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폭염과 열대야로 더워 못살 것 같았던 7, 8월을 생각해 보면 이러한 변화가 반갑기도 하지만 요즈음의 지구 환경이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는 지구에 살고 있지만, 지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는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을 마음만 먹으면 알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구시민이다. 인간의 관점이 아닌 모든 생명을 품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의 관점에서 지구를 이해하고 느끼며 함께해야 하지 않을까. 지속 가능한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몇 차례에 걸쳐 지구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고병진 교사(홍익교원연합 회장)
고병진 교사(홍익교원연합 회장)

지구는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하는 유일한 행성이다. 지구 역사 45억 6천만 년의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지구는 수백만 종의 다양한 생명체가 함께 사는 곳으로 변화하였다. 또한, 인류라는 지적 생명체를 탄생시켜 자연의 비밀인 창조의 힘을 통해 첨단 과학 문명을 이루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가장 큰 에너지원은 태양의 존재이다. 지구 내부 에너지의 수만 배에 이르는 태양에너지의 작용을 바탕으로 생명체가 사는 데 필요한 요소인 물, 공기, 땅, 생명체의 네 영역 간의 상호작용 때문에 살아있는 지구가 되었다. 그리하여 적도에서 극지방까지 수중과 지상과 지하 등 어디서나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게 되었다. 즉, 지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NASA의 화성 탐사계획 활동에 참여했던 영국의 과학자 러브 로크(1979년)는 대기와 해양 분석, 시스템 공학 등의 실증과학을 통해 ‘지구란 자기 조정 기능에 의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생명체’라는 ‘가이아’ 이론을 제창하였다. 이를 계기로 21세기에 이르러 우리는 광대한 우주 속에서 태양과 더불어 물질의 순환과 에너지의 흐름을 통해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며 항상성을 갖춘 하나의 생명체인 ‘살아있는 지구’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중·고등학교 과학교과서에서는 이를 ‘지구시스템과 상호작용’이라는 개념을 통해 지속 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위한 관점에서 지구 환경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개발을 위한 분철된 과학으로 배운 기성세대에게는 매우 생소한 개념이다. 하지만 이는 과거 우리 조상이 자연을 경외하며 자연의 이치 속에서 지혜를 찾고 이를 삶에 적용하여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한 것과 부합된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인류는 ‘케플러 프로젝트’로 대표되는 생명체가 사는 지구와 같은 외계 행성을 찾고 있다. 이미 수만 개의 외계 행성을 찾아 분석하고 있고,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뉴스를 통해 접하고 있다.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 ‘생명가능지대’ 라고 부르는 지대에 있는 행성을 발견하고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인지를 파악하는 탐사 연구인 것이다. 먼 훗날 우리는 외계 행성의 지적 생명체와 만날 수도 있고, 지구 환경의 변화로 그곳으로 인류의 종 보존을 위해 일부는 가야 할지도 모른다.

현재의 우리 지구 환경은 인간과 더불어 살고 있는 생명체에 가장 최적화되어 있다. 누가 이 지구 환경을 위협하는가? 바로 우리들의 생각과 그 생각에 근거한 선택과 행동이다. 우리 인류가 제대로 지구를 이해하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깨닫는다면 공존의 지혜로 지금의 지구 환경 속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지구는 하나의 생명체이며 모든 생명체를 성장하게 하는 어머니 같은 존재이다. 우리 인류는 지구 어머니의 마음을 느끼며 소중함과 감사함을 깨닫고 모든 생명을 이롭게 하는 사명을 수행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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