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속상해도 ‘내가 너를 왜 낳았는지 모르겠다.’와 같이 아이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농담으로도 안 되죠. 아이 뇌에 깊은 상처를 남기니까요.”

충북뇌교육협회 김민서 사무처장. [사진=강나리 기자]
충북뇌교육협회 김민서 사무처장. [사진=강나리 기자]

충북지역 청소년 뇌교육 수업과 캠프, 성인 뇌교육 강의를 하는 충북뇌교육협회 김민서(52) 사무처장은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자존감 형성”이라고 한다. 뇌 관련 분야 최초의 국가공인 자격인 브레인트레이너 1기인 김민서 사무처장은 뇌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 변화에서 보람을 찾는다고 했다.

종합병원 간호사에서 뇌교육 분야로 방향을 바꾼 계기는 무엇인지.

- 대전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과 정신신경과 병동에서 간호업무를 했어요. 열심히 일하며 누구에게나 친절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3년 정도 지나니 지치고 힘든 시기가 오고 불친절하다는 말도 나오더군요.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이 아닌데”라는 마음에 방법을 찾다가 뇌교육명상센터를 다녔어요. 제 몸과 마음이 치유되면서 “사람들이 아프기 전에 돕자”는 마음에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1997년부터 성인뇌교육 분야에서 교육을 담당했어요. 제 목소리가 전달력이 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특기가 있더군요.(웃음) 2012년 경 아동‧청소년 뇌교육 분야에서 일하다가 2015년 뇌교육NGO단체인 충북뇌교육협회 사무처장을 맡았죠.

뇌교육 분야에서 20여 년간 종사하셨네요. 그런데 청소년 뇌교육 관련해서 자존감 형성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무엇인지.

- 아이들이 자신을 가치 있고 가능성 있다고 생각했으면 합니다. 그 다음이라야 제대로 진로코칭도 되고 학습코칭도 되죠. 공교육에서 수업을 하면서 자존감이 약하고 자기주도성이 떨어지는 청소년을 많이 봅니다. 특히 특성화고에서 만난 아이들 중에 미래에 대한 희망 없이 그냥 하루하루를 보내는 경우를 접합니다. 허황된 상상을 할뿐 자신의 미래에 대해 적극적으로 꿈을 꾸지 않습니다. 스마트브레인으로 아이의 뇌파를 측정하면 대부분 우울하다고 나옵니다.

올해 충북교육청 공모사업으로 한 상업고등학교에서 희망하는 반 학생 80명을 대상으로 4회 차에 걸쳐 ‘자존감 향상’프로그램을 했습니다. 스마트브레인으로 뇌파를 측정한 결과로 상담하고 자기바라보기 시간을 가졌는데 아이들의 변화에 희망을 품어봅니다.

충북지역 초중고등학교에서 뇌교육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시계방향으로) 두뇌활용 학습코칭수업, 집중력 향상 수업, 스마트브레인으로 뇌파측정을 하는 학생, 학습 코칭 수업 장면. [사진=충북뇌교육협회]
충북지역 초중고등학교에서 뇌교육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시계방향으로) 두뇌활용 학습코칭수업, 집중력 향상 수업, 스마트브레인으로 뇌파측정을 하는 학생, 학습 코칭 수업 장면. [사진=충북뇌교육협회]

청소년의 자존감이 약하고 자기주도성이 떨어지는 원인은 무엇이라 보는지.

- 저는 학부모의 의식변화가 시급하다고 봅니다. 청소년이 문제가 아니라 아이를 대하는 어른과 부모님 때문에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을 많이 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어떻게 말하고, 아이로 인해 감정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감정표현을 해줘야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아이도 자신의 정서조절이 잘 되지 않아요. 부모들도 그 부모에게 ‘성공해야 한다. 이겨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뿐 온전히 사랑받고 제대로 위로나 격려를 받은 경험이 부족하죠. 아이에게 위로라고 하지만 결국 지적이 되고, 사랑받기 위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여기게 하죠. 그러면 아이가 힘든 일을 겪고 성적이 떨어질 때 제대로 된 격려나 위로를 하지 못합니다.

청소년 뇌교육 수업에 뇌파측정기기 활용을 많이 하는지요?

- 예.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가 활용하는 스마트브레인 뇌파측정기기를 활용해, 아이들의 뇌파를 측정해서 상담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부정적인 정보에 오랫동안 젖어있던 아이들은 ‘너는 괜찮은 아이야, 가능성이 많아’라고 해도 쉽게 믿지 않아요. 공부를 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동안 지적만 받아서 자신의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방법을 제시하고 소신을 갖고 꿈을 찾도록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꿔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충북뇌교육협회에서는 그동안 어떤 교육을 주로 해왔는지요?

- 청소년 대상으로는 감정코칭, 진로 및 창의인성 수업, 자존감 향상 캠프, 금연교실, 공감소통캠프 등을 많이 합니다. 작년에는 21개 초‧중‧고에서 2,400여 명을 교육했고, 올해도 15개 학교에서 캠프와 방과 후 수업 등을 했습니다.

성인대상으로 뇌교육 강의도 하는데요. 올해 충북도청 공무원 대상 강의와 음성군보건지소 건강강의, 교사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뇌체조 교실 등을 했습니다. 그리고 보은군농업기술원이 주최한 보은군 생활개선회 11개 면사무소에서 뇌교육 건강강의를 했죠. 뇌교육은 생애 전 연령대에 필요한데 어르신에게는 스스로 건강을 지켜서 행복한 삶을 사는 법을 전합니다.

충북뇌교육협회 김민서 사무처장은 성인 뇌교육 강의도 한다. (왼쪽) 충북농업기술원에서 열린 뇌교육강의,  충북 보은군농업기술원이 주최한 보은군 생활개선회 11개 면사무소에서 뇌교육 건강강의를 하는 모습. [사진=충북뇌교육협회]
충북뇌교육협회 김민서 사무처장은 성인 뇌교육 강의도 한다. (왼쪽) 충북농업기술원에서 열린 뇌교육강의, 충북 보은군농업기술원이 주최한 보은군 생활개선회 11개 면사무소에서 뇌교육 건강강의를 하는 모습. [사진=충북뇌교육협회]

최근에는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절벽 문제가 대두되는데, 처장님도 실감하는지요?

- 교육현장에서 체감합니다. 제천시 한솔중학교에서 올해 공감소통캠프를 진행했는데 전교생이 11명이더군요. 한 학년에 많아야 4명, 적으면 2~3명인데, 농촌지역이어서 접촉이 많지 않습니다. 부모들이 관심을 갖는다고 해도 또래 친구들이 적어서 그 아이들끼리 소통하고 공감하는 게 매우 중요했습니다.

청소년 멘토 활동도 하고 계신다고.

2015년부터 자유학년제 대안학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충북지역 학생들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년 간 스스로 프로젝트를 기획 추진하며 자신의 꿈을 찾는 아이들인데, 이 아이들의 가장 큰 특성은 회복탄력성이 정말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실수나 실패라고 생각되는 상황에서도 다시 도전하고 일어서려는 의지가 강해지더군요. 뇌교육 B.O.S 원리를 체험하면서 자신감을 찾고 변화하는 아이들을 보는 건 멘토로서 큰 보람이죠. 다만 사회에서 어른들이 대안학교라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더군요. 우리나라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보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올해 5월 충북청주교육지원청 행복지구에서 하는 ‘꿈키움 멘토단’으로, 초등학생 한 명을 멘티로 맞았습니다. 가정환경이 참 어렵다보니 우울한 아이인데, 잘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다고 하더군요. 20여 차례를 만날 예정인데 첫 만남 때 화분 만들기를 하면서 가까워졌고, 두 번째 만났을 때 스마트브레인 뇌파측정을 해서 담임선생님을 만나 결과를 전했습니다. 가족도 만날 예정이고요. 제가 가진 재능인 뇌교육 코칭을 활용해 아이가 학교생활과 사회에 잘 적응하고 자신의 꿈을 찾도록 돕고자 합니다.

충북뇌교육협회 김민서 사무처장은 충북지역 청소년과 학부모를 위한 뇌교육을 확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강나리 기자]
충북뇌교육협회 김민서 사무처장은 충북지역 청소년과 학부모를 위한 뇌교육을 확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강나리 기자]

청소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다른 것은 다 잊어도 지구에 네가 태어난 이유는 꼭 필요했기 때문이란 걸 잊지 마라.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 많이 사랑받고 덜 받고 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구가 원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고, 지구가 원하는 일을 찾는 것이 네 일이야. 네가 그 이유를 찾는 걸 도와줄게. 네가 가진 부정적인 생각들은 어떤 상황과 조건 때문에 네 뇌 속에 기록된 것이지 그것이 바로 너 자신이 아니다.”라고 하고 싶어요.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언젠가 떠올릴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긍정의 씨앗을 심는다는 마음입니다.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키우고 성찰할 기회를 주고, 아이들이 자기 자신에게 희망을 품을 수 있길 바랍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미래설계는 무엇인지.

- 저는 청소년 교육도 중요하지만 학부모의 의식변화 교육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충북지역에서 청소년은 물론 학부모를 위한 뇌교육을 확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더 먼 미래에는 120세 시대를 맞아, 영유아들과 어르신들이 함께하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설계해나가는 장생(長生)타운에서 그들을 돕는 뇌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