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 후 몸이 한창 나른할 시간인 오후 2시. 서울 상계주공3단지 경로당에서는 지난 6월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서울국학기공협회가 주최하는 ‘국학기공 120세 교실’이 열린다. 김희경(57) 국학기공강사와 오선미(48) 국학기공강사가 수련지도를 하는 곳으로, 어르신들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이날은 30여 명의 어르신들이 참석한 가운데 본격적인 수련에 들어가기 전, 흥겨운 음악에 몸을 맡기며 춤추는 시간을 가졌다. 제법 넓게 느껴졌던 공간이 수많은 어르신들로 붐비자 좁게 느껴졌다. 이후 김희경 강사의 지도에 따라 어깨부터 시작해 양팔과 손, 겨드랑이 등을 두드려주며 몸에 감각을 깨웠다. 김 강사는 어르신들에게 “동작을 하면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기운을 충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며 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 상계주공3단지 경로당 어르신들이 양 손바닥을 맞댄채로 팔을 올리며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 상계주공3단지 경로당 어르신들이 양 손바닥을 맞댄채로 팔을 올리며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뒤이어 각자 돌아가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구령을 부르며, 아랫배를 북처럼 두드리는 단전치기를 통해 체온을 올렸다. 동작 하나를 마친 후에는 김 강사는 꼭 어르신들에게 손발을 툭툭 털어주라고 한다. 잠시 숨을 돌리고 몸 안에 있는 정체된 기운을 털어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는 수시로 ‘손발 툭툭~’이라고 말하며 수련지도를 했다.

이후 어르신들은 자리에 앉아 발끝치기를 통해 하체의 혈액순환을 촉진시켜주는 체조를 했다. 그리고 양 발바닥을 맞댄 채로 무릎을 위아래로 펄럭거리며 고관절을 풀어주었다. 어르신들은 체조를 하면서 ‘나비야’ 노래를 부르며 흥겹게 체조를 했다. 김 강사가 지도를 하면서 어르신들에게 “예전보다 훨씬 젊어지신 것 같아요~”라고 말하자 “운동해서 그렇지~”라는 호응이 돌아오기도 했다.
 

어르신들이 하체순환을 위해 발끝치기를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어르신들이 하체순환을 위해 발끝치기를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김 강사는 “힘은 내가 쓰는 만큼 들어와요. 하지만 무리를 하지는 마세요. 편안하게 하셔야 합니다.”라고 강조하며 수업을 이끌어나갔다. 보조강사인 오선미 강사도 어르신들이 바른 자세로 수련을 할 수 있도록 교정을 해주었다.
 

김희경 강사가 수업 교재인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 책에 담긴 메시지를 어르신들께 읽어주면서 건강철학을 전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김희경 강사가 수업 교재인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 책에 담긴 메시지를 어르신들께 읽어주면서 건강철학을 전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김연숙(84) 회원은 “허리 협착이 있어 수술을 할 생각이었는데, 경로당에서 운동을 하다 보니 수술 계획을 접었다. 걷는 것도 잘 걷고, 예전에 비해서 몸이 많이 좋아졌다고 느껴진다. 이렇게 꾸준히 국학기공을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 상계주공3단지 경로당 국학기공 동호회원들. (왼쪽부터 김연숙 회원, 이영주 회원, 홍옥주 회원).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 상계주공3단지 경로당 국학기공 동호회원들. (왼쪽부터 김연숙 회원, 이영주 회원, 홍옥주 회원). [사진=김경아 기자]

이영주(80) 회원은 “혈액순환이 잘 안 되서 손끝과 발끝이 차고 찌릿찌릿 할 때가 많았는데, 국학기공을 하면서 많이 개선되었다. 그동안 많은 운동을 해봤지만 국학기공 만큼 효과를 본 것은 없었다. 수련을 한 날에는 잠도 훨씬 잘 오고 심신이 편안하다. 1주일에 한 번밖에 안한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홍옥주(78) 회원 역시 국학기공 수련을 1주일에 한 번만 하는 것이 아쉽다고 한다. 그는 “1주일에 3번 정도 했으면 좋겠다. 이곳에 있는 많은 분들이 국학기공 수련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꾸준히 국학기공을 하니 건강해지고 몸도 마음도 젊어지는 기분이다. 그 덕분에 120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 강사인 김희경 강사는 이곳에서 지난 1월부터 국학기공 수련지도를 해왔고, 6월부터 건강철학을 더해 120세 교실을 운영해오고 있다. 처음에는 어르신들의 반응이 시큰둥했지만, 김 강사가 꾸준히 수련지도를 하면서 어르신들도 자신의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서울 상계주공3단지 경로당에서 120세 교실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김희경 강사(왼쪽)와 오선미 보조강사.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 상계주공3단지 경로당에서 120세 교실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김희경 강사(왼쪽)와 오선미 보조강사. [사진=김경아 기자]

“어르신들의 건강을 책임지겠다는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서 수련지도를 했더니 이제는 경로당에 오기 10분 전부터 미리 준비를 하고 계신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수련지도를 하다 보니 피곤하기도 하지만 수련지도를 하면서 나도 덩달아 건강해졌다. 봉사활동으로 진행해 왔지만, 내가 베푸는 만큼 더욱 나에게 크게 돌아온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