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꽃다운 나이에 공장에 가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꾐에 속아 중국 흑룡강성 소재 위안소에서 모진 고초를 겪었던 김순옥 할머니는 해방 후에도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고 중국에 거주하다 2005년에야 여성가족부 지원으로 국적을 회복하여 고국의 품에 안겼다.

일본군'위안부' 고故 김순옥 할머니. 2005년 귀국후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거주하셨고 5일 오전 병환으로 돌아가셨다. [사진=나눔의 집 홈페이지]
일본군'위안부' 고故 김순옥 할머니. 2005년 귀국후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거주하셨고 5일 오전 병환으로 돌아가셨다. [사진=나눔의 집 홈페이지]

안타까운 삶을 사셨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김순옥 할머니가 최근 노환과 기력저하 등 건강악화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5일 오전 만 96세로 별세하셨다. 이에 여성가족부 진선미 장관은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조문하고, 여성가족부가 장례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진선미 장관은 “지난 10월 나눔의 집에 방문하여 직접 뵌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별세소식을 접하게 되어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 이제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중 생존자는 단 26분으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여성가족부는 피해자 한 분 한 분 더욱 성심껏 보살필 것”이라며 “고(故) 김순옥 할머니를 포함한 모든 피해자분들의 상처치유와 명예‧존엄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위안부할머니 무상 장례 진행해 온 천화상조에서 장례절차 맡아

한편, 김순옥 할머니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되었으며, 장지는 할머니가 생전에 머물던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이다. 장례 절차는 천화상조(대표 남상찬)에서 무상으로 진행한다.

천화상조는 한민족 고유의 생사관을 바탕으로 한 선도철학을 되살려 장례절차를 진행하는 상조회사로, 지난 2012년 1월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장례 무료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임종시 관과 수의, 입관용품, 염습 등 상례서비스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천화상조는 2012년 6월 김화선 할머니, 2013년 8월 이용녀 할머니, 2014년 6월 배춘희 할머니, 2016년 7월 유희남 할머니, 2017년 7월 김군자 할머니까지 다섯 차례 장례를 무상으로 진행한 바 있다.

천화상조 서남미 운영이사는 “아픔 속에서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으셨던 김순옥 할머니를 천화상조의 정성스런 상례로 모실 예정”이라며 “우리 할머니의 아픔이 씻겨 지기를 바란다. 이제 모든 고통을 내려놓고 하늘에서 평온하셨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