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시민운동연합 경기지부 사업장이 위치한 수원시 팔달구 지동 일대. 이곳은 2주에 한 번 독거어르신들을 위한 ‘아름다운 사랑의 반찬 배달부’ 활동이 전개 된다. 지구시민운동연합이 설립된 2008년부터 10년 넘게 진행되어 왔던 이 활동으로 현재 30여 명의 독거어르신들에게 반찬이 배달된다. 또한, 유용미생물인 EM(Effective Micro-organisms)을 활용한 하천정화활동, 친환경제품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경기도민들에게 지구시민의식을 전하고 있다.

2017년 2월부터 경기지부의 살림을 맡아온 김재용(50) 사무국장은 15년 간 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치는 학원 강사로 일했다. 그러다 흉선암 판정을 받고 항암치료를 거듭하던 그는 명상수련을 통해 몸과 마음을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지구 문제에도 관심을 가졌다. 이제는 환경운동가로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지구시민운동연합 경기지부의 살림을 맡고 있는 김재용 사무국장. [사진=김경아 기자]
지구시민운동연합 경기지부의 살림을 맡고 있는 김재용 사무국장. [사진=김경아 기자]

▶ 지구시민운동연합 경기지부에서는 독거 어르신들 반찬배달 사업을 하죠?

2008년 지구시민운동연합이 설립되었을 때부터 이어져 온 활동이죠. 처음에는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에 있는 지구시민운동연합 사업장에서 1주일에 한 번 인근 주민들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했습니다. 그 이후, 이곳 지동으로 사업장을 옮기고 나서는 독거어르신들에게 반찬을 배달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혼자 지내다 보면 밥도 제대로 챙겨 드시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구성해서 고기반찬은 가급적이면 빠짐없이 나가죠. 제철나물도 꼭 대접을 합니다.

지난 7월에는 복날을 맞아 어르신들에게 삼계탕을 끓여 닭 한 마리씩 대접하기도 했죠. 혼자 살다보니 복날인줄도 모르고 계시다가 저희가 찾아가니 정말 반가워하면서 고맙다고 할 때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단순히 반찬만 배달하는 것이 아닌, 세상의 소식도 같이 배달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구시민운동연합 경기지부는 지동 일대 독거어르신들께 2주에 한 번 사랑의 반찬배달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지구시민운동연합 경기지부]

▶ 그 외에 경기지부에서 하는 활동은 어떤 것이 있나요?

지구시민 회원들과 함께 EM흙공을 활용한 하천 정화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산천과 원천천, 수원천, 안성천, 안양천, 안산천 그리고 반월호수에서 정화활동을 펼쳤죠. 유용미생물인 EM은 항산화 기능이 우수해 악취제거와 수질을 정화하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EM을 활용해서 친환경 비누나 폼 클렌징, 미스트 등 생활용품 만들기 체험도 진행합니다.
 

지구시민운동연합 경기지부는 안성천과 오산천 등지에서 하천정화활동을 진행했다. [사진=지구시민운동연합 경기지부]

또, 지구시민교육의 일환으로 친환경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강 형식으로 학교와 동사무소, 관공서 등에서 교육을 진행하죠. 앞으로는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가족 대상 지구시민교육도 진행해보려 합니다. 기업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구상 중입니다.

▶ 최근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죠.

학교 수업을 나가면 학생들이 지구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은 알아요. 하지만 무엇 때문에 나빠지는지 구체적으로 모르고 있더라고요.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일회용품이 제대로 재활용이 되지 않아 환경오염을 시키고, 그 피해는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해주면 굉장히 놀라더군요. 학교에서 이런 것을 알려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데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아쉽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분리수거는 잘하지만 ‘제대로’ 하지는 않죠. 플라스틱의 경우, 재활용률이 50%도 채 되지 않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재활용률이 90%가 넘어요. 그들은 ‘제대로’ 분리수거를 하기 때문입니다. 페트병 내부를 물로 헹구고, 겉에 있는 비닐을 벗겨낸 후 뚜껑도 따로 버리죠. 우리나라는 플라스틱을 한 군데 모아 버립니다.
 

김재용 사무국장은 "분리수거를 할 때는 제대로 해야 재활용률이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병에 색소가 들어가는 것도 재활용률이 낮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런 부분은 국가적 차원에서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CA CASH REFUND’ 또는 ‘CA CRV’라고 표시된 캔과 플라스틱 등을 사용하고, 재활용센터에 가져가면 일부 금액을 환급받을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제도는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지구시민운동에는 어떻게 뛰어들게 되었나요?

학원 강사로 15년 정도 일하면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과학을 가르쳤습니다. 그러다 2013년에 근무력증이 와서 흉선 제거수술을 하려했는데, 우연히 흉선암 3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암 제거 수술을 한 후 항암치료를 받다보니 살이 30kg 가까이 빠졌습니다. 퇴원 후에는 근육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가 없어서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는데, 그 부작용으로 체중이 40kg가 증가했어요. 불과 몇 개월 만에 일어난 변화였죠.

이후 아내가 제 몸을 관리를 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뇌교육 명상 수련을 알게 되어 권했습니다. 명상을 하면서 이전에는 나를 위해서 돈을 열심히 벌었다면, 이제는 남을 위해서 살아가는 홍익의 인생을 살고 싶어졌죠. 마침 지구시민운동연합 경기지부 대표께서 사무국장을 제안하셔서 2017년 2월부터 지구시민들과 함께하는 중입니다.

▶ 많은 분이 지구시민운동연합 경기지부 활동을 지원한다고.

우리 지부를 후원하시는 5,000여 명의 회원들이 있기에 활발하게 활동을 해왔죠.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0년 넘게 후원을 해주어 우리 사회에 지구시민의식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각 지역 봉사단의 친환경 전문 강사들도 큰 도움을 주고 있죠. 지속적으로 후원인을 연결해주기도 하고, 열정적으로 강의를 다니면서 경기도민들에게 지구시민의식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함께하는 이들이 있기에 저도 지치지 않고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것 같습니다.

▶ 지구시민운동을 하면서 본인이 변화한 점이 있다면?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주변을 되돌아보고, 지구 환경을 무엇보다 많이 생각하게 되었죠. 지구를 살리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더 많은 이들이 지구시민운동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제가 잘 이끌어가야 합니다. 어깨가 무겁죠. 그렇지만 자원봉사자들이 홍익하는 마음으로 봉사를 하는 것을 보면 힘든 점은 잊게 됩니다.

김재용 사무국장은 "지구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이 있기에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 경기지부의 중장기 계획과 김재용 국장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각 시별로 지회를 설립하고 자체적으로 지구시민운동을 전개해 나갈 수 있도록 만들 계획입니다. 현재 지회가 설립된 과천, 안양, 안산을 토대로 다른 시에도 하루빨리 지회를 세워 더욱 활성화 시키고자 합니다.

제 꿈은 사람들이 ‘지구시민운동연합’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고 있는 단체라는 인식이 들게 하는 것입니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지구를 위해 그 누구보다 앞장서는 이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제가 더욱 열심히 움직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