 민족 스스로 대립적인 사상과 이념에서 벗어나, 민족 고유의 정신으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이념과 사상에서 벗어나서 우리의 힘으로 민족의 단결을 이루자는 취지가 들어 있습니다.

통일은 올 것이고, 중요한 것은 어떤 방향으로 통일을 추구할 것인가 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입니다.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이 가장 중요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했듯이, ‘평화-번영-통일’ 순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남북 간의 평화가 우선으로 보장되어야 하며, 남북이 함께 번영의 길로 가면서 통일을 향해서 나가야 합니다. 국학원도 이러한 방향을 지지하며, 평화통일을 위해 민간단체로서 일조하고자 통일철학의 정립, 남북 공동 학술대회, 남북 공동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유해봉환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올 광복절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일제강제징용희생자 유해봉환행사에서 김창환 국학원 사무총장이 남북공동결의문을 낭독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올 광복절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일제강제징용희생자 유해봉환행사에서 김창환 국학원 사무총장이 남북공동결의문을 낭독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국학원은 매년 3대 국경일 경축행사를 민간차원에서 국민축제로 개최해 왔는데요. 올해는 여느 해와 어떻게 달랐습니까?

국학원은 개천절, 삼일절, 광복절 경축행사를 중앙과 전국 16개 지역지부에서 국민축제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퇴색되어 가는 국경일의 의미를 민족정신의 차원에서 되살리기 위해 초중고 학생들에게 ‘국경일의 의미’를 교육하고 있습니다.

올해 광복절에는 ‘한반도의 통일은 인류평화의 시작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전국적으로 개최했습니다. 서울에서는 민족단체들과 함께 일본에서 강제징용 피해자의 유해를 봉환하는 뜻 깊은 행사를 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라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을 새겨, 우리 청년들에게 자랑스러운 역사이든, 수치스러운 역사이든 제대로 교육해야 합니다. 타국에서 고난을 겪다 외롭게 돌아가신 강제징용피해자의 유해를 봉환하면서 ‘다시는 나라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고 하시는 그분들의 음성이 들리는 듯했습니다. 절대 잊어서는 안 되며, 그분들을 모국으로 모셔 영령이라도 위로해 드리는 일을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올해 단기 4351년 개천절 행사는 남북공동행사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아쉽게도 평양 단군릉과 서울 광화문에서 각각 개최하고,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광화문에서 개천절 기념 천제 봉행과 보신각에서 타종식을 동시에 하고, 보신각에서 광화문까지 시민과 함께 개천 경축 퍼레이드를 하였습니다. 개천절은 남북뿐만 아니라 전 세계 한민족이 하나로 화합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기에 앞으로 세계한민족축제로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국학원은 그간 국민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홍익정신과 민족정신문화를 교육해 왔는데, 올해 주요 교육사업은 무엇이었습니까?

국학원은 지금까지 ‘한국인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한국인 의식’을 위한 국민교육을 해왔습니다. 민족혼 교육을 비롯하여, 코리안스피릿 탐방교육, 나라사랑 교육, 국경일 교육 등 올바른 국가관과 애국심을 갖도록 국민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교육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올해 국학원은 ‘홍익민주시민교육’을 통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민주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교육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상해임시정부 헌장에서부터 시작해서, 현재 대한민국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개인이나 집단의 이기심에 발목을 잡히지 않아야 합니다. 헌법에 명시된 것처럼 정의, 인도, 동포애로서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하며 항구적인 인류공영과 세계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민주주의라야 하겠습니다.

21세기 대한민국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높은 의식을 가진 국민에 의해 새롭게 그 역사가 쓰여야 합니다. 우리 민족의 천지인 사상과 홍익인간 정신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정신적 바탕이자, 우리 민족이 통일을 이루고, 인류공동체에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핵심철학입니다. 민족통일과 인류평화를 위해 대한민국 국민에게 ‘홍익정신’에 기반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교육을 했습니다. 올해는 국학원 강사와 회원들에게 교육했고, 내년에는 시민교육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지난 8월 1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학원이 개최한 광복절 행사. 국학원은 전국 17개 지역지부에서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경축행사를 개최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지난 8월 1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학원이 개최한 광복절 행사. 국학원은 전국 17개 지역지부에서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경축행사를 개최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 국학원이 시행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나라사랑교육’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들었습니다. 자라나는 청소년을 위한 국학교육을 말씀해 주세요.

청소년을 위한 국학교육은 뿌리 교육입니다.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듯이, 청소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존중감과 나라에 대한 자긍심입니다. 반대로 가장 위험한 것은 자기비하와 뿌리 의식의 상실이며, 여기에서 청소년 문제가 비롯됩니다. 최근에 방영된 구한말 의병을 주제로 한 ‘미스터 션샤인’이라는 드라마에 청소년들이 열광했다고 합니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나라와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잃고 있던 청소년들에게 의병의 정신과 희생적인 삶은 자신과 민족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국학교육도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청소년들의 정서와 감각을 맞는 콘텐츠와 매체발굴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국학원이 민간단체로서 그 역할을 해 왔지만, 이제 통일의 시대를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앞장서야 합니다. 국학원은 청소년이 자신을 사랑하고 나아가 나라와 민족과 인류와 지구를 사랑할 수 있도록 국학교육을 내년에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입니다.

국조단군상. 천안에 있는 한민족역사문화공원에는 국조단군상이 세워져 있다. [사진=코리안스피릿 자료사진]
국조단군상. 천안에 있는 한민족역사문화공원에는 국조단군상이 세워져 있다. [사진=코리안스피릿 자료사진]

▶ 천안시 흑성산에 있는 국학원과 한민족역사문화공원은 민족정신 및 문화교육의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 시민 여러분이 직접 검색을 해서 국학원을 많이 찾아오십니다. 국학원과 한민족역사문화공원을 투어하면서 가이드의 안내를 통해 민족의 역사와 정신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체험하는 동시에 함께 온 자녀들에게도 좋은 교육이 되어서 인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숲속에는 120계단을 걸으면서 ‘인생 명상’을 할 수 있는 좋은 명상 장소가 있습니다. 민족의 정신, 역사, 문화와 더불어 홍익인간의 진정한 의미와 인생의 가치를 성찰할 수 있는 정신문화의 명소입니다.

우리 민족은 신년에 민족의 성조이신 국조 단군께 천제를 올리고 참배를 드리는 의례를 해 왔습니다. 연말연시에 한민족역사문화공원에 있는 국조 단군상에 오셔서 새해 새 마음을 다지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내년에 국학원이 계획하고 있는 주요사업은 무엇입니까?

내년에는 국민교육으로서 ‘홍익민주시민교육’을 시민 대상으로 확산해 나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통일국학’의 정립을 위해서 남북뿐만 아니라 재외한인 연구단체와 손잡고 연구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지역 차원의 국학을 활성화해서, 각 지역에 있는 다양한 국학 콘텐츠를 발굴하고 연구하여 확산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에게 자긍심과 애향심을 갖도록 할 것입니다. 아울러 내년은 3.1운동 100주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국학원은 민간차원에서 민족단체들과 연대하여 100주년 기념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입니다. 그리고 개천절에는 남북이 함께 공동행사를 개최하여 홍익정신으로 민족 대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데 이바지하겠습니다.

김창환 국학원 사무총장은  ‘나부터 먼저 홍익하겠다’고 마음먹고 실천하는 국민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김창환 국학원 사무총장은 ‘나부터 먼저 홍익하겠다’고 마음먹고 실천하는 국민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 단기 4352년(2019년)의 대한민국에 바라는 소망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이미 이념과 사상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서로 싸우는 시대도 끝이 나야 합니다. 새로운 융합을 통한 성장과 평화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입니다. 작은 이기심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국가를 생각하고, 민족을 생각하고, 인류와 지구를 생각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머리 맞대고 고민해야 합니다. ‘나부터 먼저 홍익하겠다’고 마음먹고 실천하는 국민들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 국학원 사무총장으로서 새해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우리 사회에서 국학원의 위상이 자리 잡는 해였고, 또한 국학원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는 해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국학원 사무총장으로서 ‘국학원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살아날 수 있다’라는 소신으로 임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이 살아야 한민족이 살고, 한민족이 살아야 인류가 산다’라는 책임감을 우리가 함께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부터 그러한 마음으로 새해에는 국민의 마음속에 대한민국 중심가치인 홍익정신이 깊게 뿌리내리는 해가 되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