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간 한결같이 홍익교육을 실천해 온 선생님이 있다.  국학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뿌리에 대한 긍지를 갖도록 도와주고, 학교수칙이나 학급수칙을 어긴 학생에게는 벌칙으로 명상을 시킨다. 스승의 날에는 학생들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양심거울을 선물하는 선생님.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정성이 마음으로 느껴지는 이화영 선생님을 만나서, 홍익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요즘 방학인데 어떻게 보내십니까?

제가 뇌교육학 박사,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여서 외부에서 강의요청이 옵니다. 요즘 학교 내 공사가 있어서 나가서 보기도 하고, 다음 학기 수업 준비도 합니다. 한 달은 금방 갑니다.

자동차연구소에서 근무하다 교사가 된 계기가 있습니까?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고, 한 기업의 자동차연구소에서 10년간 일했어요. 대학 때부터 정신세계에  관심이 많아 정신수련에 심취했었어요. 직장 생활이 5년 차에 접어들 무렵 단학수련을 시작했어요. 수련을 아주 열심히 했었는데, 여건상 지속해서 하기가 어려웠어요. 신차 개발을 시작하면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 밤새워 일하고,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었어요.

그래서 2년 정도 센터도 못 나가고 혼자 수련을 할 때도 있었어요. 그때 교통사고가 나서 차량은 폐차될 정도였는데 다행히 아내는 경상을 입고, 애들은 무사했어요. 그런데 사고가 난 그 순간에 “이렇게 살 것인가? 의미가 없다”라는 제 내면의 소리가 들렸어요. 친한 선배에게 고민을 이야기했는데 제게 교직을 권했어요. 제가 대학 다닐 때는 공대생은 신청하면 준교사 자격을 받을 수 있어서 임용고시를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교사 임용고시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화영 인천계산공고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이화영 인천계산공고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교사’라는 직업이 끌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저는 가정과 직장과 수련, 세 가지를 생활에서 모두 조화롭게 하고 싶었어요. 당시 자동차연구소에서는 힘들었으니까요. 하지만 그것만으로 교직을 선택할 수는 없었어요. ‘교사’라는 직업은 다른 직업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있었으니까요. 먼저 사명감이 필요하고요. 그리고 당시 교사의 대우는 차장 승진을 앞두고 있던 제 직장 연봉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어요. 여러 가지로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아내가 이해하고 응원해 주어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퇴근 이후나 주말에 틈틈이 임용고시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 자신에게 계속 물었습니다. ‘정말 내가 교사가 될 사람인가?’라고 물었어요. 그러다 ‘만약 교사가 내 길이 아니라면 시험에서 안 될 거야.’라고 결론지었어요. 그런데 무난히 시험에 합격했고 바로 첫 발령이 났고, 부임 학교가 있는 인천으로 이사하는 것도 순조로웠어요. 어떤 에너지가 교사로서의 제 선택을 응원해주고 있다는 신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교사로서 시작은 어땠습니까?

첫 발령지는 상인천중학교였습니다. 기업연구소에 근무하다 학교로 가니까 시간적 여유도 많고, 학생들과 하고 싶은 것도 많았어요. 제가 가르치는 기술과목은 입시에 비중이 높지 않으니까, 아이들과 인간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중학생보다는 말귀를 잘 알아듣는 고등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1년 후에 고등학교로 옮겼고, 5년마다 학교를 옮겨서 지금 학교가 5번째예요.

교직 생활 중 21년을 공고에서 가르치셨는데, 그간 학교는 어떻게 변했습니까?

변화를 세세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 예를 들어볼게요. 제가 처음 교단에 선 90년대 후반에는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음식을 먹지 않았어요. 몰래 먹는 아이들이 간혹 있었지요. 그런데 2000년대부터 학생들이 음식을 들고 와서 수업시간에 먹어요. 지적하면 숨기거나 안 하겠다고 하지요. 그런데 요즘은 음식을 당당하게 먹어요. 지적하면 ‘그냥 먹으면 안 돼요? 빨리 먹을게요.’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일상적 분위기의 변화는 아주 많습니다.

교사가 학생들을 생활지도하기가 어려워진 분위기네요.
 
예, 선생님들이 생활지도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선생님이 엎드려 자는 학생을 깨웠는데, 학생이 선생님에게 욕을 한 일도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잘하려고 해도 학생들의 의견과 주장이 강해져서 자기 고집대로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교사가 겪는 스트레스도 커졌어요.

아는 선생님 한 분은 담임하기를 힘들어하셨어요. 담임을 맡으면 아이들에게 휘둘려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거예요. 그러다 어쩔 수 없이 담임을 맡게 되었는데 다음 해에 암에 걸리셨어요. 마음이 약한 선생님들은 그렇게 몸이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선생님들은 학생 생활지도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열정을 갖고 하려는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부딪히기도 하고요.

그래서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라는 주제로 교사 힐링캠프를 제안하셨군요.

예, 2012년에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학교폭력에 대한 정책 제안이 있었어요. 학생들이 긍정적인 정서가 있으면 긍정적인 정보를 받아들이고, 부정적인 정서가 있으면 부정적인 정보를 받아들입니다. 교육은 먼저 학생들의 정서 상태를 긍정적으로 만들어야, 그다음에 긍정적인 정보가 전달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교사가 긍정적이어야 합니다. 교사가 행복하지 못하면 긍정적인 정서와 정보를 학생들에게 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학생폭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교사가 행복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뇌교육을 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교사 힐링캠프’를 정책 제안했습니다. 그 정책 제안이 채택되면서, 당시에 교과부 연수원과 시·도 교육청에서 실시했고, 매년 한국뇌교육원에서도 실시해 왔습니다. 요즘도 ‘교사 힐링캠프’라는 이름으로 교사 연수를 시행하는 곳이 많은데, 그 연수가 휴식이나 강의식 정보전달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진정한 ‘교사 힐링캠프’가 되기 위해서는 교사가 먼저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체험이 필요합니다. 뇌교육의 철학과 방법론으로 만들어진 ‘교사 힐링캠프’에는 그 부분이 중요하게 들어가 있는데, 그것이 빠지면 형식적인 프로그램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교사가 자기 스스로 행복해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직업적 가치 이전에 자신의 인간적 가치에 대한 발견과 성찰이 꼭 필요합니다.

선생님은 학생들의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셨습니까?

예를 들어볼게요. 최근에는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떠들거나 딴짓을 많이 합니다.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계속 이야기를 해요. 이유를 알아보니까, 초등학교 때부터 토론 위주 수업이 많아서 그런 경향이 심해진 것이었어요. 고등학교에서는 그룹토론이 가능한 수업도 있고, 안 그런 수업도 있어요. 그런데 학생들은 토론식으로 안 하고 조용히 들어야 하는 수업은 힘들어 합니다. 그런 수업에서는 수업 태도가 불량하다고 평가를 받아요.

그래서 저는 수업방식과 학습자료를 토론할 수 있도록 바꾸었습니다. 교사들이 이런 부분에 스트레스가 많아요. 학생들은 자유를 원하고, 교사는 학생들의 자유로움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니까 에너지를 더 많이 써야 하는 겁니다. 저는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기존에 하던 방식을 변화시키는 편입니다.

▶ 선생님은 스스로 멘탈관리를 어떻게 하세요?

저는 대학 때부터 마인드컨트롤이나 정신수련을 했고, 또 28년간 단학과 뇌교육 수련을 해 와서 정신적으로 아주 강해졌어요. 특히 교사의 자기계발과 학생지도에 모두 도움이 되는 뇌교육의 힘이 컸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을 대하거나 지도하는 데 힘들지는 않습니다. 학생들을 지도한다는 것은 교사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린다는 겁니다. 나를 다스려야 상대를 다스릴 수가 있으니까요. 저는 단학과 뇌교육을 통해 계속 그런 훈련을 해 왔습니다.

근데 요즘 50대 후반에 접어들다 보니 예전보다 힘이 달린다는 것을 느낍니다. 공립학교는 5년에 한 번씩 학교를 옮기는데 저는 작년에 학교를 옮겼어요. 새로 부임한 첫해는 에너지가 많이 쓰입니다. 선생님의 에너지 상태에 따라서 학생들이 달라집니다. 학생들이 아는 거지요. 선생님이 에너지가 충만하면 학생들이 잘 따릅니다. 작년에 부임한 학교는 이전 학교보다 두 배 정도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학교라서, 특별히 저 스스로 체력, 심력, 뇌력 관리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2012년 뇌교육실천교사연합회 뇌교육 세미나에서 이화영 교사가 '학교폭력예방과 행복한 스승되기'라는 주제로 초청강연을 했다. 뇌교육학 박사이며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인 이화영 교사는  방학인 요즘에는 교사 연수나 일반인 대상 뇌교육 강의를 한다. [사진=코리안스피릿 자료사진]
2012년 뇌교육실천교사연합회 뇌교육 세미나에서 이화영 교사가 '학교폭력예방과 행복한 스승되기'라는 주제로 초청강연을 했다. 뇌교육학 박사이며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인 이화영 교사는 방학인 요즘에는 교사 연수나 일반인 대상 뇌교육 강의를 한다. [사진=코리안스피릿 자료사진]

 

선생님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한 어떤 교육실험을 해 오셨나요?

계속 담임을 맡아오면서, 학생들과 학급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를 가장 고민합니다. 학급 문화는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문화여야 합니다. 그래서 홍익교사들이 함께 실천하는 ‘학교문화 만들기’를 하고 있습니다. ‘인사하기(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명상하기, 뇌체조하기, 1일 1선 홍익실천하기, 자기 선언하기(나는 나와 민족과 인류를 위해 공부합니다),’의 6가지 중에서 골라서 실천합니다.

명상하기와 뇌체조하기는 매일 아침 조회시간에 짧게 합니다. 하다 보면 학생들이 차분해지고 학업성적도 좋아지고, 출석도 좋아집니다. 다른 선생님들이 제 담임 반에 대해 ‘아이들이 예의가 있고 생각이 깊고 수업에 집중을 잘 한다’고 평가하세요.

작년에 맡았던 반 학생들은 그런 학급 분위기에 적응이 되었는데, 올해 다른 반과 학생들을 반반 섞었어요. 다른 반에서 온 학생 숫자가 4명 더 많다 보니 그 분위기에 휩쓸려서 산만하고 안 좋은 에너지가 많아져서, 다시 학급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한 학기가 지나면서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다 뇌교육의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 ‘인사하기’가 학급 분위기 형성에 아주 중요하다고요.

‘차렷, 경례’가 일제의 잔재라고 인사를 안 하는 선생님들도 계신데요. 교사는 교과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인격 형성에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인사가 중요합니다. 인사는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서로가 예의를 갖추겠다는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3초 인사’라고 하는데요. 인사하는 데 3초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인사말인 ‘안녕하세요?’,‘반갑습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에는 홍익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저는 학생들과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로 인사합니다. 학생들의 인사를 받고, 교사가 인사로 화답하는 것은 서로의 관계 형성에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생활지도가 됩니다.

학생폭력에 대한 생활지도로 ‘명상하기’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학생들을 생활지도할 때 중요한 것은 학교는 공동체 생활이기 때문에 원칙과 규칙을 세우는 겁니다. 학교 차원의 규칙도 있고 학급의 규칙도 있습니다. 규칙을 어기면 책임지게 하는데 많은 선생님들은 청소를 시킵니다. 저는 청소보다는 명상을 시킵니다. 그래서 ‘명상시키는’ 선생님으로 소문이 나 있습니다. 학생들은 명상보다는 청소하겠다고 해요. 그만큼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 어색한 겁니다. 학생들은 주의가 온통 바깥에 쏠려 있어요. 학생들에게 눈을 감고 숫자를 세라고 하면 감정이 내려앉고 생각이 줄어들게 됩니다. 짧은 순간이지만 자신의 내면과 만납니다.

보통 제가 맡은 학급 단위로 실시하지만, 예전에 한 공고에서 학생부장을 맡았을 때는 전교생이 명상을 했습니다. 학생부 전체 벌점교육으로 방과 후 명상을 하도록 했는데, 한 학기가 지난 후에는 제가 관여하지 않고 담임선생님이 처리할 정도의 소소한 문제들만 있을 정도로 학교폭력이 많이 줄었습니다. 저는 교육문제와 학교 문제의 해결은 아이들 안에 있는 내면의 힘을 믿어주고 끌어내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명상하기가 그 방법으로 아주 효과적입니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국학강의를 해서 좋은 교육 효과를 거두셨다고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국학교육을 해요. 처음에는 2003년에 중국의 동북공정이 계기가 되었어요. 학생들에게 동북공정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체험학습 때 희망하는 학생들과 동북공정 반대 서명운동에 함께 참여했어요. 마침 중국대사관 앞에서 시위가 있어서 참여하고 서명도 함께 받았습니다.

그때 참석한 학생들이 소감을 이야기하는데 스스로 자각을 많이 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연세 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설명하고 서명을 요구하면 글을 몰라도 이야기만 듣고 다 관심을 보이시는데, 오히려 젊은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고 피하더랍니다. 학생들은 서명운동하면서 청년들에게 사회문제에 관한 관심과 역사의식이 적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개천절, 삼일절, 광복절 등 국경일에는 학생들에게 국학강의를 통해 우리 민족의 철학과 역사를 들려줍니다. 국학과 홍익정신에 대한 교육은 뿌리 교육이어서 자연스럽게 일상적으로 하는 게 중요합니다. 학생들은 국학교육을 통해 정체성을 갖게 되고, 의식이 커집니다. 학생들이 사회를 위해, 국가를 위해, 더 나아가 인류를 위해 도움이 되는 홍익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의식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나라를 생각하는 애국심이 생깁니다. 그래서 국학교육은 청소년의 애국심과 의식성장에 꼭 필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 올해 ‘스승의 날’을 없애자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갈 정도로 논란이 많았는데요. 선생님은 스승의 날에 학생들에게 ‘양심거울 선물하기’를 실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양심거울은 육각형 모양의 거울입니다. 육각형의 거울에 한마디씩 질문이 적혀 있어요. 학생들이 자신의 양심을 비춰볼 수 있는 메시지입니다. 그 거울을 볼 때마다 자신의 양심으로 들여다보라는 의미입니다. 제 박사학위 논문 주제도 그렇고, 저는 ‘어떻게 하면 홍익인간을 양성할 것인가?’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홍익실천, 즉 이타성과 친 사회적 행동을 하게 하는 인자를 보니까, 친절성, 자아존중감, 정서 공감, 인지 공감이 있었어요. 이 네 가지를 키워주면 홍익을 하게 되는 거지요.

그중 가장 영향력이 높은 것이 인지 공감이었어요. 다시 말하면 역지사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홍익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어른들도 역지사지가 안 되는데, 아이들은 더 자기중심적이고 상대방의 입장을 전혀 몰라요.

학생 두 명이 다툼하다 싸워서 불려왔어요. 그러면 눈을 감고 호흡에 맞춰 20까지 숫자를 세게 해서 감정을 가라앉힌 후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보고, 상황을 상대방의 입장에서 글로 써보라고 합니다. 그러면 자신이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상대방 입장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 것 때문에 양심거울이라고 합니다. 양심거울에는 각 면에 그런 질문들이 적혀 있습니다.

양심거울.  이화영 교사가 학생들에게 선물한 양심거울은  그 거울을 볼 때마다 자신의 양심으로 들여다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사진=이화영]
양심거울. 이화영 교사가 학생들에게 선물한 양심거울은 그 거울을 볼 때마다 자신의 양심으로 들여다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사진=이화영]

O점 회복 - 지금 이 순간 깨어 있는가?    
사랑 - 상대방 입장을 이해하고 잘 배려하였는가?          
정의 - 내가 당해서 싫은 일을 상대방에게 하지는 않았는가? 
예의 - 말과 행동이 상황에 적절하였는가?                  
지혜 - 나의 선택과 판단은 찜찜함이 없이 자명했는가?      
성실 - 나는 양심적으로 하려고 노력을 했는가?             


▶ 뇌교육 박사학위나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자격을 취득하신 건 교사생활에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전문기술이나 자격증을 갖고 사회에서 일해야 하는 기술인이 될 겁니다. 제가 학생들의 두뇌성향 테스트해서 수업계획에 반영하고 뇌교육을 지도하면, 학생들은 기계설계 과목 선생님이 왜 뇌이야기를 하냐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뇌교육 박사공부도 하고, 국가공인 자격도 땄다고 하면, 학생들이 신뢰하고 집중해서 듣습니다. 그리고 제가 뇌교육 박사와 지도경험으로 다른 교사들에게 도움을 주고, 또 학부모와 일반인에게도 뇌교육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로서 교육적, 사회적 공헌을 확대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로서의 인생을 돌아볼 때 어떤 보람이 있으신가요?

학생들이 변할 때, 그리고 잘 성장하고 졸업할 때에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언젠가 졸업식 날이었는데 새벽 2시에 전화가 왔어요. 학생들이 모여서 파티를 하고 있었나 봐요. 자연스럽게 제 이야기가 나왔는데 선생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겠다며 한 학생이 전화를 걸었고, ‘선생님 덕분에 무사히 졸업합니다. 감사합니다.’하고 인사를 하는 겁니다. 그러고 나서 스무 명이 돌아가면서 한 명씩 인사를 하는 거예요. 그 학생들이 제 마음에 심어준 감동이 큰 선물이지요.

선생님이 가르치는 학생들은 100세를 넘어 120세 시대를 살 텐데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오래 산다는 게 좋은 일이 될지, 지옥이 될지는 너희들에게 달렸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살아가는 시대는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의 시대이고, 인공지능과 사람이 경쟁하는 시대입니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먹고사는 데 집중했는데 그것을 기계가 다 해버리면 사람들의 미래는 굉장히 암울하겠지요. 로마가 망할 때도 귀족들이 사치와 향락에 빠져 먹고, 토하고 또 먹고 하면서 쾌락에 빠진 겁니다. 모든 일을 노예가 하니까 귀족들은 할 일이 없어진 거죠.

그래서 학생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앞으로 너희들은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것에 집중해라. 자유의지와 양심은 인공지능에는 없는 인간 고유의 가치다. 인간의 뇌는 선택하면 이루는 힘이 있다. 이것이 자유의지다. 자유의지로 창조성을 계발하고 양심으로 사랑과 정의의 마음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자신의 가치를 써야 한다. 이것이 홍익인간이다. 홍익인간이 되어 양심사회를 만드는 일은 인공지능은 할 수 없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 일을 하면서 자신을 성장시켜야 한다.”

인천 계산공고 이화영 교사는  교육문제와 학교 문제의 해결은 아이들 안에 있는 내면의 힘을 믿어주고 끌어내는 데 있고, 명상하기가 그 방법으로 아주 효과적이다고 말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인천 계산공고 이화영 교사는 교육문제와 학교 문제의 해결은 아이들 안에 있는 내면의 힘을 믿어주고 끌어내는 데 있고, 명상하기가 그 방법으로 아주 효과적이다고 말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퇴임까지 5년 남으셨는데요. 앞으로의 계획은?

저는 우리나라에 홍익교사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우리나라 교육이념이 홍익인간인데, 학생들을 홍익인간으로 만들려면, 선생님이 먼저 홍익교사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늘 꿈을 꿉니다. 만약에 우리나라 교사 가운데 1만 명이 홍익교사가 된다면, 대한민국의 교육이 홍익인간 교육이념을 실현하는 원래의 교육으로 정상화되지 않을까 하고요.

우리는 교육기본법 제2조에 교육이념으로 홍익인간을 명시만 해 놓았지, 홍익인간 교육이념대로 교육한 적이 없습니다. 현재의 모든 교육문제는 거기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퇴임 이후는 그때 생각하고, 그전까지 뜻을 함께하는 홍익교사를 많이 만들어서 교육 정상화와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집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