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 20년(B.C.1763년) 소도(蘇塗)를 많이 세워 천지화(天指花)를 심고, 미혼 자제가 독사와 습사(習射)를 하니 그들을 이름하여 국자랑(國子郞)이라 하며, 국자랑이 출행할 때에 머리에 천지화를 꽂으므로 그때 사람들이 칭하여 천지화랑(天指花郞)이라 하였다.”(행촌 이암의 '단군세기' 중에서)

신라의 화랑이 처음이 아니었다. 역사적으로 앞선 고구려의 조의선인이 있었고, 백제의 문무도가 있었다. 더 거슬러 올라 국가차원의 청년인재 양성제도는 단군 조선의 국자랑, 다른 이름으로 천지화랑에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천지화랑은 신선도를 연마하며 문무를 겸비한 인재였다. 이러한 선도무예의 맥을 이은 것이 현대의 ‘단무도(丹無道)’다. 사단법인 대한단무도협회 부회장이며 교육원장을 겸하고 있는 이종화 부회장을 만나 ‘선도무예 단무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단법인 대한단무도협회 이종화 수석부회장. [사진=김경아 기자]
사단법인 대한단무도협회 이종화 수석부회장. [사진=김경아 기자]

 

▶ 선도무예란 무엇이며, 다른 무예와 어떻게 다릅니까?

선도무예는 깨달음의 무예이고 홍익정신을 실천하는 무예입니다. 그래서 겨루기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무예와는 다릅니다. 선도는 신선도의 줄임말로 ‘신선이 되는 길’을 말합니다. 무예를 연마하여 자연과 우주의 이치와 인간의 실체를 깨달은 신선의 경지에 이르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현대 단무도를 창시하신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님은 깨달음의 순간에 시, 노래, 춤, 무예가 절로 나오는데, 이것을 ‘율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깨달음에서 나온 무예’를 통해 ‘무예를 통한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 단무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단무도에 ‘무’가 ‘무예 武’가 아니라 ‘없을 無’라는 것도 관련이 있나요?

단무도는 기 에너지를 단련하여 정충·기장·신명으로 발전시켜,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고 완성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무예입니다. 깨달음은 ‘무(無)’를 깨닫는 것입니다. 우리 민족의 경전인 천부경에 ‘일시무시 일종무종일 (一始無始 一終無終一)’이 나오는데,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영원한 생명, 진리’로서 자신의 실체를 깨닫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없는 ‘무상(無常)’과 자신이 ‘무아(無我)’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의식이 깨달음의 차원인 ‘무(無)’에 머무르지 않고, 나아가 모든 생명이 한 뿌리에서 나온 하나임을 알고 홍익을 실천하며 창조하는 삶을 사는 것이 인생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완성을 위해서는 단(丹), 기 에너지를 성장시키고 완성해야 합니다. 단을 분류하면 하단전의 기 에너지는 정(精), 중단전의 기 에너지는 기(氣), 상단전의 기 에너지는 신(神)이라고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정 에너지가 충만해지면 불사색(不思色, 색을 탐하지 않는다), 기 에너지가 장해지면 불사식(不思食, 음식을 탐하지 않는다), 신 에너지가 밝아지면 불사수(不思睡, 잠을 조절할 수 있다)라고 하셨습니다.

단무도의 수련과정은 어떻게 됩니까?

단무도의 수련은 지감, 조식, 금촉수련을 통해 정충·기장·신명으로 성통공완을 이루는 과정으로 유급단계와 유단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급단계는 기초 기공과 행공으로하여 개혈을 하여 기초 운기법을 터득하는 단계입니다. 유단단계는 본격적으로 축기와 운기를 통해 성통공완을 이루는 단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단은 축기를 이루는 지궁형, 2단은 축기의 완성인 정충을 이루는 태궁형, 3단은 기장을 이루는 인궁형, 4단은 신명을 이루는 천궁형의 단계로, 5단은 조화형으로 성통의 단계, 6단부터 9단까지는 공완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무도와의 개인적인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습니까?

고등학교때 소설 ‘단(丹)’을 읽고 호기심과 관심이 많았습니다. 대학에 들어가면 자유롭고 즐거운 생활을 할 줄 알았는데, 고등학교 때와 별로 다르지 않아 실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신문에서 ‘단학 공개강연회’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걸고 찾아갔고, 그날 마침 이승헌 총장님 강연회가 있어 참석하고, 이어 바로 특별수련을 지도받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때가 1987년이었고, 대학에서는 국제경영학을 전공하고 있었지만, 공부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공개강연회 직후에 바로 대전에 있는 단학선원(현 단월드)에 입회를 해서 그때부터 수련을 시작했으니까, 올해가 햇수로 32년째입니다.

대한단무도협회 이종화 수석부회장은 단무도는 기 에너지를 단련하여 정충·기장·신명으로 발전시켜,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고 완성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무예다고 말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대한단무도협회 이종화 수석부회장은 단무도는 기 에너지를 단련하여 정충·기장·신명으로 발전시켜,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고 완성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무예다고 말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단학지도자로 오랫동안 단무도를 연마하고 지도했군요.

1년 6개월 정도 열심히 수련하다가, 대학 휴학을 하고 군대에 가서 1991년에 제대를 했습니다. 대학에 다니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어서 부모님께 절을 올리고, 지도자 교육에 들어갔습니다. 그때는 단학선원이 많이 알려지지 않을 때여서 부모님이 걱정하시고 만류하셨습니다. 지도자가 되고 나서는 이승헌 총장님이 당시에 안국동에 기학연구원에서 연구와 지도를 하고 계셨는데, 그곳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총장님께 수행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말씀을 듣고 지도를 받아서 매일 단공수련(단무도의 기본)을 열심히 하고, 푸시업을 100개씩 하면서 손가락 하나씩 짚고 푸시업을 하는 것도 스스로 훈련했습니다. 특히 단공 등 기공수련에 집중했습니다. 그 후로 연수원과 여러 센터에서 근무하며 사범으로서 단학과 단무도를 지도했습니다.

그 후 10여 년간 미국에서 단무도를 지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05년에 미국으로 건너가서 단무도를 지도했습니다. 처음에는 보스턴에서 단학과 뇌교육 센터를 운영하면서, 보스턴 대학가에 단무도 수련지도를 시작했습니다. 수련하는 대학생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서 각 대학에 동아리를 만들었습니다. 동아리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특히 단무도를 좋아했습니다.

대학생들이 동양에서 온 무예에 관심이 많았고, 겨루기 위주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무예여서, 학업과 인간관계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했습니다. 남녀 학생이 모두 쉽게 할 수 있는 무예여서 참여도가 높고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대학 캠퍼스의 넓은 잔디밭이 단무도 동아리의 수련장이었습니다. 지나가면서 구경하던 대학생들도 자연스럽게 몇 가지 질문을 하고 참여했습니다.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하버드대학, MIT대학에서 대학생들을 지도했습니다. 주로 보스턴과 뉴욕, 세도나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미국의 각 지역을 다니면서 단무도스쿨 트레이너로 활동했습니다. 대학동아리에서 단무도를 연마한 청년들이 나중에 지도자로 성장했습니다.

대한단무도협회 이종화 수석부회장이 단무도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대한단무도협회 이종화 수석부회장이 단무도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귀국해서 대한단무도협회 수석 부회장 겸 교육원장이 되셨군요.

2015년에 귀국해서 대한단무도협회 수석 부회장직을 맡고 교육원장을 겸직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10월에는 경북 문경의 청화산 인근에 ‘단무도 연수원’을 개원하였습니다. 연수원에는 수련장과 숙소동이 있고, 조만간 국궁장이 완공됩니다. 단무도 연수원에서는 단무도의 특별수련과정인 ‘단공스쿨’과 ‘무예스쿨’ 교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을 위한 단무도 캠프도 열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연수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단무도 지도자의 양성과 훈련에 있습니다.

단무도 지도자(사범)은 어떻게 양성됩니까?

단무도 사범은 ‘단공스쿨’과 ‘무예스쿨’을 이수한 유단자 중에서, 단무도 수련 전수를 통해서 홍익정신을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분을 소정의 교육과 심사, 평가를 통해서 선발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100명의 단무도 사범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국에는 몇 곳의 단무도 전수관이 있습니까?

전국 13곳에 도장이 있는데, 서울에는 창동, 안국동, 신사동, 구로동에 있고, 경기도에는 부천과 일산, 평촌, 분당에 도장이 있습니다. 대전과 대구, 부산에 도장이 있고, 경남 창원과 전남 순천에 도장이 있습니다. 도장에서는 유소년부터 청소년, 청장년, 시니어, 실버층까지 남녀노소가 수련하고 있고, 나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심신힐링무예라는 것이 단무도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심신힐링 무예로서 단무도 수련의 효과는 어떻습니까?

단무도는 밖으로는 근육, 뼈, 피부를, 안으로는 인체의 정기신(精氣神)을 단련하여 외유내강을 이루게 하며 음과 양, 안과 밖, 앞과 뒤를 단련하여 뇌의 균형과 대칭을 이루게 해 줍니다. 수련 효과를 여섯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 단무도를 하면 자세가 교정됩니다. 단무도의 동작들은 체중이 발바닥으로 골고루 떨어지게 해서 척추가 바로 세워지고 골반과 어깨가 수평을 이루게 합니다.

둘째, 자연치유력과 면역력이 강화됩니다. 우리의 몸이 수직과 수평이 제대로 이루어지게 되면 오장육부가 제자리를 잡아 기능을 정상적으로 발휘하게 되어 면역력과 치유력이 생기게 됩니다.

셋째, 골다공증이 예방됩니다. 단무도를 하면 적절한 수준의 압력이 뼈에 전달되어 골밀도가 높아져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넷째, 다이어트에도 좋습니다. 허리를 중심으로 몸을 계속 비틀어 주는 동작들과 에너지 소모량이 많은 발차기 동작을 통해 날씬한 몸매를 가꿀 수 있습니다.

다섯째, 혈압을 정상적으로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단무도는 발바닥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기운을 아래로 내려주고, 손발 끝으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혈압을 높거나 낮은 분들에게 좋습니다.

여섯째, 업무능력과 학습능률을 올리는 데 좋습니다. 뇌 중추신경을 보호하는 척추를 바르게 세워주어 산소공급을 원활히 하며 이로 인해 기억력과 집중력이 향상됩니다.

이런 효과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은 국민무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7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5회 국제국학기공대회에서 단무도 시범단이 시범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코리안스피릿 자료사진]
2017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5회 국제국학기공대회에서 단무도 시범단이 시범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코리안스피릿 자료사진]

단무도는 해외에 어떻게 보급되고 있습니까?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캐나다를 비롯한 전 세계 17개국에 단무도가 보급되고 있고, 성인이나 유소년 대상 뇌교육센터에서도 ‘단무도’를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수련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단무도를 수련하시는 분들이 한국명상여행을 와서 단무도 종주국에서 체험도 하고, 또 단무도 사범 교육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단무도의 발전 방향과 비전은 무엇입니까?

중국에 가면 광장이나 공원에 남녀노소가 기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단무도는 우리나라 고유의 선도무예로서 국민 누구나 심신건강과 행복을 증진할 수 있고, 홍익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국민무예입니다. 많은 단무도 사범이 공원, 학교, 복지관과 경로당에서 무료봉사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민무예로서 대중적 확산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단무도는 인간사랑, 지구사랑의 홍익정신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인간을 사랑하고 지구를 사랑하는 지구시민의 무예로서 단무도를 세계인들에게 알려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단무도를 통해 120세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고 꿈과 비전을 가진 인생을 설계하고 영위하는데 도움이 되는 120세 무예를 지향합니다. 지구시민의 무예로서, 120세 무예로서 홍익정신과 선도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