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첫 일과로 스마트 폰에서 미세먼지 어플을 켜는 일이 일상화된 국민이 많아졌다. 겨울철에도 그치지 않는 미세먼지 탓이다. 대한민국은 올해 쓰레기 대란을 겪었고, 전 세계는 지금 미세플라스틱의 역습을 받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지구와 공존할 수 있을까?

지구시민운동연합 김진숙(45) 사무처장은 “지구와 공존하는 삶을 위해서 생각은 지구와 인류를 중심으로 크게 하고, 실천은 ‘바로 지금 이곳에서 나부터’ 시작해야 합니다.”라고 한다.

지구시민운동연합 중앙사무처 김진숙 사무처장. 김 사무처장이 전국 22개 지부의 지구시민운동연합에서 활동한 소식을 담은 소식지를 들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지구시민운동연합 중앙사무처 김진숙 사무처장. 김진숙 사무처장이 전국 22개 지부의 지구시민운동연합에서 활동한 소식을 담은 소식지를 들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지구시민운동연합은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22개 지부와 35개 지회를 두고 200여 명의 강사와 활동가들과 함께 지구환경 개선, 교육문화운동, 나눔 봉사를 전개하며, 보건복지부 산하 비영리단체로 등록되어 있다. 금년 4월 천안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26차례에 걸쳐 지구시민페스티벌을 열어 지구와 자신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실생활에서 어떻게 실천할지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23,000여 명이 참여했다.

올 한해 1,000회가 넘는 교육과 친환경 운동, 봉사와 나눔을 전개한 지구시민운동연합의 김진숙 사무처장을 만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 설계를 하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지구시민운동연합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 지구시민운동은 '1달러의 깨달음' 운동에서 출발했어요. 지구와 인류를 위해 매달 1달러(한국 1천원, 일본 1백 엔, 유럽 1유로)를 내는 지구시민 1억 명을 통해 새로운 인류평화의 전환점을 형성하자는 운동이죠. 2007년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께서 제안하셨어요.

나 자신이 지구를 책임지는 주인임을 알고 실천하자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정확하게 알고, 다른 생명과 지구로까지 의식을 확장해나가는 교육과 실천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먼저, 김진숙 처장님은 지구시민운동을 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 중학교 때부터 줄곧 수학교사가 꿈이었습니다. 수학을 아주 좋아해서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고, 교실에서 이름 한 번 불리지 않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주고 꿈을 가져야 한다고 알려주는 그런 교사가 되고 싶었어요. 사범대학을 가서 막상 접한 전공은 제가 생각해왔던 것과 달라 벽에 부딪혔죠. 당시 휴학이 용납되지 않던 시절이라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도 ‘내가 앞으로 뭘 해야 하지?’라는 질문의 답을 찾아 헤맸죠. 그때 명상과 기공을 시작하면서 방향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의 건강과 의식성장을 위한 교육 분야에서 주로 일했습니다. NGO에도 관심을 갖고 활동을 했고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지구시민운동과 인연이 있었던 경험은 무엇인지

- 환경운동이나 지구시민운동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고, 생활 속에서 “이렇게 쓰레기를 많이 버려도 되나?”하는 양심의 가책을 늘 안고 사는 정도였죠. (웃음)

올해 4월부터 6월 초까지 전국 각지에서 전개된 지구시민페스티벌 모습. 환경정화 운동, 자연을 호흡하며 걷기, 강연, 친환경 체험 등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었다. [사진=코리안스피릿 자료]
올해 4월부터 6월 초까지 전국 각지에서 전개된 지구시민페스티벌 모습. 환경정화 운동, 자연을 호흡하며 걷기, 강연, 친환경 체험 등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었다. [사진=코리안스피릿 자료]

그렇다면 지구시민운동연합 활동을 하게 된 본격적인 계기는 무엇인지.

-지구시민운동의 취지에 공감하니까 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바라보고, 때로 지원하는 후원자로 오랫동안 있었어요. 우연한 기회에 사무처장 제안을 받았을 때 '제가 감히... 어떻게...'라는 마음에 고민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이만큼 지구의 혜택을 받고 무사히 살아온 것에 대한 감사함을 보답할 기회’라는 생각과 제 인생에 최선을 다해보자는 마음으로 지난 2017년 4월 사무처장직을 맡았습니다.

지구시민운동연합 활동 중 가장 보람 있거나 기뻤던 경험을 부탁드립니다.

- 지구시민운동을 함께하는 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한층 성장한 경험을 주고받을 때 가장 가슴이 벅차고 기뻤습니다. 대부분 공익단체가 그럴 거라 생각하는데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각자의 신념에 따라 일하지만, 그 신념이 모두에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편견과 장애를 넘어서야 하는데, 각 지부 사무국장님과 활동가들이 그 장애를 넘어가며 각자 인생에서 한 뼘 더 성장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고, 또 감사합니다.

올해 지구시민운동연합이 중점적으로 추진한 사업은 무엇인지.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요?

- 활동 면에서는 전년에 비해 2배 성장했습니다. 올 한해 1,120회의 교육과 봉사, 문화행사를 통해 43,891명이 생명 중심의 지구시민으로 의식이 확장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서울강북2지부는 서울시 환경상을 받았고, 광주지부의 경우 광주시와 광주천 살리기 MOU를 맺었죠. 이외에도 16곳 지자체, 기관 단체들과도 MOU를 맺고 네트워크를 형성해 청소년 교육과 시민교육 등을 활발히 전개했습니다.

전국에 지부가 있는데 올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곳이 어느 곳인지요?

- 전 지부가 모두 애를 많이 써주셨고 모두가 성장을 했습니다. 각 지부 대표님을 비롯하여 실무자, 활동가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 중에서도 광주전남지부가 지역사회를 지구시민의식으로 변화‧성장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모든 활동가가 합심하여 교육, 봉사, 후원회원 모집, 홍보까지 열심히 해주셨고, 그런 노력 덕분에 시청에서 먼저 MOU제안했습니다. 전체적인 방향을 잡고 적극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은 이동미 대표님과 광주전남의 모든 활동가, 실무자들께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시계방향으로)서울시 환경상을 수상한 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 강북2지부 강태숙 대표, 광주광역시 북구 드림스타트와 MOU체결을 하는 광주전남지부 이동미 대표, EM흙공 던지기로 지역하천 살리기를 하는 모습, 지역주민 대상 지구시민교육을 하는 모습. [사진=코리안스피릿 자료]
(시계방향으로)서울시 환경상을 수상한 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 강북2지부 강태숙 대표, 광주광역시 북구 드림스타트와 MOU체결을 하는 광주전남지부 이동미 대표, EM흙공 던지기로 지역하천 살리기를 하는 모습, 지역주민 대상 지구시민교육을 하는 모습. [사진=코리안스피릿 자료]

지구시민운동연합은 어떤 교육을 어떻게 전개하는지요?

-우리가 전개하는 교육은 기존에 친환경체험과 함께하는 지구시민교육, 그리고 2016년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제뇌교육협회 등과 함께 기획‧설계한 뇌교육 기반 세계시민교육이 있습니다. 정식명칭은 지구시민교육입니다. 캠프로 진행하는 경우와 4회 차 또는 8회 차 정기교육 또는 특강형태로 학교, 문화센터, 기업, 관공서 등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집니다.

지구시민교육의 핵심은 무엇인지요?

-전 세계적으로 많은 기관에서 세계시민교육을 하는데 그 중심이 인간에 집중되어 있다면, 지구시민교육은 생명 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가치를 알고 다른 생명과 지구까지 의식이 확장되는 체험을 통해 공감능력을 회복하는 것이 핵심이죠.

얼마 전 살아있는 거북이의 코에서 빨대를 빼내는 영상을 통해 전 세계인이 1회용품 사용의 폐해를 인식하고, ‘남의 일’이 아닌 ‘내 일’로 받아들이고 행동하게 만들었죠. ‘내 일’로 느끼는 그 감각이 공감능력입니다. ‘내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고 지금, 이곳에서부터 실천하는 것! 그것을 계속해 나가려 합니다.

지구시민운동연합 각 지부에서 하는 봉사활동, 지구시민 캠페인 등에 참여한 김진숙 사무처장. [사진=지구시민운동연합]
지구시민운동연합 각 지부에서 하는 봉사활동, 지구시민 캠페인 등에 참여한 김진숙 사무처장. [사진=지구시민운동연합]

많은 환경단체가 있는데 지구시민운동연합은 어떤 면이 다른지요?

- 보통 친환경단체의 홈페이지를 보면 사회고발과 정책비판 등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지구시민운동연합 홈페이지에는 시민과 함께 EM흙공을 던지거나 EM비누 등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모습이 많이 올라가 있어요. 물론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 기업의 잘못된 관행에 대한 지적과 개선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법으로, 그리고 처벌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못합니다.

개인의 의식이 변해야 합니다. 공감능력을 회복해서 우리 주변에서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면서 지구시민의식으로 깨어나게 하고자 하는 교육이 중점입니다.

2019년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내년에는 어떤 사업을 전개하는지 중점을 두는 부분을 부탁드립니다.

- 2019년은 지구에 대한 책임감을 자각한 1억의 지구시민을 만들기로 약속한 2020년까지 1년이 남은 시점입니다. 물리적으로 1억 명이라는 숫자는 멀리 있어 보이지만, ‘바로 지금, 이곳에서 나부터’라는 슬로건처럼 나부터 시작해서 공감대를 이루어 우리 마을이 함께하고, 그 운동이 연대가 되어 세계에서 일어난다면 1억 지구시민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마을공동체 단위로 마을환경을 바꾸고, 마을 속 이웃에 대한 공감능력을 일깨울 수 있도록 봉사와 교육활동, 캠페인을 강화해나가고자 합니다. 지구시민운동연합은 2017년과 2018년, 지역사회의 기업과 자영업 경영자, NGO 등 다양한 사업장과 지구사랑 사업장으로 네트워크 해왔습니다. 사업장과 연대해서 지역 청소년들에게 지구시민교육을 하고,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 사업장에서 아이들은 직업체험과 진로체험의 기회를 누리고, 사업주는 지구시민 후원인이었다가 청소년의 멘토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구시민운동연합의 마을공동체 사업이 흥미롭습니다.

- 지역에서 추진하는 '마을공동체'사업과 잘 맞아 떨어진다고 경남지역에서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경남에서 아직 구체적으로 추진되지 않았지만 이 방향이 지구시민운동과도 일치하기 때문에 전국에서 꾸준히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와 같은 청사진에 따라 경북 영천지회는 지난 11월 24일 청소년자원봉사단을 만들고 발대식을 했습니다. 아이들과 사업장, 지역 봉사활동을 연계해서 추진할 것입니다.

지자체에서는 좋은 인재들이 지역에 머물기를 원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직업체험, 즉 진로체험을 해야 하는데 지구시민운동연합이 그런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지역에 좋은 인재가 남아, 꿈을 가지고 지역사회를 이끄는 마을의 주인이 되고, 지구의 주인, 즉 지구경영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지구시민운동연합 김진숙 처장은
지구시민운동연합 김진숙 처장은 "지구시민이 희망입니다. 우리가 희망을 가짐으로써 지구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일 수 있습니다. 함께 하시죠."고 신념을 전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지구시민운동을 하면서 갖게 된 평소 철학이나 신념은 무엇인지. 후원자들과 일반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부탁드립니다.

- 나를 사랑하자는 것입니다. 나를 사랑할 때 남도 온전히 사랑할 수 있고, 지구도 사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뇌교육 명상을 통해 알게 된 것입니다. 진정한 공감, 진정한 존중, 진정한 사랑은 바로 내 안에서 시작하는 것이고, 내 안에서 체험할 때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더군요.

지구사랑을 실천한다는 것이 귀찮고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이 해결할 일이 아니라, 정부나 기업이 나서야 한다고 하는 의견도 있고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분명 개인이 먼저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안다고 바뀌지 않죠. 공감해야 합니다. 와 닿아야 합니다. 내가 지구에 온 이유, 대한민국에 온 이유, 이 마을에 온 이유가 와 닿는다면 아마 바로 지금 그곳에서부터 지구시민운동이 시작되리라 믿습니다.

최근 지구시민운동 제안자인 이승헌 총장의 저서 ‘대한민국에 이런 학교가 있었어?’를 읽으면서 가슴에 박힌 문구가 있습니다. “인간의 삶 위주로 세계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인간뿐 아니라 모든 생명의 공존을 위해 지구 차원에서 사고하고 선택해야 지구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제 신념을 대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지.

-‘아바타’라는 영화를 보면, 주인공 부족이 신성시하는 나무가 있습니다. 정신적 메시지를 받는 곳이었는데요. 전 세계 지구시민이 뉴질랜드 세계지구시민본부에 모여 모두의 뇌를 지구와 연결하고, 지구와 모든 생명에 대한 사랑의 에너지를 모아 기도한다면 지구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상상해봅니다.

이 일을 하면 할수록 사람이 희망이라는 생각이 강해집니다. 정말 사람이 희망입니다. 지구시민이 희망이죠. 사람이 지구의 킬링이 아닌 힐링포인트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1억 지구시민을 만드는 것이 제 꿈이고 비전입니다. 우리가 희망을 가짐으로써 지구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일 수 있습니다. 함께 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