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편지가 왔습니다.
“.....?”
새벽부터 시끄럽게 두드리는 문소리에 잠을 깼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다소 신경질적으로 떨어진 편지를 주웠다.
‘천손학교로 초대합니다.’
-하늘손가락-
위의 내용은 온라인에 개설된 ‘천손학교’의 스토리 시작부분이다. 스토리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주인공은 낯선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편지는 하늘손가락에게서 온 것이고, 내용은 주인공이 과거 천지화랑이었다는 것과 지구를 구하기 위해 천손학교에 입학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소 황당한 주인공은 장난편지로 끝내려 하지만 호기심에 천손학교를 들어가게 된다. 이 주인공이 가야 하는 천손학교는 바로 세계국학원 청년단 사이버의병의 카페(cafe.daum.net /cybershinsi)에 있다.
실제와 가상을 넘나드는 천손학교는 지난 6월 6일 인터넷 사이버의병 카페 사이트에 개교했다. 이 학교의 교훈은 ‘홍익인간 이화세계’이고 교가로는 우리 민족 최초의 경전인 ‘천부경’을 노래한다. 비록 익숙한 소재는 아니지만 우리의 것을 소재로 한 천손학교는 전 세계 베스트셀러인 해리포터 ‘마법학교’의 명성에 도전한다.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우리의 선도문화와 국학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냄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접근성을 높였다. 수업은 소설처럼 주인공이 등장하고 누리꾼들은 그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역사적 정보와 선도수련 체험들을 하게 된다. 실생활에서 스스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천손학교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주인공 외에도 역사책에서 봐왔던 인물들이 교수진으로 등장해 친근함을 주고 있다. 등장하는 각 캐릭터는 독특한 성격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현재 사이버의병 카페에 뜬 천손학교 소개 동영상은 한편의 판타지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이 영상은 천손학교 캠퍼스 이곳 저곳을 실감 나게 보여주며 천손학교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북돋운다.
이처럼 천손학교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잊혀져가는 우리의 역사를 누리꾼의 눈높이에 맞춰 냄으로 우리 뿌리에 대한 이해와 한국인으로의 정체성을 찾아주고 있다.
사이버상 국학과 선도역사, 철학, 전통 문화 교육을 맡게 될 ‘천손학교’가 지난 6월 6일 개교해 누리꾼들의 깊은 사랑을 받고 있다.
쉽게 접하지 못한 우리 창세신화와 역사·철학·문화를 소재로 구성
지난 19일 ‘천손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사이버의병 카페의 운영자 강효경(25세, 대학원 1년) 씨를 만나 천손학교에 대한 궁금한 점을 자세히 알아보았다.
▲ 천손학교를 만들게 된 동기는.
-해리포터의 마법학교를 보면서 우리의 콘텐츠를 가지고 저렇게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가고 싶고, 배우고 싶은 신나는 학교를 만들고 싶었다. 우리의 창세신화인 부도지, 한단고기 등은 서양의 신화보다 더 재밌는 역사와 철학을 담고 있다. 그걸 활용하는 사례가 없어서 안타까웠다. 그래서 우리 전통의 역사와 문화, 선도문화를 요즘 유행하는 인터넷 소설로 형식으로 쉽고 재밌게 쓰다가 그것을 바탕으로 천손학교를 운영 하게 되었다.
▲ 천손학교의 뜻은.
-우리는 예로부터 하늘을 숭배하고, 밝음을 지켜왔던 민족이다. 예전에 우리 조상은 스스로를 ‘천손’ 즉 하늘의 자손이라 했다. 그 의미를 되살려 천손학교라 이름을 붙이게 됐다.
▲ 천지화랑은 어떤 뜻인가
-천지화랑은 고조선의 청년 인재들의 집단이다. 머리에 천지화(天指花, 무궁화)를 꽂았다고 해서 천지화랑이라고 했다. 이들은 선도를 배웠으며 활쏘기와 독서를 통해 문무를 겸비했다. 우리가 잘 아는 고구려의 ‘조의선인’, 신라의 ‘화랑’은 고조선의 ‘천지화랑 제도’에서 생겨난 것이다. 천손학교에 나오는 천지화랑은 천손 중에서도 가장 으뜸이 되는 리더를 뜻했다.
▲ 천손학교에서는 어떤 것을 배우나.
-천손학교에 입학하는 순간 천손학교의 주인공이 된다. 소설 속 주인공과 함께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선도문화를 배우고 익히게 된다. 과거를 체험하고 알아가면서 자신이 바로 ‘천지화랑’임을 알게 하는 것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다.
여기서는 여태껏 학교교육에서는 접해보지 못했던 선도문화를 여러 형태의 체험 형식으로 진행된다. 과거로 돌아가 당시의 모습을 알아보는 수업, 조상께서 심신수련으로 했던 기본적인 수행법을 가르쳐 주고, 변신술 수업을 통해 천지화랑의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가르쳐준다.
▲ 천손학교는 어떻게 운영되나
-오리엔테이션 과정을 거쳐 간단한 입학원서를 제출하면 입학할 수 있다. 이곳에는 초급과 중급 과정으로 총 2달간 진행된다. 한 주에 총 다섯 과목의 수업을 진행, 입학과 동시에 온라인 상에서 기숙사를 배정받는다. 기숙사는 해당 학생들의 수업이수 점수제로 운영되며 우수 기숙사에는 특별 아이템을 지급한다. 과제를 못하거나 출석을 하지 않을 땐 염라국이라는 곳에서 벌칙을 수행한다.
▲ 현재 천손학교의 반응은 어떤지.
-나이가 어린 초등학생부터 40대 중장년층까지 학교에 입학해 다니고 있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왔다가 이제는 열혈 학생이 돼 기숙사에 자기소개도 하고, 출석도 매일 하는 회원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기숙사 내에서는 독특한 말투를 쓴다. 다들 ‘-하오’ 라면서 재미있어 해서 보는 나도 정말 즐겁다.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 돼서 기숙사를 운영하고, 기자단이 되어서 천손학교 뉴스도 제작하는 등 활발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