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항쟁기인 1938년부터 1945년까지 일제에 의해 러시아 사할린 땅으로 끌려가 탄광, 토목공사, 공장 등에서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다, 광복 후에도 일본 정부의 방치와 구 소련과의 수교가 이루어지지 않아 1990년까지 귀환길이 막혀 이국땅에서 생을 마감한 강제동원 희생자의 유골이 모국의 품에 안긴다.

행정안전부는 9월 14일 사할린 강제동원 한인 희생자 유골 16위를 ‘국립망향의 동산’ 내 납골당에 안치한다. 16위의 유골은 국내 봉환에 앞서 사할린에서 묘지를 개장해 유해를 수습‧화장하고, 사할린 한인회와 러시아 정부 관계자가 함께 참석한 추도 및 환송식을 거행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사할린 강제동원 한인 희생자 유골 12위를 수습하여 국내 봉환하기 전 현지에서 개최된 추도 및 환송식. [사진=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지난 2017년 사할린 강제동원 한인 희생자 유골 12위를 수습하여 국내 봉환하기 전 현지에서 개최된 추도 및 환송식. [사진=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그동안 정부는 러시아 정부와 사할린 한인묘지 발굴과 봉환에 관한 합의를 한 후, 지난 2013년부터 17년까지 한인 희생자 유골 55위를 봉환해왔다. 올해는 사할린 희생자 유골 16위와 함께 그 배우자 유골 3위도 발굴 및 수습하여 국내로 들어온다.

14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추도식에는 강제동원피해자 유족과 유족단체, 정부 각 부처 관계자와 국회의원, 주한러시아대사관 및 주한일본대사관 관계자, 지방자치단체장 등 2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사할린 강제동원 한인은 1945년 종전 당시 약 4만3천 명이었던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부친의 유골을 봉환하는 박재일(78) 씨는 “아버지가 사할린에 강제 동원되어 고생하시다 고국 땅을 못 밟고 1952년 사망하셨다. 어머니는 평생 아버지를 마음에 품고 사셨는데, 생전에 유골이라도 모셔오고 싶다는 평생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린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허만영 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부지원단장은 “정부는 앞으로도 해외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 봉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7년 사할린 강제동원 한인 희생자 유골을 현지에서 수습하는 과정. [사진=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지난 2017년 사할린 강제동원 한인 희생자 유골을 현지에서 수습하는 과정. [사진=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한편, 지난 8월 15일 광복절에도 한국민족종교협의회와 일제강제징용희생자 유해봉환위원회, 8·15광복절 민족공동행사준비위원회가 주최하고 대한민국순국선열유족회, 사단법인 국학원 등 민족단체 등이 공동주관하여 일본 땅에 남겨진 일제 강제징용자 무연고 유골 35위 국내 봉환을 기념하는 국민추모식을 개최한 바 있다. 대일항쟁기 강제징용자는 600만 명에 이르고 그 중 200만 명이 돌아가셨다.  아직도 일본, 중국, 러시아, 태평양 군도 등에서 고국 땅을 밟지 못한 유해가 추정 100만 명, 밝혀진 것만 40만 명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