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생명의 진화로 형성된 생명이 넘치는 지구 시스템에 이상 징후가 발생하고 있다. 하늘이 뿌옇게 흐려지고 생명 활동을 위해 숨을 쉬는 것도, 물을 마시는 것도 자유롭지 못하다. 땅에서 자란 식물과 물속에 사는 물고기도 마음 놓고 먹기가 꺼려진다. 지구 환경에 우리 인류의 생존에 심대한 위기가 닥친 것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 호에서 멸종위기에 놓인 생물의 종이 급증한다는 내용과 함께 지구에 제6의 멸종 위기를 논하고 있다. 현재 지구환경에 최적화된 지구 생명체가 지속 가능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위기의 지구를 진단해 보며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보자.

고병진 교사
고병진 교사

지구 환경의 위기는 크게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의 두 가지로 표현된다. 환경오염은 생명 활동을 위한 지구 시스템의 기본 요소인 대기오염, 수질오염, 토양오염 그리고 해양오염과 우주 쓰레기 문제이다. 기후변화는 지구 시스템의 복사에너지 평형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지구온난화와 사막화, 황사, 엘니뇨와 라니냐 등이다. 환경오염과 기후 변화의 인위적인 측면은 일맥상통하며 근본 원인은 인간의 경제성장을 위한 활동과 인구 증가에 기인한다. 자본을 바탕으로 인간의 욕망 충족과 물질적 풍요를 위한 대량 생산과 화석 연료의 과다 소비, 대도시 인구 집중과 육류 소비량의 증가 등이 지구 전 영역의 환경오염과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로 지구 생명체의 생존을 위협한다.

우리가 사는 지구 시스템은 하나의 생명체와 같다. 지구 시스템의 모든 구성요소는 서로 연결되어 한 영역의 변화는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대기오염이 미치는 영향을 한 번 살펴보자. 자동차의 배기가스와 난방에서 나오는 배출 가스에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일산화탄소가 주를 이룬다. 이 배기가스의 일부는 미세먼지이기도 하다.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은 대기 중에서 수증기와 결합하여 구름이 되고 비로 내리면 산성비가 되고, 산성비는 수질오염과 토양의 산성화와 토양오염으로 연결된다. 미세먼지 속의 중금속은 물과 토양으로 들어가게 되고 물고기와 식물의 몸을 거치는 과정에 농축되어 결국 우리 몸으로 들어오게 된다. 인간 활동에 의한 공기의 오염이 물과 토양의 오염을 거쳐 생명체를 거쳐 결국 인간에게 되돌아오는 것이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세계 시민의 92%가 건강하지 못한 공기로 숨을 쉬고 있으며, 매년 세계적으로 700만 명 이상의 소중한 생명이 대기오염으로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세먼지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2016년 기준 12,000명에서 13,000명 정도로 추정한다.

지구의 에너지 시스템은 지구가 흡수하는 태양 복사에너지와 방출하는 지구 복사에너지가 같은데 이를 복사평형이라 한다. 지구가 복사평형일 때는 지구의 평균온도가 매년 거의 일정하게 유지된다. 위도별 에너지 분포는 저위도 지방은 방출량보다 흡수량이 많아 에너지 과잉상태가 된다. 고위도 지방은 방출량이 흡수량보다 많아 에너지 부족 상태가 된다. 지구는 저위도의 남는 에너지를 대기와 해수의 운동을 통해 고위도로 이동하여 전체적으로 복사 평형을 유지하게 한다. 이를 통해 지구의 모든 지역이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게 된다.

한편 대기는 대기 중의 온실기체인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를 통해 우주로 방출되는 지구 복사에너지의 일부를 흡수하여 기온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데 이를 온실효과라 한다. 온실효과에 의해 지구의 평균온도를 높이고 낮과 밤의 일교차를 줄여 생물체가 살기에 적당한 공간을 유지하게 된다. 최근 100년 간 지구 평균기온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산업화에 의한 화석연료의 연소와 산림 훼손의 증가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등 온실기체를 증가하여 지구 대기의 온도가 점차 상승하는 지구 온난화를 유발한다.

지구 온난화는 단순한 기온의 상승에 그치지 않고 해수의 열팽창과 대륙 빙하의 해빙에 의한 해수면의 상승을 일으키며 지구 시스템 전체의 변화로 이어진다. 낮은 해안지역의 침수, 증발량과 강수량의 증가로 인한 홍수와 사막화의 증가, 위도별 식생의 변화와 멸종위기종의 증가, 엘니뇨현상과 이에 따른 기상이변 현상의 변동 폭과 강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환경오염과 지구 기온 상승은 인위적인 인간 활동에 의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앞으로 지구 생태계와 인류의 생활에 큰 위기가 닥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근본적이고 구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관심과 노력은 아직 미약하다. 인간의 활동이 문제를 만들고 키웠다면 그 해결에 대한 답도 인간에게 있을 것이다. 맑고 순수한 미래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말하고 있다. “지구가 아파요”.

*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