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부터 근‧현대까지 나라 안팎에서 한국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이루는 문학 자료를 총망라하여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며 전시 및 교육 체험기능을 수행할 국립한국문학관의 건립부지가 확정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는 8일 국립한국문학관 건립부지로 서울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2022년 말 개관을 목표로 추진하는 국립한국문학관 건립과 관련해 큰 난제를 해결하고 본격적인 건립과정에 착수한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문학계의 숙의를 통해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부지 선정이 마무리된 만큼, 이제 본격적으로 국립한국문학관의건립을 시작할 것”이라며 “설립추진위원회는 물론 문학계 안팎의 다양한고 전문적인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해 국립한국문학관이 명실상부하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학 진흥의 핵심기반 시설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올해 5월 문학‧도시설계‧건축‧시민단체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한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이하 설립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설립추진위원회 산하에는 건립운영소위원회와 자료구축소위원회 2개의 실무소위원회를 두었다.

부지선정과 관련하여 지자체에서 공모에 응한 24개 부지와 국유지 2곳 등 26곳을 대표성과 상징성, 확장성, 접근성, 국제교류가능성, 상생‧평화지향성 등 6대 기준에 따라 심사했다. 은평구는 접근성과 확장성, 국제교류가능성 등 평가에서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고 다수의 문학인과 국민이 접근하기 좋은 위치라는 점 등이 반영되었다.

특히 은평구청은 “은평구가 현대사의 주요 문학인과 언론인들이 거주했던 곳”이라고 밝혔다. 또한 은평구에는 한국고전번역원과 서울기록원, 은평한옥마을과 진관사, 사미나미술관 등이 자리잡고 있고, 2021년 통일박물관과 고故 이호철 작가를 기념하는 문학관이 설립될 예정이다. 은평구청은 국립한국문학관 개관과 연계해 문학관 부지 아래 예술인마을을 조성할 예정이며 2025년까지 문학관 진입로 사거리에 전철 신분당선을 연장, 기자촌 역을 설치해 그 지하공간을 청소년을 위한 문화기반 광장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연면적 14,000제곱미터 내외의 부지에 수장고 및 보존‧복원 시설과 전시시설, 교육 및 연구시설, 열람시설, 공연장 등을 구성하며 2022년까지 608억 원을 투입한다. 올해 12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청사진을 담은 건립 기본계획과 설계를 마치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공사를 진행한다.

국립한국문학관이 서울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 부지에 2022년 말 개관을 목표로 본격적인 설립에 들어갔다. 국립한국문학관에 고故 하동호 교수가 기증한 작품들. (위)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초판본 (아래 왼쪽부터) 국내 유일한 '탁류' 초판본, '탑' 초판본.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립한국문학관이 서울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 부지에 2022년 말 개관을 목표로 본격적인 설립에 들어갔다. 국립한국문학관에 고故 하동호 교수가 기증한 작품들. (위)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초판본 (아래 왼쪽부터) 국내 유일한 '탁류' 초판본, '탑' 초판본. [사진=문화체육관광부]

문체부와 설립추진위원회는 문학관 콘텐츠 구축을 위한 자료 수집 등 활동도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다. 자료구축소위원회는 고전부터 현대까지 발행된 한국문학 자료를 발행연도와 분야에 제한 없이 도서‧유물부터 디지털 자료까지 수집하는 것을 원칙으로, 기증과 공모 구입 등 구체적인 수집 계획을 세워 자료의 체계적 보존‧복원을 위한 유관 기관 현장 답사도 진행했다.

지난 8월 서지학의 권위자이자 국내 대표 문학자료 소장가로 알려진 고故 하동호 교수의 도서 33,000여 점과 유물 100여 점을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았다. 기증 자료 중에는 국내에서 유일한 채만식의 ‘탁류’ 초판본을 비롯해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초판본, 한설야의 ‘탑’ 초판본 등 이 포함되어 가치가 높다.

문체부는 이후 국립한국문학관을 대표할 수 있는 콘텐츠 구축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다. 원로 문인과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한 기증운동을 펼치고, 11월 1일부터 시작된 자료 공모 구입과 함께 경매 구입, 기탁, 유관기관과의 자료 공유 등 수집경로도 다양화 한다. 또한 수집된 자료는 원문 디지털화 과정을 거쳐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누구나 쉽게 자료를 감상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