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생명체가 사는 유일한 행성으로 알려진 지구. 지구의 어떤 요소와 장치가 수많은 생명체와 지적 생명체인 인류가 살아갈 수 있도록 작동하는 것일까. 최근 고등학교 통합과학 교과서에는 생명체를 위한 최적의 환경으로서 지구의 특징을 시스템 관점에서 이해하고 지구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하게 수록되어 학생들은 이를 배운다. 시스템이란 어떤 과업의 수행이나 목적 달성을 위한 여러 구성 요소의 집합과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지속 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지구 시스템 이론으로 지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눈을 떠보자.

고병진 교사
고병진 교사

지구는 태양계 안에 존재하는 구성 요소이자 생명체를 포함하는 하나의 시스템이다. 생명체가 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는 산소를 포함한 적절한 두께의 공기와 액체 상태의 물 그리고 필요한 원소가 포함된 암석으로 이루어진 땅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적절한 거리에서 오랜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태양이다. 또한 지구를 돌고 있는 하나뿐인 위성인 달도 포함된다. 지구시스템은 지구 영역인 기권, 수권, 지권, 생물권의 네 가지 내권의 요소와 태양과 달 등 지구 밖 영역인 외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권의 각 영역 간에는 지구시스템의 에너지원인 태양에너지, 지구내부에너지, 조력에너지에 의해 끊임없이 상호 작용을 하며, 지구 전체적으로는 에너지의 흐름과 물질의 순환이 일어난다. 이러한 지구시스템의 상호작용으로 다양한 기상 변화와 온갖 모양의 지형 변화 그리고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갈 환경의 제공과 생명 활동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지구시스템에서 생물권의 탄생은 약 46억 년 전 원시 지구 탄생 이후 지구 환경의 진화과정 중 원시 바다의 형성에 기인한다. 원시지구의 바다는 태양에너지를 저장할 뿐 아니라 자외선과 같은 강한 에너지를 막아주며 생명 탄생의 산파 역할을 하였다. 원시 바다에서 최초의 원시 생명체가 탄생하였고 이어 광합성 생물이 출현하면서 산소를 대기 중에 공급하게 된다. 대기 중의 산소는 오존층을 형성하여 자외선을 차단해 줌으로써 육지에도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게 되었다. 지구 생명체는 끊임없는 지구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며 성장하다 급격한 변화에 때로는 멸종하거나 생존을 위한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였다. 이와 같은 약 40억 년의 생명 역사 속에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가는 풍요롭고 아름다운 지구가 되었고, 우리 인류가 출현하여 함께 살게 되었다.

현재를 살아가는 지구상의 대부분의 생명체는 현재의 지구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다. 생명체의 생존에 가장 민감한 요소는 에너지이며, 곧 온도로 표현된다.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이 생명체의 생존과 번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현재의 지구 시스템은 물질과 에너지의 평형상태를 전제로 환경 변화를 다루고 있다. 지구 시스템은 전체적인 에너지의 평형을 해결하기 위해 대기 대순환과 해수의 순환을 통해 저위도에서 고위도로 에너지를 이동하여 복사에너지 평형을 이룬다. 태풍이 발생하는 이유도 저위도 해상의 수온이 높으면 과잉 에너지를 고위도로 보내어 에너지 균형을 위한 긴급 상황의 처리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지구의 에너지 평형이 지구촌 곳곳의 연평균 기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게 하여 다양한 생명체가 다양한 장소에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지구 시스템의 형성과 지구 생명체 진화의 목적은 무엇일까? 지구 시스템 형성과정의 최종 산물은 생명체인 생물권의 탄생이었다. 기나긴 지구와 생명체의 역사 속에서 진화하여 자연을 이해하고 그 자연의 속성을 파악하여 스스로 환경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존재인 지적 생명체 인류. 지구시스템의 관점에서 인류는 시스템 속의 뇌와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인류가 지구시스템 속의 뇌세포 집단이라고 가정하면 우리 인류는 지구를 위해 어떻게 살아가며, 무엇을 해야 할까.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의 이치를 탐구하며 발전한 통합적이고 거시적인 과학의 눈인 시스템과학을 통해 우리 지구의 미래와 인류의 미래를 통찰해 보는 시간을 갖기를 제안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