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온양 한올중학교(교장 이창식) 1, 2학년으로 구성된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 동아리 팀이 지난 12월 2일 전국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대회에서 충청남도 중등부 대표로 무대에 섰다.

흰 한복 위에 검은 색 쾌자와 머리띠, 빨간 장식을 한 무예복을 갖춰 입은 학생들은 절도 있는 모습으로 국학기공의 전통종목인 단공대맥형을 공연 했다. 당당한 표정으로 한 동작씩 호흡을 맞춰 펼치는 단합된 모습이 잘 훈련된 무사들처럼 용감해 보였다.

지난 12월 2일 대구교육낙동강수련원에서 열린 '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대회'에서 중등부 충청남도 대표로 참가한 온양한올중학교 동아리가 단공 대맥형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지난 12월 2일 대구교육낙동강수련원에서 열린 '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대회'에서 중등부 충청남도 대표로 참가한 온양한올중학교 동아리가 단공 대맥형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경연을 마친 1학년 이다빈 학생은 “올해 2학기부터 국학기공을 시작해서 3~4개월 했어요. 1학기 때부터 우리 반 아이들이 많이 했는데, 친구들이 땀 흘리며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도전하고 싶었어요. 다리가 많이 튼튼해졌고 무엇보다 대회를 나가는 경험을 쌓아서 좋아요.”라며 “원래 생리통이 심했는데 거의 없어졌어요. 국학기공 수련을 하면 몸속이 따뜻해지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충남 온양한올중 1학년 이다빈 학생. [사진=김경아 기자]
충남 온양한올중 1학년 이다빈 학생. [사진=김경아 기자]

2학년 이채원 학생은 “정성숙 선생님이 체력까지 겸비하면 좋은 리더가 될 거라고 추천해주셔서 시작했어요. 전에는 책만 읽고 남을 많이 의식하는 탓에 나 자신을 돌아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엄마가 원하는 대로 성적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죠. 국학기공을 한 이후로는 힘도 많이 생기고 명상을 하면서 저를 많이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요.”라며 “이제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책도 스스로 읽고, 국학기공도 스스로 하면서 저를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게 되었어요.”라고 했다.

충남 온양 한올중 2학년 이채원 학생. [사진=김경아 기자]
충남 온양 한올중 2학년 이채원 학생. [사진=김경아 기자]

채원 학생은 “동아리에 들어오고 성적도 좋아졌고, 선생님이 과학을 잘 가르쳐주셔서 이번 기말시험에서 100점 맞았고요. 국학기공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너무나 행복해요.”라고 정성숙 교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수줍음이 많은 한가연(중2) 학생은 “국학기공을 해서 다리가 튼튼해졌어요. 체육 시간에 달리기를 예전보다 잘하게 되었고, 배드민턴을 할 때도 별로 힘들지 않아요. 지구력도 좋아지고 전보다 오래 집중할 수 있어서 이번에 성적이 90등 올랐어요. 부모님이 무척 좋아하세요. 전 친구들에게 기공을 하면 집중을 하게 되니까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권하고 싶어요.”라고 했다.

충남 온양한올중학교 2학년 한가연 학생. [사진=김경아 기자]
충남 온양한올중학교 2학년 한가연 학생. [사진=김경아 기자]

1학년 진혜빈 학생은 “담임선생님이 국학기공을 지도하셔서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기마자세 잡기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익숙해졌어요. 체력측정을 하면 예전보다 많이 향상되었어요. 스쿼트도 잘하고 유연성이 나아졌어요. 국학기공을 하면 자세가 바르게 되기 때문에 항상 등이 구부정한 친구들에게는 꼭 하라고 하고 싶습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충남 온양한올중학교 1학년 진혜빈 학생. [사진=김경아 기자]
충남 온양한올중학교 1학년 진혜빈 학생. [사진=김경아 기자]

이 온양한올중학교 국학기공 동아리를 이끄는 담임교사는 과학교사인 정성숙 선생님으로 2014년 처음 교내 국학기공 동아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대한국학기공협회 충남지부 박정화 강사가 지도를 맡고 있다.

정성숙 교사는 도입하게 된 계기에 대해 “국학기공 동아리를 만들고 처음 수련했던 중학교 1학년 아이가 벌써 고3이 되었네요. 계기는 2013년 여름방학에 한 교원연수과정 중 뇌교육 연수를 받으면서 국학기공을 알게 되었어요.”라고 했다.

정 교사는 “늘 긴장 속에 살았는데 당시 제가 매우 힘들 때였죠. 사실 교사의 길을 더 가야 하는지 고민 중이었어요. 아이들도 더 이상 예쁘지 않고 학교에 가면 ‘그냥 일하기 위해 온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에 치이고 아이들과의 관계도 힘들고 행복하지 않았죠. 그런데 뇌교육 연수를 하면서 이완도 되고 아이들에게 뭔가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라고 당시를 떠올리며 잠시 울컥했다.

그는 “때마침 인성부장을 맡게 되어 교장선생님께 학교에서 뇌 체조를 한 번 해보고 싶다고 건의했어요. 공부하기 전에 하면 인성 차원에서 좋겠다고 주 3회씩 아침에 8시30분부터 10분 동안 뇌 체조를 지도하고 그 다음해인 2014년에 국학기공 동아리 반을 만들었어요. 대한국학기공협회에서 매번 강사를 지원해주어서 꾸준히 동아리 반을 운영할 수 있었죠.”라고 했다.

충남 온양한올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 담당을 맡은 정성숙 선생님(과학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충남 온양한올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 담당을 맡은 정성숙 선생님(과학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정 교사는 “공립학교의 경우는 선생님이 5년마다 발령나서 국학기공 동아리를 꾸준히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우리 학교는 중‧고등학교 사립학교라 꾸준히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처음 지도했던 아이들은 성적이 많이 올라 좋아했고, 몸이 따뜻하니까 생리통이 없어진 아이들도 많죠. 눈에 띄게 100등 가까이 성적이 오르는 아이들이 있어요. 수업 태도가 좋아서 물어보니 성적이 올랐다고 하더군요.”라고 했다.

국학기공을 하는데 성적이 오르는 이유를 묻자, “국학기공을 한 학생을 가르쳐보면 집중력이 남달라요. 중학교 아이들의 성적 차이는 대부분 집중력의 차이예요.”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기억에 남는 학생을 소개했다. "당시 과학과목을 가르치면서 스포츠클럽 국학기공 동아리를 만들었을 때, 참여하면서 반장을 맡아주었던 2학년 아이가 있었어요. 소심한 모범생 타입이었죠. 자기 일은 굉장히 잘하는데, 아이들에게 뭔가 하자고 이끌지 못하고, 차라리 혼자서 일하는 아이였어요. 국학기공을 하고 대회에 출전하면서 자기 의사표현을 분명하게 하고, 감정조절도 잘하고 인성과 리더십이 뛰어나서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칭찬하는 아이가 되었어요. 반장도 계속 하고요. 지금도 감사하다고 찾아와요.”

정성숙 교사는 국학기공은 ‘인성스포츠’라고 했다. “심신수련이어서 동작의 정확성보다는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게 더 중요하죠.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을 아는 게 더 핵심이죠. 대회에 출전하는 목적도 아이들이 스스로 돌아보고 계획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고 싶어서입니다.

국학기공은 홍익철학을 바탕으로 하지만 특별히 언급하지 않아요. 그래도 아이들이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자연스럽게 홍익정신이 발현됩니다. 아이들 안에 원래 홍익정신이 있어서 드러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학교스포츠클럽활동이 청소년 스포츠능력 향상도 있지만 한편, 학교폭력예방에도 목적이 있다고 해요. 여학생들 간에 사이버폭력도 많다는데 우리 아이들에게서 본 적이 없어요. 홍익정신이 발현될 때까지 아이들마다 속도가 다르지만 변화합니다. 제일 먼저 아이들 얼굴부터 환해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