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센터나 도서관, 구청 등에서 뇌교육 강연을 하면서 만난 어머니 중에는 뇌교육 지도사로 활동하는 분들이 있어요. 제가 이론적인 전문가였다면 거리감이 느껴졌을 텐데, 똑같이 아이를 키우는 주부 입장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나도 제대로 성장해서 10년 정도면 전문가가 될 수 있겠다’고 용기를 냅니다.”

아동 청소년 두뇌코칭 분야에서 16년 간 활약한 김선미(48) 씨는 “교육생들이 아이에게 ‘이렇게 해, 저렇게 해’라고 방향을 지시하는 게 아니라 ‘내가 제대로 된 부모가 되겠다, 좋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할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고 했다.

아동 청소년 뇌교육 두뇌코칭 분야에서 16년 간 활동한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김선미 씨. [사진=부산뇌교육협회]
아동 청소년 뇌교육 두뇌코칭 분야에서 16년 간 활동한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김선미 씨. [사진=부산뇌교육협회]

그는 현재 BR뇌교육 부산‧울산‧경남지역 교육국장을 맡아 인재양성과 청소년 코칭, 가족 컨설팅, 그리고 명상여행 트레이너를 하고 있다. 그가 뇌교육과 인연을 맺은 계기는 우리나라가 한창 외환위기를 맞아 IMF(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을 받던 시절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김선미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입사한 신탁회사에서 학벌과 외국어 능력 등을 이미 갖춘 동료들과 경쟁해서 살아남는 것이 중요했다. 밤늦게 회식이 끝나도 누구보다 먼저 출근해 동료들의 음료를 준비해 놓고 경제지를 읽었다. 2개의 대학을 다녔고, 외국어와 경제 전문지식을 쌓아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열심히 성과를 올리다 보니 자신을 돌아볼 시간은 없었다.

1998년 당시 회사 노동조합의 여성부장이던 그는 회사 측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계약직 제도를 수용할 수 없어 의견대립을 했다. 그러다 협상대상이던 사장도 해임되고, IMF사태 국가위기가 개인으로는 막을 수 없는 쓰나미처럼 다가왔다. 같이 노조활동을 하던 동료가 투신해서 불구가 된 것도 큰 충격이었다.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했는데, 무엇을 위해 열심히 살았나, 정의를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가? 내가 가진 신념이나 기준가치가 아무소용이 없다고 느껴졌죠. 지인의 말로는 우울증 상태가 심각해 보였다고 하더군요. 그분 소개로 뇌교육 명상과 호흡, 명상수련을 하면서 제 질문의 답을 찾아갔죠. 질문에 대한 답을 가장 빨리 찾는 법은 행동이라고 느껴져서, 주변에서 뇌교육 선생님을 권유받았을 때 시작했어요.”

(위) 지구시민청소년모임 발대식에서 강연 후 함께 한 모습. (아래) 부산컴퓨터과학고 해피스쿨 MOU체결, 부산컴퓨터과학고 교사대상 뇌교육인성 교육 모습. [사진=본인 제공]
(위) 지구시민청소년모임 발대식에서 강연 후 함께 한 모습. (아래) 부산컴퓨터과학고 해피스쿨 MOU체결, 부산컴퓨터과학고 교사대상 뇌교육인성 교육 모습. [사진=본인 제공]

2003년 뇌교육 선생님으로 새로운 삶을 설계한 그는 2012년 뇌훈련 전문가인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자격도 갖추었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에서 뇌교육학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는 박사과정 중이다. “제 자신이 뇌교육을 체험했고 뇌교육으로 시작했으니 뇌교육으로 끝장을 보자 이런 마음이죠.(웃음)”

그는 뇌교육을 접하면서 달라진 점에 대해 “살아가면서 다양한 문제가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올 때가 있죠. 전에는 문제의 핵심을 보지 못하고, 가지 끝만 잡고 동분서주하느라 바빴어요. 이제는 명상으로 뇌파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으니 감정의 물결을 잠재우고, 그 아래로 내려가서 내가 무엇에 흔들리고 있는지, 문제해결을 위해 어떤 것을 먼저 할지 순서 매김을 하면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죠.”라고 했다.

그는 혼란스럽던 IMF 당시의 자신에게 “네가 알던 세상이 전부는 아니야. 네가 알아차리지 못한 더 귀중하고 갚진 가치가 있어. 지금은 그걸 찾아서 떠날 시기가 되었지. 네 뇌 속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발견해서 행복하게 기쁨을 성취하는 느낌을 찾게 될 거야. 걱정하지 마,”라고 조언해주고 싶단다.

김선미 교육국장이 문화센터, 도서관, 구청 등에서 뇌교육 강연을 하는 모습. [사진=본인 제공]
김선미 교육국장이 문화센터, 도서관, 구청 등에서 뇌교육 강연을 하는 모습. [사진=본인 제공]

김선미 국장은 “도서관이나 구청에서 12회 차씩 뇌교육 수업을 할 때, 엄마들과 아이 교육문제를 논의하다보면 결국 ‘내가 어떻게 잘 성장할 것인가’하는 가치관 문제로 연결됩니다. 부모의 가치관이 바로 서야 아이들에게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교육생들과 하는 모임이 여럿 있죠.”라고 했다.

또한 김 국장은 저소득층대상 문화교육사업인 드림스타트 과정에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아이들이 집중력이 낮고 우울함을 느끼는데, 부모도 우울합니다. 모든 인생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해도 들어주고 함께 고민하며, 먼저 체험한 부분에 대해 조심스럽게 가이드 할 수 있다는 게 기쁘죠.”

그는 뇌교육을 접목한 명상여행 트레이닝 경험도 전했다. “보통 여행은 어디를 가고 어디를 들러서 쇼핑을 하고, 때론 안 가봤던 곳에서 낯선 삶을 경험해 보는 것이라고 하죠. 명상여행 트레이너는 조금 다릅니다. 참가자들이 나를 돌아보고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때 어떤 가치를 중심으로 할 것인지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고, 본인도 알아차리지 못한 자신을 찾고 답을 찾도록 돕죠. 많은 분들이 내가 무엇을 알고 싶고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것에 걸려있고 무엇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은지 잘 모르더군요. 무엇보다 자신이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명상여행 트레이너는 뇌가 정보를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고, 어떻게 해석해서 저장하는지 알아야 하죠.”

그는 뉴질랜드 명상여행 때 한 엄마와 아이를 인솔한 적이 있다. “서울 강남에서 성공한 가정이었죠. 아이가 굉장히 영리한데 과잉행동장애(ADHD)가 있어 산만했어요. 게다가 폭력적인 행동을 하고 상황에 맞춰 거짓말도 해서 함께 온 명상여행객들은 불편한데도 참고 있었죠.

뉴질랜드 명상여행 트레이너로서 하루루 폭포 앞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한 모습. [사진=본인 제공]
뉴질랜드 명상여행 트레이너로서 하루루 폭포 앞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한 모습. [사진=본인 제공]

엄마는 아이가 아프다는 생각,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훈육의 기준점을 갖고 있지 못했어요. 다양한 육아정보 속에 언제 혼을 낼지, 북돋우어야 할지 모른다고 했죠. 하나의 기준이 다 맞고 다른 것은 틀린 게 아니지만 기준점이 있으면 보완하고 버릴 수 있는데 그게 없는 거예요. 그래서 아이의 모습을 꾸밈없이 사실대로 피드백했어요. 이 아이의 성장 포인트가 어디 있는지, 보안점이 무엇인지, 긍정적으로 성장했을 때 모습을 그려주었어요. 그리고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할 부분을 알려주고, 엄마가 자기 가치관을 세우고 강건해야 한다고 조언했죠. 지금은 그 엄마가 뇌교육 선생님과정을 마치고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선미 국장은 뇌교육 선생님들의 상담코칭을 할 때 문제의 핵심을 찾는 과정부터 함께 한다. 그는 “가정문제, 교육문제, 시간활용, 체력 등 여러 문제들이 엉키면 엉뚱한 결론을 낼 수가 있죠. 하나씩 문제의 본질과 원인을 찾고 난 후에는 문제의 상대방을 조절해서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봅니다. 결국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나라는 것을 알죠. 문제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중 1~2개부터 시작합니다.

일반적인 교육은 지식을 전달해서 시험을 치는 교습법이라면, 뇌교육은 체험을 해서 스스로 자각할 수 있도록 돕는 교습법이란 점이 다르죠. 그런데 한번 연습으로 뇌 속에 시냅스가 형성되진 않아요. 2,000~3,000번 반복을 해야 하는데, 자각을 하면 속도가 빠르죠. 뇌 훈련은 반복된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선생님들도, 저도 끊임없이 훈련을 해가면서 아이들을 코칭하고 부모님에게도 컨설팅을 합니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김선미 국장은 앞으로의 인생설계에 대해 “제가 있는 도시가 뇌교육 도시가 되는 것 이 제 꿈입니다. 국가공인 트레이너, 뇌교육 박사 자격을 갖춘 것도 대외 강연을 열심히 하고, 뇌교육이 공교육 인성분야에 정착이 되도록 하기 위한 초석입니다. 청소년도, 성인도 뇌 속에 일어나는 정보에 끌려 다니는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뇌에 정보를 전달하는 주인이 바로 자신이라는 걸 알고 습관을 바꾸기 위한 훈련을 하도록 힘차게 뛰겠습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