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데 어르신들이 많이 나오실까?’ 이런 생각을 하며 11월 7일 아침 6시 서울 광진구 능동에 있는 서울어린이대공원으로 출발했다. 어린이대공원 안 ‘새싹마루’ 육각정에서 일요일 공휴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6시30분부터 무료로 국학기공 수련장이 열린다. 육각정 앞으로 가니 수십 명이 나와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직 어두워 얼굴을 알아 볼 수 없다. 박지연(58) 국학기공강사와 용환열(79) 회장이 반갑게 맞아준다. 이곳에는 70~80대가 대부분이고 박지연 국학강사가 제일 젊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육각정에서 어르신들이 국학기공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자]
서울어린이대공원 육각정에서 어르신들이 국학기공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비가 와 정자에 올라 국학기공을 시작했다. 다 함께 힘차게 구령을 하며 단전치기로 먼저 몸을 깨운다. 구령소리가 울려 퍼지고 어둠이 가시기 시작한다. 비가 더 내리지 않아 뜰로 내려와 대형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기공을 한다. 말하지 않아도 앞뒤 좌우로 줄을 맞춰 선다. 헤아려 보니 39명이다.

박지연 국학기공강사는 고관절 풀어주기를 하고 허리운동을 다양하게 지도한다. 어르신들이 금세 따라한다. 6시50분 몸 풀기를 끝내고 음악에 맞춰 ‘장생기공’을 한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 본 듯 기공 동작이 척척 맞는다. 평상시 연마하여 광진구 국학기공대회, 서울시생활체육국학기공대회 등에 참가한다. “처음 온 분들이 대회에 나가면 국학기공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 국학기공을 신뢰하게 된다.” 지도가 끝나고 박지연 강사가 말했다.

어르신들은 국학기공을 하면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좋다고 말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어르신들은 국학기공을 하면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좋다고 말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장생기공을 한 후 무릎 돌리기 운동으로 무릎을 풀고 호흡을 정리한 다음 이번에는 온 몸을 가볍게 두드리는 전신 조타를 한다. 전신 조타가 끝나고 와! 하는 함성을 지르며 가슴을 두드리면 후하고 내쉰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전신운동을 매일 하니 건강해지는 건 당연할 것이다. 7시가 넘어가자 완전히 밝아졌다.

어르신들은 아침에 국학기공을 하고 가면 하루가 행복하다고 말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어르신들은 아침에 국학기공을 하고 가면 하루가 행복하다고 말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박지연 강사가 묻는다. “시원합니까?” “네, 시원합니다.” 일제히 대답한다. “시원하게 웃을 게요.” “하하하” “하하하” “좋습니다. 한 번 더할 게요.” “하하하” 일제히 웃으며 “아이구, 시원하다”고 외친다. 기공을 하는 동안 한두 명씩 합류하여 이날 아침 41명이 기공을 했다. 아침 기공 수련이 끝나면 함께 식사를 한다.

이곳에서 국학기공을 한 지 14년이 됐다는 용환열 회장은 “정신건강에 좋고 신체건강에 좋다. 몸이 가벼워 하는 일마다 성공하게 된다.”고 자랑했다.

어린이대공원 안 ‘새싹마루’ 육각정에서 일요일 공휴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6시30분부터 무료로 국학기공 수련장이 열린다. [사진=김경아 기자]
어린이대공원 안 ‘새싹마루’ 육각정에서 일요일 공휴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6시30분부터 무료로 국학기공 수련장이 열린다. [사진=김경아 기자]

 

음악을 하는 김고흥(70)씨는 “국학기공은 단전호흡을 통해 기를 온 몸에 돌리고 동작을 통해서 근육과 뼈를 강화하는데,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서 하니 재미도 있고 건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곳은 주위 환경도 좋다.”고 말했다.

문화해설사로 활동하는 이숙자(76)씨는 이곳에서 15년간 국학기공을 해 왔다. “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 좋다. 여기 나온 사람은 배 나온 사람 한 명도 없다. 아침에 하니까 다른 일을 하는데 지장을 주지 않는다. 여기 나와서 운동을 하고 같이 밥 먹고 하니까 좋다. 15년간 하니 모두 동기간 같고 안 나오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서울어린이대공원 육각정에서 국학기공을 하는 용환열, 김고흥, 서춘자, 이숙자 어르신. [사진=김경아 기자]
(왼쪽부터 시계방향)서울어린이대공원 육각정에서 국학기공을 하는 용환열, 김고흥, 서춘자, 이숙자 어르신. [사진=김경아 기자]

이곳에서 10년 넘게 국학기공을 한 서춘자(86)어르신은 “친구 따라 왔다가 국학기공을 해보니 너무 좋아 지금까지 하게 됐다. 건강에 너무 좋다. 허리가 굽었는데, 국학기공을 하면서 허리가 펴졌다.”고 했다. 어르신들마다 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육각정 공원수련장은 공원 안에 있어 공기가 맑고 나무가 우거져 경치가 좋다. 주변에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어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마음껏 소리를 질러도 소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비가 오면 정자에 올라가서 하면 되니 공원수련장으로 최고라고 어르신들은 입을 모았다.

박지연 국학기공강사는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육각정에서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새벽 국학기공을 지도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박지연 국학기공강사는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육각정에서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새벽 국학기공을 지도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박지연 강사는 육각정 공원수련장에서 지도한 지 3년이 되었다. 국학기공을 한 지는 10년이 되었다. 개인 사업을 하는 박지연 강사는 국학기공으로 하루를 여는 것이 너무 좋고 행복하다.

“공원에 왔다가 우연히 국학기공을 하는 것을 보고 참여했다가 강사교육을 받고 강사가 되었다. 이곳에서는 2월부터 12월까지 지도한다. 아침에 여기 나오지 않으면 시작이 뭔가 잘 못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르신들이 행복해하여 좋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