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명량대첩로 해역 수중발굴조사 보고서Ⅱ’ 표지.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11월 30일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 수중발굴조사 보고서Ⅱ’를 발간한다. [사진=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 수중발굴조사 보고서Ⅱ’ 표지.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11월 30일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 수중발굴조사 보고서Ⅱ’를 발간한다. [사진=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이귀영)는 11월 30일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 수중발굴조사 보고서Ⅱ’를 발간한다.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은 조류가 빠르게 흘러 항해가 힘든 곳으로 정유재란 당시 명량대첩이 이뤄졌던 울돌목에서 남동쪽으로 약 4km 떨어져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1년 이곳의 유물을 불법 매매하려던 도굴범 검거를 계기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세 차례의 수중발굴조사를 진행하여 다양한 종류의 유물 650여 점을 발굴하였다.

이번 보고서에 수록된 주요 유물은 도자기류와 전쟁 관련유물 등이다. 지난 1~3차 조사를 통해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 석환(石丸, 돌포탄), 노기(弩機) 등의 전쟁유물이 발견된 바 있으며, 이번 4‧5차 조사에서도 석환과 노기가 추가로 발굴되었다. 노기는 쇠뇌(시위를 걸고 방아쇠를 당겨 화살을 추진시키는 무기로서 서양의 석궁과 유사함)의 일부인 방아쇠 부분을 말한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러한 전쟁 관련 유물들이 꾸준히 확인되는 것은 임진왜란 해전 당시 사용된 무기들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으며, 앞으로 추가 조사를 통해 판옥선 등 당시 전선(戰船)의 실체도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밝혔다.

가장 많이 발굴된 유물은 고려청자로 전체 발굴유물 중 약 80%를 차지하고, 대부분은 12~13세기에 강진이나 해남 등지에서 만들어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상형(象形)청자나 청자잔과 같은 양질의 청자는 강진에서 제작된 것이며, 이 청자들을 실은 배는 강진에서 출발하여 고려 시대 조운로를 따라 개경으로 향하던 중 이곳에서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다양한 청자들은 앞으로 도자사 연구를 위한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사해역의 일부구간에서 집중적으로 출수되는 닻돌들도 주목된다. 닻돌은 나무로 만든 닻을 물속에 잘 가라앉히기 위하여 닻에 매다는 돌이다. 닻돌은 전체 조사 기간 총 50여 점이 약 200×200m의 구역에서 모두 발견되었는데, 이는 당시에 이 해역이 배들이 쉬어가는 정박지나 피항지의 역할을 했던 증거이다. 특히 지난 2차 발굴조사에서 중국식 닻돌이 확인된 점은 명량대첩로 해역이 국제교류를 위한 해상통로로도 활용되었음을 짐작하게 해준다.

명량대첩로 해역은 넓은 구역에 여러 시대의 유물이 산포(散布)하고 있는 등 연차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2016~2017년에 4‧5차 발굴조사를 진행해 330여 점의 유물을 추가로 발굴하였다. 앞서 3차에 걸친 조사내용은 2015년에 이미 보고서로 발간하였으며, 이번 보고서는 4‧5차 조사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될 보고서는 전국의 박물관, 대학도서관, 문화재 조사기관 등 관련 기관에 배포하여 널리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며,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누리집(www.seamuse.go.kr)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