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 ‘리더’는 우수하고 가치 있다고 여기고, ‘협력자’의 가치를 잊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더 혼자 세상을 바꿀 수 없습니다. 각자 가진 소중한 가치를 찾는 것이 중요하죠.”

울산뇌교육협회 유은진(43세) 사무처장은 성적이나 대회수상 경력 등 스펙에 따라 자신을 평가하며 자존감이 낮은 청소년들에게 인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가치를 찾고 스스로 존중하는 뇌교육을 지역 사회에 보급하고 있다. 2011년부터 울산뇌교육협회 사무처장을 맡은 그를 통해 울산 청소년 뇌교육 소식을 들었다.

울산뇌교육협회 유은진 처장은  자존감이 낮은 청소년들에게 인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가치를 찾고 스스로 존중하는 뇌교육을 지역사회에 보급하고 있다.
울산뇌교육협회 유은진 처장은 자존감이 낮은 청소년들에게 인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가치를 찾고 스스로 존중하는 뇌교육을 지역사회에 보급하고 있다.

 

울산뇌교육협회는 학교 청소년 교육을 많이 한다고.

- 뇌교육 인성교육, 흡연예방, 폭력예방 교육을 많이 하고, 초등학교 특강도 많습니다. 학교에 배정된 경찰관인 스쿨폴리스가 학교 내 폭력사건이나 집단 ‘왕따’ 등을 인지하면 가해학생 대상 뇌교육 프로그램을 의뢰하기도 합니다.

매월 청소년 ‘사랑의 교실’교육을 진행하는데 어떻게 진행하는지요.

- ‘사랑의 교실’에 오는 많은 아이들은 죄질이 나쁘기보다 길거리에 세워놓은 남의 자전거나 스쿠터 등을 타고 싶은 충동을 이기지 못해 타고 다니다 아무데나 놓고 오는 것처럼 사소한 경우가 많습니다. 매주 둘째 토요일에 울산 동부, 남부, 중부, 울주경찰서에 입건된 청소년들을 교육합니다. 청소년 교육과 캠프 경험이 많은 우리 강사들에게 정기적으로 의뢰가 옵니다. 전에는 5명, 많으면 20명이었는데 작년 12월부터 유독 많아졌어요. 보통 재범률이 낮아지면 교육 효과가 높은 것이라고 평가받는데 작년 초반부터 효과가 좋다고 평가를 받은 후 점점 더 많은 아이들이 오는 것 같습니다. 뇌교육은 체험식 교육이다 보니 아이들이 잘 받아들이고 소감문을 통해서 봐도 변화가 잘 나타납니다. 참관한 경찰관도 그런 평을 해주시죠.

보호관찰 청소년의 학부모 교육도 꾸준히 한다고 들었습니다.

- 4년 전부터 보호관찰 청소년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뇌교육 부모코칭 교육을 합니다. 40~50명씩 참여하는데 내 아이가 잘못한 것도 화가 나고, 그것 때문에 교육에 참여한 것도 짜증나서 오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그분들이 알게 모르게 죄의식을 갖고 있어 그걸 먼저 힐링해야 합니다. 힐링체험을 하며 부모가 먼저 이해받고 수용되어야 어떻게 소통할지 마음을 열고 내 아이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볼 수 있죠.

그중 하나가 ‘돌 던지기 실험’입니다. 투명한 수조 안에 상처 주는 말을 하며 돌을 던져 흐려지고 난 후 따뜻한 말을 하며 맑은 물을 부어 회복하는 과정에서 부모님들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아이를 품을 수 있는 본래 마음을 찾아냅니다. 눈물을 많이 흘리며 아이와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갈 용기를 내죠.

울산뇌교육협회는 청소년 교육을 많이 한다. (시계방향으로) 청소년 또래상담사 리더십 교육, 초등학교 뇌교육 수업, 사랑의 교실 수업, 뇌교육 진로캠프 [사진=울산뇌교육협회]
울산뇌교육협회는 청소년 교육을 많이 한다. (시계방향으로) 청소년 또래상담사 리더십 교육, 초등학교 뇌교육 수업, 사랑의 교실 수업, 뇌교육 진로캠프 [사진=울산뇌교육협회]

 

청소년 뇌교육 캠프 중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지.

-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성적 상위 30위 학생들과 하위 30위 학생들을 멘토와 멘티로 결연하는 캠프 진행을 의뢰받았죠. 좋은 취지로 기획되었지만 학생들은 입장이 서로 달랐어요. 상위 아이들은 봉사점수에 반영되고 생활기록부에 등재할 스펙이 되지만, ‘공부가 내 길이 아니다’라고 정해버린 멘티 아이들은 달갑지 않죠. 서로 목적이 다르니 교육이 쉽지 않았어요. 서로 어울려 마음껏 뛰어 놀고 서로 어깨나 등, 다리 뭉친 곳을 풀어주며 힐링했어요.

사슬풀기 미션을 했는데 게임을 하다보면 주도적인 리더가 나오고 따르는 다수의 학생이 나옵니다. 아이들은 리더가 아닌 자신은 가치가 낮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안중근, 윤봉길, 이봉창 의사가 의거를 할 때 보이지 않게 도운 조력자를 다룬 영상을 보여주었죠. 리더 혼자 세상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조력자가 있어야만 일은 완성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멘토는 주는 사람, 멘티는 받는 사람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으면서 함께 성장하는 관계이고, 각자 다른 면에서 서로 멘토가 될 수 있죠. 캠프를 진행해보면 멘티 학생들의 자존감이 낮지만 멘토 아이들도 비교가 생활이고 습관이 되다보니 자존감이 높지 않았어요.

최근 자주하는 청소년 교육은 어떤 것이 있는지.

- 2~3년 전부터 중학생 대상 자존감 향상교육 의뢰가 많습니다. 학교는 꼴찌부터 학력미달 학생들을 대상으로 외부기관에 학습력 캠프를 의뢰하거나 근본적인 자존감을 높여달라고 요청합니다. 많게는 2시간씩 5회 차 교육을 하거나 4~5시간 과정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 뇌가 가진 ‘상상 이상의 가능성과 속성’을 이야기 합니다. 사회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이나 특별한 장점이 있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학생들을 ‘성적’으로 줄을 세웁니다. 그런 장점이 빠르게 드러나지 않는 아이들이 대다수입니다. 아직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좋아하는지 모르고 어떻게 계발해야하는지 모르죠. 그런데 주변에서는 ‘실패자 혹은 하위그룹’이라고 결론지어 버리고 스스로도 그렇게 인정해 버립니다. 아직 발현되지 않았을 뿐인데 말이죠. 그걸 발현시키려면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떠야 합니다. 그래서 체조, 명상 등을 하죠. 기존의 어른들과 달리 개별성, 각자의 다름을 존중하고, 자신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아이들은 귀를 기울입니다.

청소년 교육이나 부모코칭 교육이 연이어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지

- 뇌교육 수업을 참관한 학교 교사들이 계속 연락이 옵니다. 2년 동안 진로캠프를 의뢰한 학교에서 올해는 인권강의를 요청했습니다. 뇌교육 인성교육 안에 그런 다양한 요소가 있기 때문이죠. 참관했던 선생님들은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서 뇌교육 수업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뇌교육 건강교실 강의를 하는 유은진 울산뇌교육협회 사무처장. [사진=울산뇌교육협회]
어르신들을 위한 뇌교육 건강교실 강의를 하는 유은진 울산뇌교육협회 사무처장. [사진=울산뇌교육협회]

올해 울산뇌교육협회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 현재 울산뇌교육협회에서 활동하는 강사가 10명입니다. 신규 강사가 부족하죠. 최근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강좌를 통해 더 많은 강사를 확보하려고 합니다. 최근 중학교 자유학기제에서 자유학년제로 전환하는 학교가 많습니다. 그 과정에 참여해서 많은 학교에서 뇌교육을 통해 자기조절력, 자기성찰 지능이 높은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유은진 처장님이 꿈꾸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지.

- 저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들이 마음 놓고 행복하게 마음껏 꿈꿀 수 있는 미래로 바뀌었으면 합니다. 그게 이 일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고받는 시스템이 아니라 자기를 진짜 있는 그대로 사랑할 줄 알고 다른 사람도 사랑할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한다면 사회에서는 ‘갑질 문화’라는 게 자연스럽게 사라질 겁니다. 아이들이 진정한 자존감을 회복해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인권을 침해받지 않는 세상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