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인성영재학교를 설립하여 교육 실험을 한 지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벤자민학교를 통해서 실험한 새로운 대안 교육과 청소년의 성장모델을 담아 ‘대한민국에 이런 학교가 있었어?’라는 책을 출간했다. 나는 벤자민학교가 우리나라 학교 체제에서 특수한 교육실험의 하나로 분류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벤자민학교를 특별한 사례로 꼽기보다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학교가 인성영재 프로그램을 도입해 본격적으로 교육혁신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한 나라의 교육목표와 교육제도에는 그 사회가 축적한 역량과 나아가려는 방향이 반영되게 마련이다. 사람을 중시하고 가치를 지향하는 사회가 선택하는 교육과 자본경쟁이 최고 우위를 차지하는 사회의 교육은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홍익정신을 교육이념으로 명문화해 놓았지만, 교육정책과 교육과정 속에서 홍익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벤자민학교 이름에 쓰인 ‘인성영재’는 홍익정신을 실천하는 사람, 즉 홍익인간과 다를 바 없는 표현이다. 홍익의 가치를 바탕으로 뇌교육을 만들었고, 뇌교육으로 인성과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모델로서 벤자민학교를 세웠다. 인성영재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공교육에서도 벤자민학교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인성을 주제로 열린 ‘뇌활용 행복학교 경영을 위한 학교장 역량 강화 연수’에는 전국의 각 급 학교에서 260여 명의 학교장이 참석해 인성과 창의성 중심의 새 교육모델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벤자민학교 개교 첫해의 입학생은 27명이었다. 내딛는 모든 걸음이 첫걸음이었던 이 아이들은 용기 있게 한발 한발 나아가며 끝까지 서로의 손을 놓지 않고 27명 모두 명예로운 1기 졸업생이 되었다. 1기 졸업식과 2기 입학식은 같은 날 같은 한 장소에서 열렸다. 이 날 27명의 졸업생에게 축하 박수를 보낸 2기 신입생은 479명이었다.

벤자민학교를 선택한 아이들은 자란 환경과 현재 상황, 입학 동기 등이 다 제각각이다. 이 아이들이 저마다의 속도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은 이를 지켜보는 부모와 교사의 마음을 더없이 흐뭇하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소중한 희망을 선사한다. 아이들은 언제든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어른들이 욕심 때문에 조바심을 내며 아이들 손을 잡아끌거나 등을 떠밀면 처음에는 빨리 가는 듯 하다 가도 끝내 넘어지기 십상이다. 교육에서 부모와 학교와 사회가 해야 하는 최선의 역할은 아이들이 스스로 재능을 찾고 열정을 깨울 수 있도록 지지하며 기다려 주는 것이다.

아이들의 가슴에 품은 꿈은 우리 사회를 미래로 이끄는 원동력이다. 다음 세대 아이들의 꿈을 키우지 못하면 사회는 시대의 변화를 타고 갈 동력을 얻지 못해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과중한 경쟁에 내몰려 좌절을 반복하며 아이들은 활기를 잃고, 부모는 불안에, 교사는 무력감에 빠진 현실을 방치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사람이 미래다’ 하면서 사람 살리는 교육을 하지 않는다면 미래에 대한 희망은 망상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아이들이 꿈을 찾도록 학교와 사회가 환경을 만들어주고,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교육의 중심을 지식교육에서 인성교육으로 전환함으로써 가능하다. 인성교육으로 아이들의 창의성을 열어놓으면 비록 변화의 방향을 가늠하기 힘든 미래라 할지라도 위기보다는 새로운 가능성 쪽으로 나아갈 수 있다.

스스로 재능과 열정을 깨우며 성장한 인성영재들이 창의적으로 꿈을 펼치는 교육. 이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가 희망하는 밝은 미래에 이르는 길이다. 인성영재가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