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이 생명입니다. 무조건 움직여야죠. 의지만 있으면 젊고 건강하게 살 수 있어요.” 박은숙(56) 국학기공강사는 76세에 마라톤을 시작한 92세 해리트 톰슨 할머니, 67세에 사이클링을 시작해 105세 세계기록을 갱신한 로베르 마르샹 할아버지 이야기 등을 소개하며 운동을 시작하기에 결코 늦은 나이가 아님을 강조했다.

지난 7월 6일 서울 서대문구 효림원재가노인지원센터에서는 서울특별시가 후원하고 서울특별시국학기공협회가 주관하는 '국학기공 120세 교실'이 열렸다.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 책을 읽어주며 건강철학을 전하는 박은숙 국학기공 강사. [사진=강나리 기자]
지난 7월 6일 서울 서대문구 효림재가노인지원센터에서는 서울특별시가 후원하고 서울특별시국학기공협회가 주관하는 '국학기공 120세 교실'이 열렸다.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 책을 읽어주며 건강철학을 전하는 박은숙 국학기공 강사. [사진=강나리 기자]

금요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마을길에 위치한 효림재가노인지원센터에서는 ‘서울특별시 국학기공 120세 교실’이 열린다. 서울특별시의 후원으로 체육회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국학기공협회(회장 김창환)가 주관하는 어르신 국학기공 체조교실로, 건강법과 함께 건강철학을 통해 꿈과 희망을 갖고 행복한 노년을 설계하는 것을 돕는다. 박 강사가 1년 전부터 매월 재능기부로 수련을 지도하던 곳인데 이번 120세 교실을 하며 매주 수련을 하게 되어 회원들의 호응이 컸다.

박 강사의 120세 강의에 귀 기울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답을 하던 어르신들이 흥겨운 음악 속에 강사의 시범을 따라 어깨도 풀고 허리도 풀며 신나게 한바탕 체조를 했다. 경락을 따라 몸을 두드리기도 하고, 배꼽주변을 두드리며 면역력을 키우는 체조를 따라했다. 숫자를 활용한 뇌운동과 함께 가슴을 시원하게 두드리고 큰 소리로 구령을 하는 어르신들의 표정이 밝다.

밝은 표정으로 국학기공체조를 따라하는 효림원재가노인지원센터 어르신들. [사진=강나리 기자]
밝은 표정으로 국학기공체조를 따라하는 효림재가노인지원센터 어르신들. [사진=강나리 기자]

박 강사는 “편안하게 하셔야 해요. 내 몸에 맞게 하셔야 합니다.”라고 강조하며 어르신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함박웃음을 이끌어냈다. 서서하는 동작이어도 무릎이 좋지 않은 경우 앉아서 하도록 안내하고, 보조강사를 맡은 박정순(52) 강사도 어르신들 사이를 다니며 적절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동작을 잡아주었다.

어르신들이 몸을 풀고 움직이며 체온을 골고루 올리고 깊은 호흡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한 박 강사는 “따뜻한 손으로 온몸을 정성스럽게 쓸어주며 폭풍 칭찬을 해주세요. 칭찬을 내 뇌가 듣고 세포가 듣습니다.”라고 하자, 어르신들은 “세상에서 제일 멋지다. 오늘도 수고 많았다.”며 큰 소리로 자신을 격려하고 응원했다.

국학기공 120세 교실 수련을 하는 어르신들의 표정이 밝다. [사진=강나리 기자]
국학기공 120세 교실 수련을 하는 어르신들의 표정이 밝다. [사진=강나리 기자]

이홍숙(85) 회원은 “호흡을 깊게 하면서 누워있으니 ‘아~! 좋구나’하는 마음이 들더라. 병원에 잘 안가는 편이어서 그동안 운동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국학기공 체조를 하니 몸도 풀리고 힘이 우러난다. 운동하는 게 이렇게 좋은 거라는 걸 이제 알았다.”며 “대부분 독거노인들인데, 집에 있으면 대화도 없이 TV에 열중하게 된다. 그런데 국학기공협회랑 서울시에서 이런 기회를 만들어 주니 정말 고맙다.”며 감사를 전했다. 또한 이 회원은 “예전 같으면 다 살았다 할 텐데 강사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 30~40년을 더 살겠구나 하는 마음에 희망이 생겼다. 친정어머니가 87세에 돌아가셔서 나도 물건을 버리고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이제 운동을 열심히 하고 노인일자리에도 도전해야겠다. 자포자기는 하지 말아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효림원재가노인지원센터 어르신들. (왼쪽부터) 이학출 회원, 신매자 회원, 이홍숙 회원. [사진=강나리 기자]
효림원재가노인지원센터 어르신들. (왼쪽부터) 이학출 회원, 신매자 회원, 이홍숙 회원. [사진=강나리 기자]

신매자(79) 회원은 “나이 들면 키도 줄고 몸도 위축되는데 수련하면서 가슴도 펴지고 유연해졌다. 꾸준히 해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면서 나보다 더 나이 많은 분들을 도우며 아껴주며 살고 싶다.”고 했다. 또 이학출(80) 회원은 “몸이 늘 무거웠는데 국학기공 체조를 하면서 가벼워졌다. 이렇게 세상이 좋아졌는데 명랑하게 즐기고 살고 싶다. 이렇게 운동을 하면 120살까지 살 것 같다.”고 밝은 웃음을 보였다.

주강사인 박은숙 강사는 2012년 국학기공 수련을 처음 시작하고 이듬해부터 강사활동을 해왔다고 한다. 그는 “15년 간 아이들과 독서논술 수업을 했는데 나이가 50이 되니 계속 활동을 할 수 있을지 60대에 무엇을 할지 고민했다. 지인을 통해 수련을 시작하면서 초조하고 불안하던 마음이 사라지고 자신감과 행복감이 충만해졌다.”며 “전부터 봉사에 대한 꿈이 있었지만 어떻게 할지 몰랐다. 그런데 수련지도를 해보니 어르신들과 마음이 정말 잘 맞았다. 어르신은 그분들께 맞춰 흥겹고 즐겁게 하는 게 중요하더라.”고 했다.

효림원재가노인지원센터 수련을 맡은 박은숙 강사(오른쪽)와 박정순 강사. [사진=강나리 기자]
효림원재가노인지원센터 수련을 맡은 박은숙 강사(오른쪽)와 박정순 강사. [사진=강나리 기자]

박 강사는 “어르신들에게는 건강을 돌봐드리는 게 가장 좋은 일인데 120세 교실은 거기에 희망을 얹어 주는 것”이라며 “수련지도하면서 무조건 움직이시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냥 오래 사는 게 목적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움직여야 한다고 전하는데 많이 공감해주신다.”고 했다.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국학기공 강사활동을 계속 하고 싶다. 지금 현역으로 활동하는 80대 강사도 있다. 어르신 세대로 공감하면서 웃음을 드리고 행복을 만들어 드리고 싶다. 올해는 국학기공 심판과정을 마치고 내년에는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스포츠학과에 진학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효림재가노인지원센터 외에도 불광동 성우회 양로원, 중구 재가노인복지센터 등에서도 활동 중이다.

그와 보조를 맞추는 박정순 강사는 “올해로 강사 5년차이다. 국학강사로 나라사랑교육도 하고 있어 유치원생부터 어르신들까지 전 연령대를 만나고 있다. 초등학생들과 수업을 하며 홍익정신을 알려주고 우선 자신을 사랑하고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며 보람이 크다. 어르신들은 대부분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말을 많이 하시곤 하는데 ‘이제부터 시작하면 된다. 지금도 꿈을 키울 수 있는 나이’라는 것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7월 6일 '서울특별시 국학기공 120세 교실'수업을 마친 효림원재가노인지원센터 어르신들과 박은숙, 박정순 강사. [사진=강나리 기자]
지난 7월 6일 '서울특별시 국학기공 120세 교실'수업을 마친 효림원재가노인지원센터 어르신들과 박은숙, 박정순 강사. [사진=강나리 기자]

그는 “매주 은평국학원에서도 국학기공체조를 지도하는데 4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찾는다. 그분들에게 자신의 삶을 새롭게 개척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 청소년에게 나라사랑강의를 하고 중장년과 어르신들에게 국학기공 수련을 지도하면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작은 힘을 보태겠다.”고 꿈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