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한여름 국토종주 대장정을 막 마친 인성영재 학생들이 까맣게 탄 얼굴로, 자신만의 목소리로 발표하며 서로 환호를 보낸다.

김나옥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교장
김나옥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교장

"제가 처음 국토대장정에 도전할 때 주위에서 '그 다리로 가능하겠어?', '이렇게 더운 날씨에 괜찮을까?', '왜 사서 고생을 해?' 라고들 했습니다. 선천적으로 뼈가 형성이 덜 된 골형성부전증이라는 희소병을 앓고 있는 나, 거기에 평발인 나에게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도전이었습니다. 점점 멀어져만 가는 친구들을 보며, 버려질 것 같은 두려움과 무서움이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뒤쳐지는 저를 기다려주는 우리 대장정팀 친구들이 저에게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결코 쉬운 도전이 아니었지만 걱정했던 것처럼 중간에 포기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친구들과 함께 끝까지 해 냈습니다. 신나게 춤추면서 갈 때도 있고,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면서 갈 때도 있고, 오기로 버티면서 갈 때도 있었습니다. 어느 감정이든 모두 값진 감정이었고, 저의 모습이었고 저를 성장하게 했습니다. 앞으로도 도전하며 꾸준히 성장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이 발표의 주인공 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단단하게 성장한 모습이었다. 꼬박 2주간의 대장정을 방금 마쳤는데도, 피로한 기색보다 저마다 활기차고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들이었다.

아이들이 교실이 아닌 세상 속에서 펼치는 도전과 체험을 통해서 얻게 되는 가장 소중한 선물은 자기 자신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만난 자기 자신은 평소에 보여주지 못했던 의지와 지혜를 발휘하여 큰 자신감을 갖게 한다. 아이들은 부모나 교사,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내면의 힘을 가지고 있고, 강인한 책임감도 갖고 있다. 평소에 그런 자신을 만날 기회를 갖지 못했을 뿐이다.

미래사회는 인공지능과 더불어 살아가는 시대다.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는 사람만이 가진 가치, 인간적인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사람이다. 인간적인 역량은 자신감, 소통협력, 인성과 창의성, 생명과 자연, 지구를 사랑하고 공헌하는 지구시민 의식과 실천역량이다. 이러한 인간 내면의 역량은 책이나 수업, 시험공부를 통해서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선택하고 도전하는 경험을 통해서 깨어나고 점점 더 성장해 나간다.

현재의 교육시스템을 보면,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희망을 가지기를 과연 바라기는 하는 걸까 하는 의문과 반성이 든다. 좀 더 시간을 들여서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정해진 시험을 잘 보는 데 집중하는 교육시스템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스스로 묻게 하는 교육이 아니라, 자신과 점점 더 멀어지게 하는 교육을 하는 것은 아닐까? 오랫동안 심리건강 프로젝트를 온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하이란 박사는 즐겁지 않은 일은 생명을 죽이는 것이고, 아이의 모든 것을 대신 결정하는 것은 아이의 모든 것을 빼앗는 것이라고 말한다.

꿈을 찾는 벤자민인성영재, 벤자민갭이어 1년 과정 동안 청소년과 청년들은 세상 속으로 들어가서 스스로 선택한 활동과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교실이나 사무실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번지점프를 하고, 노래, 댄스, 킥복싱, 요리 등 좋아하는 활동을 마음껏 온몸으로 부딪쳐서 하고, 국토종주와 다양한 한계극복 활동에 도전한다. 그리고 다양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멘토를 찾아 도움을 받으며 문제해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지역의 자연환경과 문화재를 지키고 사회 환경을 더 좋게 만드는 일에 참여한다.

이런 활동을 하고 자신의 성장스토리를 발표하면서, 아이들은 마치 두꺼운 껍질을 깨고 나온 것처럼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모습으로 변해서 자신과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고 감동을 안겨 준다. 그런 아이들은 인간과 우리 사회,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해 준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이런 변화는 모든 아이에게 예외 없이 일어난다. 준비된 아이들이나 특별한 아이들만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을 꽃 피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졌을 때, 아이들은 비로소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몸짓으로 표현하며 일어섰다. 그리고 스스로 찾은 자신감과 용기와 희망을 기꺼이 세상과 나누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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