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제 애벌레에서 깨어나 날개를 펼칠 준비를 하는 나비가 되었어요.” 눈웃음이 예쁘고 감수성이 뛰어난 신현서(14) 양은 자신의 변화를 문학적으로 표현했다.

빈센트 반 고흐와 클로드 모네의 그림을 좋아하는 현서는 학원이 아니라 인터넷 동영상 채널에서 그림강좌를 보며 그림을 익히고, 그것을 자신만의 힐링법으로 활용할 줄 아는 당찬 청소년이었다. “지구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도 있고 사라졌더라도 다시 복원할 수 있었으면 해요.”

뇌교육으로 뇌력을 키우는 신현서(14) 양은 자신을
뇌교육으로 뇌력을 키우는 신현서(14) 양은 자신을 "애벌레에서 깨어나 날개를 펼칠 준비를 하는 나비"라고 했다. [사진= 김민석 기자]

현서는 어릴 적 친구들과 놀 때마다 친구가 하자는 대로 양보만 하던 아이였다. 친구들은 자기주장을 하지 않고 늘 맞춰주는 현서를 착하다고 좋아했지만, 혼자 속상해서 울고 상처를 받았다. 이웃을 만나도 엄마 뒤에 숨어 인사도 제대로 못했다.

그런 현서가 밝게 웃으며 인사를 하고 친구들에게 정확하고 적절하게 표현할 줄 알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체육부장으로 반 친구들에게 브레인체조도 지도하고, 지구시민운동에 동참하자고 친구들을 설득하며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한다. 그리고 누군가 도움이 필요하면 먼저 나서서 돕는다.

변화의 계기는 뇌교육을 하면서 뇌력을 키운 덕분이라고 한다. 일곱 살 많은 언니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뇌교육을 했고, 어머니 이소영(50) 씨는 어려서부터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마음에 동생 현서를 일곱 살 때부터 뇌교육을 하게 했다. 현서는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집중력을 키워보라고 하셨어요. 처음에는 공부를 목적으로 하는 게 싫었는데 저한테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마음에 들어요. 집중력이 높아졌고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알게 되었어요. 공부하다가 지겨워지면 잠시 눈을 감고 명상을 하면서, 제 뇌에 물어보죠. ‘이제 어떻게 할 건지, 공부를 어떻게 해나갈지’ 그럼 다시 집중할 수 있죠.”라고 했다.

인성영재 신현서 양과 어머니 이소영 씨. [사진=김민석 기자]
인성영재 신현서 양과 어머니 이소영 씨. [사진=김민석 기자]

지도를 맡은 이소희(48) 선생님은 “처음 왔을 때 현서가 보기보다 자존감이 높지 않고, 항상 자신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우선하는 아이였어요. 무슨 일이 잘못되면 자기 탓을 하며 자책을 했죠. 예를 들어, 내가 이렇게 했더라면 그 친구가 힘들지 않았을텐데, 내가 다쳐서 엄마가 힘들다. 내 책임이다.’ 이렇게 결론을 짓더군요.

그래서 남들에게 영향 받은 정보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힘을 키우는 자기 성찰에 중점을 두었어요. 명상을 할 때 머릿속에 영화처럼 브레인스크린을 켜고, 현서를 떠올리고 자신이 듣고 싶은 말, 하고 싶은 말을 해주라고 했어요. ‘현서야! 괜찮아 너는 최선을 다했어. 다른 상황이었으면 너는 더 지혜로운 방법을 선택할 수 있을 거야.’라고 자신이 한 선택에 대해 잘했다고 말해주었죠. 그리고 자기 칭찬을 많이 하게 했죠.”

신현서 양은 HSP((heightened sensory perception, 고등감각인지능력)이 뛰어나다. 재작년에는 HSP국제브레인올림피아드 본선에 진출해, 한국, 일본, 중국, 미국 등 4개국 300여 명의 청소년이 참가해 뉴욕에서 열린 경기에서 브레인윈도우 부문에서 은상을 받았다.

신현서 양은 2016년 뉴욕에서 열린 HSP국제브레인올림피아드에서 한국, 일본, 중국, 미국 등 4개 국 청소년과 겨뤄 브레인 윈도우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사진=본인 제공]
신현서 양은 2016년 뉴욕에서 열린 HSP국제브레인올림피아드에서 한국, 일본, 중국, 미국 등 4개 국 청소년과 겨뤄 브레인 윈도우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사진=본인 제공]

현서에게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킨 시기는 청소년 뇌교육 최고과정에 도전했을 때였다. 12살 때 면접에서 예비단계 승인을 받고, 그 과정 중 하나인 물구나무서서 걷기를 위해 체력단련을 했다. “저는 윗몸일으키기는 200개를 하는데, 몸 전체를 원하는 대로 쓰는 게 익숙하지 않았어요. 연습하는데 잘 안 되어서 매우 힘들었어요.”

엄마 이소영 씨는 “네가 꼭 하고 싶다면 원하는 대로 해보라고 했어요. 아직 부족해보여서 실패할지 모른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실패경험이 어린 시절에는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아이는 땀을 뻘뻘 흘리고, 때론 속상해서 울기까지 하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이소영 씨는 “네가 포기해도 돼. 인생은 즐겁고 행복하려고 하는 건데 멈춰도 돼.”라고 했다. 아직 역경을 극복하는 기쁨을 알기에는 어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큰 고비가 왔다. 처음으로 현서는 힘들어서 그만 하고 싶다며 펑펑 울기도 했다. 그러나 현서는 스스로 생각한 다음 “이건 꼭 내가 해내야겠어요.”라며 다시 도전해 결국 성공했다. 현서는 “큰 산 하나를 뛰어넘은 느낌이었어요.”라며 너무나 기뻐했고 자랑스러워했다. 어렸을 때부터 당연하게 했던 뇌교육을 스스로 선택한 계기가 되었고, 이후 현서는 당당하고 멋진 리더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신현서 양이 HSP12단(물구나무서서 걷기)에 도전하는 친구를 도와주고 있다. [사진=김민석 기자]
신현서 양이 HSP12단(물구나무서서 걷기)에 도전하는 친구를 도와주고 있다. [사진=김민석 기자]

직업상담사인 이소영 씨는 “18세~69세인 사람들의 구인구직과 진로상담을 합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자신을 정확하게 보지 않고 남들과 비교만 하려는 사람들이 있어요. 자신과 대학 동기가 대기업에 입사하면, 내가 어떤 준비를 했는가와 상관없이 나도 거기를 갈 수 있는데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경우를 봅니다. 또 아르바이트를 해도 한 가지만 계속 하며 익숙하고 쉬운 일만 선택하는 청년들도 많아요.”라고 했다.

그는 “스스로를 잘 모른다는 게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대학 4년을 마치고 전공이 안 맞아서 공부를 다시해서 다른 전공을 하겠다는 청년도 있었어요. 언제 적성이 안 맞는 걸 알았냐고 하니까 1, 2학년 때 알았지만 부모님이 졸업은 해야 한다고 해서 그냥 다녔다더군요.”라고 사례를 들려주었다.

이소영 씨는 “현서는 성찰의 기회를 많이 갖고 현명했으면 좋겠어요. 지혜롭고 조화롭게 어울릴 줄 알고 감사할 줄 아는 아이로 컸으면 합니다. 지금은 화가, 수의사 등 여러 가지 꿈이 많아요. 앞으로 다가올 시대는 하나의 직업만 갖고 살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주고 싶어요.”라며 “뇌교육을 하면서 인성은 확실히 키울 수 있구나, 바르게 크겠다는 믿음이 있어요.”라고 했다.

엄마 이소영 씨가 현서의 선택을 존중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맡기게 된 데는 계기가 있었다. 현서의 언니가 중학생 때, 서로 눈만 마주쳐도 분노가 일어날 만큼 관계가 악화되었다. 서로 말을 하지 않아 뇌교육선생님을 통해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확인할 정도였다.

“사춘기가 원래 그렇다고 하더라도 너무나 심했어요. 그때 뇌교육 선생님이 부모힐링캠프를 제안했죠. 그 교육을 받을 때 ‘내 욕심이 큰 아이를 그렇게 만들었구나’라는 것을 알았어요. 첫 아이다보니 모든 걸 해주고 싶었죠. 일주일 중 6일 동안 피아노 등  조금이라도 관심 갖는 것을 다 시켰죠. 토요일에도 어린이 박물관을 갔어요. 공부가 아니니까 힘들지 않을 거라 여겼는데, 아이에게 쉴 기회를 주지 않은 거죠.

은근히 ‘엄마가 이렇게 투자하니 잘 해야 해’라는 압박을 준 겁니다. 사실 친정어머니도 ‘아이를 그만 좀 괴롭혀라!’고 하셨는데 흘려버렸어요. 그 교육에서 비로소 깨닫게 되었죠. 캠프를 갔다 와서 ‘엄마가 정말 미안해’라고 진심을 담아 이야기 했는데 아이는 쉽게 받아들이지 않더군요. 계속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면서 얼음장 같던 관계가 풀렸어요. 현서는 마음이 여려 표현을 못했는데 또다시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습니다."

신현서 양은 “저는 그림을 그리면서 사람들을 깨우고 싶어요. 요즘은 돈이 최고라고 하잖아요. 그림을 통해서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게 하고 싶어요. 그리고 동물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길에 사는 동물들을 사랑하고 아껴주는 마음을 키워주고 싶어요.”라고 했다.

신현서 양을 지도하는 청소년 두뇌코칭 전문가 이소희 선생님. [사진=김민석 기자]
신현서 양을 지도하는 청소년 두뇌코칭 전문가 이소희 선생님. [사진=김민석 기자]

인터뷰를 마치며 이소희 선생님은 청소년들에게 “현재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야. 뇌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어. 네가 아직 알지 못하고 발현하지 못했을 뿐이야. 네 자신에게 집중해”라고 격려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또한 학부모에게는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잘 알 수도 있지만, 내가 원하는 아이의 모습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하면 행복한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아이의 관점에서 바라봐 주었으면 해요. 아이를 부모의 그림 속에 사는 소유물처럼 보진 말아주었으면 합니다.”라는 이야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