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없을 때는 행복이 많이 없었는데, 선생님이 오신 후로는 행복이 많아졌어요. 다 선생님 덕이에요. 5학년 때도 보고 싶어요.” 초등학교 4학년 아이의 서툰 감사편지이다.

지난 주 경기남부 3뇌교육협회 강문정(47) 사무처장이 초등학교 4학년 학생 대상 5차시 뇌교육 수업을 마치고 나오면서 이 편지를 받았다. 수업을 진행하며 어려움도 많지만 끝나고 몰려나와 “선생님 또 언제 오시냐?”며 채근하는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면 힘든 기억이 사라진다고.

청소년 인성교육에 전념하는 경기남부3뇌교육협회 강문정 사무처장. [사진=본인 제공]
청소년 인성교육에 전념하는 경기남부3뇌교육협회 강문정 사무처장. [사진=본인 제공]

“꿈이 없는 아이들을 꿈꾸게 하고, 자신감을 높이고 자신의 존재 자체만으로 소중하다는 인식을 깨워주는 일은 매 순간이 감동”이라는 강문정 처장을 만났다.

청소년 교육에는 언제부터 관심이 있었는지.

- 늘 관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대학졸업 논문도 소위 문제아라고 불리는 아이들 대상 상담해결에 관한 학교사회사업이었고, 사회복지사로 일할 때도 청소년 상담에 관심이 많았어요. 제 청소년기에도 진로나 친구관계, ‘왕따’ 문제, 이성문제 등 고민이 많지만 혼자 해결하기도 쉽지 않고 부모나 교사에게 의논하기는 더 어려웠어요. 친구와도 대화는 가능해도 해결은 안 되죠. 이런 상담을 하고 싶었어요.

뇌교육과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요?

- 1996년 경 복지관에서 단전호흡반 명상수련을 무료로 지도받으며 좋았던 기억이 있었어요. 2007년 몸이 아프니 생각나더라고요. 뇌교육 명상을 접하면서 인연이 되었고, 2008년에 전문교육을 받고 뇌교육협회 강사활동을 했어요.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자격도 갖추었죠.

경기남부3뇌교육협회에서 그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한 사업은 무엇인지.

- 작년에는 총 35개의 학교와 기관에서 58개의 프로그램으로, 6,008명에게 뇌교육을 전했고, 올해 7월까지는 18개의 학교와 기관에 24개 프로그램으로 3,605명에게 뇌교육 수업을 진행했어요. 뇌교육 인성캠프, 진로캠프, 가족힐링 캠프, 학습코칭 캠프 등 프로그램이 다양합니다. 과천, 안양지역을 담당하는 경기남부 1뇌교육협회와 장애인권 교육도 전개했고요.

공교육 수업은 어떻게 해나가고 있는지.

- 경기뇌교육협회의 정옥랑 부회장님은 교사와 부모 교육 쪽을 전담하고, 저와 강사들은 학교 수업을 중심으로 합니다. 2013년까지 재능기부 수업을 많이 했더니 연결되는 학교가 많습니다. 한 학교에서 뇌교육 수업을 하면 그 과정에 감동한 선생님이 전근을 가서 다시 요청하곤 해서 점차 늘어났습니다.

공교육에서 진행하는 뇌교육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 [사진=경기뇌교육협회 제공]
공교육에서 진행하는 뇌교육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 [사진=경기뇌교육협회 제공]

청소년 교육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네요.

- 감정조절과 자기조절이 안 되는 아이들과 수업을 할 때가 있어요. 자리에 앉아있지 못하거나 계속 징징대며 자기 이야기만 하는 아이도 있고, 분무기로 물벼락을 쏟는 아이도 있죠. 힘든 아이일수록 수업 전이나 후에 그 아이에게 다가가 어제보다 나은 점을 칭찬하고 약속을 해요. ‘내일은 조금만 더 집중해 볼까?’하며 둘만의 약속을 하고 수업 때는 계속 아이에게 눈빛을 보내면 아이들이 호응을 해줍니다. 잘 해냈다고 뿌듯할 때도 있지만, 이렇게 해줄 걸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한번은 소년원을 출감하고 직업훈련을 받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청소년을 대상으로 뇌교육 수업을 한 적이 있어요. 아이들은 ‘이미 자기 인생에 빨간 줄이 그어졌다’며 자신의 미래에 대한 기대나 희망이 없었고 수업을 해도 잘 변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예정에 없지만 뇌파측정기 스마트브레인으로 한 명 한 명씩 뇌파를 촬영하고 개별 상담을 했어요. 모여 있을 때는 드러나지 않던 것이 보였죠. 개인적인 고민을 이야기 나눴고, 뇌파측정을 통해 자신만의 장점을 찾아주었죠. 끈기와 인내심이 있는 아이에게 ‘너를 포기하지만 않으면 원하는 것을 해 낼 수 있다.’고 격려했는데 아이들이 많이 밝아졌어요.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지.

- 상업고등학교에서 해피인성캠프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일반고등학교 진학을 못했다는 패배의식과 무기력에 빠진 아이들이 많았어요. 진로와 꿈에 관한 프로그램 수업을 했는데 끝나고 한 학생이 “꿈이 없고 잘하는 것도 없어서 자신감이 없었어요. 그런데 나 자체만으로도 소중하고 제게 가능성이 많다는 걸 알았어요. 제 꿈을 이뤄서 선생님을 꼭 찾아뵐게요.”라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초등학생들이 각자 색이 다른 포스트잇에 각자 편지를 써주어 받은 적도 있었죠.

앞으로 경기남부3뇌교육협회에서 추진하려는 중장기 계획은 무엇인지.

- 그동안 개별 학교에 뇌교육 수업을 제안했었는데, 앞으로 교육청에 제안서를 제출해 보다 넓은 지역에 뇌교육을 알리려 합니다. 이번에 엘살바도르에서 뇌교육을 통해 학생, 학교는 물론 가정과 지역사회, 한 나라의 교육을 변화시킨 사례들이 도착해서 그 사례를 함께 포함하려 합니다.

강문정 사무처장은 “꿈이 없는 아이들을 꿈꾸게 하고, 자신감을 높이고 자신의 존재 자체만으로 소중하다는 인식을 깨워주는 일이 매 순간 감동
강문정 사무처장은 “꿈이 없는 아이들을 꿈꾸게 하고, 자신감을 높이고 자신의 존재 자체만으로 소중하다는 인식을 깨워주는 일이 매 순간 감동"이라고 했다. [사진=본인 제공]

청소년이나 부모님, 교사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오늘도 아이들에게 한 말인데요. “내 꿈은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 선택한 직업이 사회복지사고, 지금은 뇌교육 선생님이다.”라고 했어요. 직업을 꿈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홍익의 꿈을 꾸게 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발표하는 걸 쑥스러워 하는데 “너희들의 꿈은 위대하다.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희망이다.”라고 합니다. 요즘 학교에 가보면 아이들과 함께하며 힘이 들어 휴직하는 선생님들이 있어요. 아이들도 새로운 선생님과 적응기가 필요하겠죠. 아이들이 행복해야 교사도 행복해지고 반 전체가 행복해지는데, 부모님이 내 아이만 챙기게 되면 그렇게 되기 어려운 것 같아요.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 모두 행복한 학교문화를 만드는 게 제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