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불편한 이야기를 영화로 보려 하겠나? 또 위안부 영화인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일본 법정투쟁인 관부재판을 다룬 영화 ‘허스토리’의 민규동 감독이 제작과정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라고 했다.

지난 17일 민 감독은 고교 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청소년과 벤자민 갭이어 청년들과 서울 신사동 롯데시네마 브로드웨이 신사에서 특별시사회를 마치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제작사 수필름 민진수 대표는 “벤자민학교 청소년들과 갭이어 청년들이 위안부 할머니의 역사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한다는 것을 언론기사와 SNS를 통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의미 있다고 보았다.”며 개최 취지를 밝혔다.

지난 17일 서울 신사동 롯데시네마 브로드웨이 신사에서 열린 영화 '허스토리' 제작진과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 벤자민 갭이어 청년들이 특별시사회와 간담회를 했다. [사진=강나리 기자]
지난 17일 서울 신사동 롯데시네마 브로드웨이 신사에서 열린 영화 '허스토리' 제작진과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 벤자민 갭이어 청년들이 특별시사회와 간담회를 했다. [사진=강나리 기자]

이날 시사회에 참석한 55명의 청소년과 청년들은 감독과 함께 ‘허스토리’가 담은 메시지에 관해 열띤 토론을 했다.

[벤자민 갭이어 2기 정가인 양] 영화를 두 번째 보는데, 처음 볼 때는 관부재판을 모르다가 알게 되어 감사했고, 두 번째 보니 장면 곳곳에 담긴 여운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이 영화를 만든 계기는 무엇인지.

-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 증언할 때(1991년)는 영화감독을 할 생각도 못했고 그냥 지났다. 항상 마음에 빚처럼 가지고 있다가 10년 전부터 시나리오를 썼다. ‘굳이 과거를 헤집어서 말하려는 게 뭐냐’는 우려 속에 완성하지 못했는데 3년 전부터 할머니들이 너무 낙엽처럼 돌아가시니 더 미뤄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자료 조사과정에서 ‘관부재판’을 알게 되었다. 아시아 각국에서 제기한 재판 중 유일하게 일부나마 승소한 재판이다. 일본 사법부의 쿠데타였다. 재판관들이 할머니들의 증언에 양심이 흔들려 국가적인 잘못을 인정했다. 당시 원고단을 이끌던 김문숙 단장님이 92세인데 아직도 역사관을 꾸리고 외롭게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사람들은 ‘다 안다.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고 하지만 우리가 아직 잘 모르고 있고, 그분들의 상처나 목소리를 기억하는 방식이 더 필요하다는 데 용기를 내게 되었다.

[벤자민갭이어 1기 김시원 씨(회사원)] 영화 속에서 주인공 문정숙 사장(김희애 분)이 ‘할머니들의 쭈글쭈글한 얼굴에 웃음이 그렇게 좋더라.’고 했는데, 할머니들의 웃음을 볼 수 있다고 보는지.

- 할머니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 정도가 아니라 전쟁 중에 인간으로서 존중받지 못하고 노예생활을 했던 굉장한 고통과 피해를 입었다. 이 영화는 용기를 내서 목소리를 냈던 분과 용기가 없어 증언하지 못한 많은 할머니를 기억하는 것이라고 본다.

부산에서 시사회를 할 때 영화 속 문정숙 사장의 모티브가 되었던 실존인물 김문숙 회장님을 만났다. 그분은 부산에서 여성의 전화를 처음 만들고 성폭력상담소도 만든 여성인권운동가이다. 워낙 영웅적인 모습이어서 현실의 우리랑 접점이 없어보였다. 그래서 부족함이 있고 자기 이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큰일을 맡다가 변화해가는 모습으로 각색했다. 뭐라 하실 줄 알았는데 무대에 올라와서 주인공 김해숙 씨와 김희애 씨, 그리고 저를 꼭 안아주었다. 그분은 달을 가리키는 손톱의 때를 보지 않고 어떤 달을 가리키는지 보고 ‘잘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활짝 웃으셨다.

사실 일본이 사과할 가능성도 없고, 30년 간 그분의 노고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김문숙 회장은 “할머니들에게 국민기금을 못 받게 했는데 ‘그때 받게 해줄 걸’하는 후회를 많이 했다.”고 했는데 영화를 보고 ‘잘 살았구나’ 되뇌는 모습을 보니 기뻤다.

영화 '허스토리'의 민규동 감독은
영화 '허스토리'의 민규동 감독은 "청소년들이 위안부 할머니 역사에 관한 활동을 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고 훌륭한 일"이라고 했다. [사진=강나리 기자]

[벤자민1기/갭이어 3기 신채은 양] 벤자민학교를 다니며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고등학교에 복학해서 위안부 역사를 알리는 프로젝트를 했다. 잠시 소원했는데 영화를 보고 그때 떨렸던 마음이 다시 떠올랐다. 이 영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어떤 변화를 주길 바라는지, 그리고 진짜 우리가 일상에서 어떤 시야를 갖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한다고 보는지 (신채은 양은 학교내 자율동아리를 만들어 위안부 할머니를 알리는 프로젝트로 지하철을 다니며 모금을 해서 나눔의 집에 기부하고, 학교 내에 ‘작은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 대부분 평상시 무관심했거나 대의명분에 의해 참여요구가 있을 때 주저하며 평범하게 살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 그런 활동을 한 것은 매우 예외적이고 훌륭한 청소년 시절을 보낸 것이다.

처음부터 이 영화는 위안부에 대한 홍보나 항일선동영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우리에게서 더 멀어지기 때문에 입체적으로 조명하려 했다. 영화 속에 돈이 안 된다고 왜 하느냐는 사람도 있고, 재수가 없어서 그랬다고 남 이야기처럼 하는 사람도 나오고 욕을 하는 사람도 나온다. 그 모습 모두를 감싸 안는 영화가 되고자 했다. 다양한 시선이 모여 궁극적으로는 양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순간에 큰 힘이 된다는 희망을 담았다.

특별시사회를 마치고 민규동 감독과의 만남에서 질문하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3기 신채은 양. [사진=강나리 기자]
특별시사회를 마치고 민규동 감독과의 만남에서 질문하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3기 신채은 양. [사진=강나리 기자]

민규동 감독은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접근은 30년 전 민족주의적 철학에 바탕을 둔 반일 공분 쌓기로 시작되었다. ‘우리민족의 꽃다운 처녀들이 강대국에 짓밟혀 순결을 잃었다.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며 굉장히 가부장적인 시선으로 ‘민족의 희생양’이라는 유리 상자에 가두고 개별적인 고통과 상처를 들여다보려 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구타를 당한 사람, 어떤 사람은 거짓말을 해야 되는 사람, 어떤 사람은 후손까지 고통이 연장되는 사람도 있고, 정신대할머니들은 위안부할머니가 아닌데 한데 묶어 손가락질 받아 가족까지 고통을 받아야 하는 복잡한 양상이 있다.

지금은 여성주의시선으로 인권운동이 바뀌었다. 개별 여성의 아픔을 치유해주는 길은 폭력의 핵심이 젠더권력에 의한 폭력이라는 이해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1세대가 가졌던 가부장적 시선에서 벗어나 여성주의적 시선으로 바라볼 때 훨씬 더 깊은 이해가 되고 살아가는데 새로운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민 감독은 이 시각이 위안부 문제뿐 아니라 우리 현실에서 일어나는 성적폭력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이야기는 좀 더 확산될 필요가 있다. 위안부처럼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당한 엄청난 사건이 아니더라도 일생에서 살다 생기는 성 폭력을 바라보는 패턴도 같다. 피해자가 완전무결하지 않으면 거짓말을 한다고 하고 돈을 바라면 돈 때문이라고 비난을 하고, 기본적으로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때 용기를 내고 목소리를 냈을 때 지지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는 지금 이 시대의 이야기를 안고 갔으면 한다. 나는 결국 새로운 세대들이 보고 자라서 어떤 삶이 올바른 삶인지 고민하는 세대가 자라나고 있다는 걸 전하는 영화가 되었으면 한다.”

# 열악한 제작환경…“또 위안부 영화인가?” 유대인 홀로코스트는 20만 편이다

[벤자민학교 4기 이영신 양] 영화 제작 중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떤 제약이 있었나요?

- 투자를 받기가 쉽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여자 주인공 영화가 흥행이 잘 안 되는 편인데, 이 영화는 주요인물이 50~60대 여배우이다. 그리고 위안부 영화라면 고통스러운 영화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많았다. 순 제작비 25억 원을 투자받았고, 지난해 8월과 9월 8주간 모두 촬영을 마쳤다. 20년 간 활동했는데 데뷔작보다 더 빠르게 찍어야 했다. 법정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단 4일 만에 찍었다. 밤샘촬영이 안되니 1~2번 만에 끝내야 했는데, 그러다보니 집중해야 했고 기회를 많이 주지 못했다. 재일동포 변호사 이상일 역을 맡은 신인배우 김준한 씨한테는 미안한 면이 있다. 연기를 하고 모니터를 확인하거나 한 번 더 찍고 싶어 했는데 멀리서 OK사인만 주고 못 보여 주었다. 시간이 너무 없어서.

[벤자민5기 김종현 군] 영화시나리오 작가가 되는데 관심이 있다

- 미국에는 좋은 시나리오 작가가 많은 반면, 우리나라는 많지 않아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자주 찍을 수 없어 아쉽다. 계속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작법서는 기본적인 도움이 되지만 큰 도움은 못 된다. 내 경우는 아이디어를 눈덩이처럼 굴려가면서 커질 수 있도록 평상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한다. 떠오르는 제목으로 폴더를 만들고 평소 기사든 사진이든 소설이든 어떤 이미지를 형성해주는 게 있으면 이 폴더, 저 폴더에 넣어서 이미지를 쌓는다. 그런 폴더가 100개가 넘는다. 별다른 방법은 없는 것 같다. 좋은 시나리오로 만든 좋은 영화를 많이 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본다. 영화에 대한 제일 좋은 선생님은 영화에 있다.

영화 '허스토리'시사회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은 민규동 감독과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 벤자민 갭어어 청년들. [사진=강나리 기자]
영화 '허스토리'시사회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은 민규동 감독과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 벤자민 갭어어 청년들. [사진=강나리 기자]

벤자민학교 청소년, 청년들과의 간담회 이후 민규동 감독을 인터뷰했다.

사람들이 ‘또 위안부 영화냐?’고 피로감을 나타내는 이유가 무엇이라 보는지.

- 유대인의 홀로코스트는 영화,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로 20만 편이 제작되었다. 그것이 다시 재현되면 안 될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이다. 위안부 영화에 대한 피로감은 핑계일 뿐이고 본질은 미안함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먹고 살기 바쁘고 힘들다. 역사적 사실을 봤을 때 본인이 외면했고 개인적인 삶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부채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면으로 바라보는 게 미안한 것이다. 이 영화는 그런 마음들을 열어주려고 만들었다. 영화 속에서도 그렇게 비난하고 욕하고 손가락질했던 사람들, 무관심했던 사람들이 할머니들에게 미안해하는 우리의 모습을 담았다.

영화 속에 ‘끝나지 않은 역사’라는 메시지가 강하다.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면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젊은이들이 기억을 이어줌으로써 역사로 남을 거라는 기대를 담은 것인가.

-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면 갑자기 위안부 문제가 없어지고 공소권 없음으로 사라질 문제가 아니다. 사실 일본이 공식 사과할 전망이 밝진 않다. 그렇다고 좌절하고 모든 것이 허망했고 의미 없는 헛짓이었다고 하면 안 된다. 과정을 통해 우리의 시선이 바뀌었고 훨씬 많은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우리가 바뀌면 세상이 바뀌는 것이다. 할머니들이 바란 것은 반일이 아니라 반전(反戰)이다. 그 메시지가 우리에게 전달되고 그만큼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특별시사회와 청소년, 청년들과의 만남을 마친 민규동 감독은
특별시사회와 청소년, 청년들과의 만남을 마친 민규동 감독은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면 공소권 없음으로 사라질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귀 기울이는 과정에서 우리의 시선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 것"이라고 했다. [사진=강나리 기자]

영화가 여름철 영화관을 휩쓴 블록버스터 영화에 밀려 상영관이 적어지자 관객들이 대관을 해서 단체관람 하는 일이 생겼다.

- 실제 영화를 본 관객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뜨거운 반응을 보였고 주변 분들과 나누고 싶어 한다. 두 번째 볼 때, 세 번째 볼 때 더 새로운 감정들이 생기니까 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 영화를 좋아하고 마음으로 안아주는 분들이 함께 모여서 눈치 볼 필요 없이 실컷 웃고 실컷 운다.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보는 것이 또 특별한 것 같다. 지금도 단체관람이 이어지고 11월에도 고등학교 단체관람이 예정되었다. 젊은 친구들이 봤을 때 역사책이나 논문보다 영화 한 편이 가져다주는 정서적 전달이 훨씬 크니까.

오늘처럼 청소년, 청년을 초대한 특별시사회도 했는데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계속 하는지.

- 제작사 대표가 그런 고민이 많다. 매년 세계 위안부 기림일(8월 14일)에 재개봉할 계획을 갖고 있다.

오늘 참관한 벤자민학교 학생들이나 벤자민 갭이어 청년들은 1년간 자신의 꿈을 찾는 도전과정에서 환경문제나 인권, 위안부 할머니 역사관련 프로젝트 등을 진행한다. 청소년들이 사회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체험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 정말 훌륭한 삶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벤자민학교에 가고 싶다. 왜냐하면 내 고등학교 3년을 돌아보면 중세 암흑기였으니까. 새벽부터 밤까지 기억나는 건 시험공부한 것밖에 없었다. 대학을 나와 보니 영화감독을 하는데 대학을 안 나왔어도 되고 전공도 상관없었다.(민 감독은 경제학을 전공했다) 사실 자기 삶의 방향을 제대로 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만나기도 전에 입시에 의해 인생을 선택한 많은 사람들이 방향을 바꾸며 돌아서 간다. 두 번 못 사는데 세상의 비밀을 먼저 알고 실천할 수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정말 멋진 삶이라고 본다.

영화‘귀향’의 조정래 감독도 벤자민학교의 멘토라고 한다. 멘토가 될 생각이 있는지.

- 기회가 되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학생들이 내 멘토가 되었으면 한다. 이미 정착된 기성의 세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질문하는 새로운 세대들이 훨씬 좋은 세상을 이끌어 왔기 때문이다. 영화가 새로워지고 의미 있는 영화가 나오려면 내가 멋진 청년들을 멘토로 삼고 내가 하는 이야기가 ‘꼰대’의 이야기가 아니고 의미가 있는지 질문해야 한다.

앞으로도 위안부 문제에 대한 영화를 제작할 계획인지

-이미 위안부문제와 관련한 시나리오도 많이 써놓았다. 그러나 관객이 원치 않으면 못 만든다. 관객들이 이런 역사 재조명의 필요성에 관심을 갖고 여성의 시각으로 다루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요구가 있어야 만들어진다. 관객의 성장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굉장히 작은 일면에 불과하다. 증언하지 못한 수만 명 할머니들이 자기의 삶을 기억해주길 바랄 텐데 더 알려지지 않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벤자민갭어어 2기 정가은 양(대전, 대학생)은
벤자민갭어어 2기 정가은 양(대전, 대학생)은 "위안부 문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알아야 할 일"이라며 소신을 밝혔다. [사진=강나리 기자]

시사회를 마치고 벤자민갭이어 2기 정가인 양(대전, 대학생)은 “영화 속에서 ‘이런다고 세상이 바뀌겠냐?’는 질문에 ‘세상을 바뀌지 않아도 우리가 바뀐다’는 대화가 확 와 닿았다. 내가 어릴 때와 지금은 시각이 다르다. 그분들이 피해자인데도 마치 그분들의 잘못인 것처럼 비난받고 욕을 먹었다. 지금까지 노력한 사람들이 있어 인식변화가 생긴 것”이라며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알아야 할 역사”라고 했다. 또한 정가인 양은 “우리 사회에서 성범죄에 대해 아직도 피해자에게 원인 제공을 묻는 경우가 많고 우리 판례는 피해자에게 입증책임을 떠넘긴다는 비판은 받는다. 판결의 기준이 바뀌고 그런 판례들이 쌓여야 한다. 언론도 여성피해자를 부각하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를 중점으로 보도해야 한다.”고 소신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