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상계동에는 신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작년 12월 6일에 주민 250명이 모여 제1회 상계동 국학기공 한마당 행사가 열린 데 이어, 지난 6월 9일에는 중랑천 창동교 둔치에서 ‘2018년 상계동 지구시민, 지구살리기 축제’가 주민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건강하고 행복한 상계동을 만들겠다며 상계동 국학원과 상계동 국학기공협회와 상계동 지구시민클럽에 소속된 강사와 회원들이 함께 앞장서 나서고 있다. 홍익정신이 살아있는 제1호 홍익마을 상계동을 꿈꾸는 열정적인 상계동 강사들이 모여 120세 클럽 좌담회를 가졌다. 김희경 강사(57세), 김덕현 강사(56세), 홍수현 강사(51세), 오선미 강사(48세), 김현숙 강사(46세). 상계동에 행복한 숨을 불어넣는 그들의 동네 사랑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건강하고 행복한 상계동을 만들겠다며 서울 노원구 상계동 국학원과 상계동 국학기공협회와 상계동 지구시민클럽에 소속된 강사와 회원들이 함께 앞장서 나서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건강하고 행복한 상계동을 만들겠다며 서울 노원구 상계동 국학원과 상계동 국학기공협회와 상계동 지구시민클럽에 소속된 강사와 회원들이 함께 앞장서 나서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 내가 사는 동네, 상계동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습니까?

○ 김현숙 : 저는 6살 때부터 상계동에 살았어요. 결혼하고 10년 동안 다른 곳에 살다가 다시 돌아왔어요. 30년을 살아서 제게는 고향입니다. 어릴 때 기억 속에 상계동은 주위에 논밭이 많고, 가난한 판자촌 마을이었어요. 지금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서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마을이 되었는데, 정말 정신적으로 행복한 마을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 고향이 밝고 환해졌으면 좋겠어요.

○ 김희경 : 1996년에 상계동 아파트에 당첨되었어요. 근데 얼마 안 있어서 IMF 위기가 터져서 바로 입주를 못 하고 2003년에 입주했어요. 그때 아는 분이 ‘당고개 아이들’이라는 책 이야기를 하며 가난한 판자촌이라는 인식이 있으니, 상계동에 산다고 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 책을 사서 읽어봤어요. 그때 노원역이 생겨서 어디 사느냐고 물으면 “노원에 살아요” 하고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제가 상계동에 이사 왔을 때는 중계동에 학원가가 생기고 교육 열풍이 대단할 때였어요. 마침 아이들을 공부시킬 수 있는 환경으로 좋았어요. 지금 상계동을 생각하면 서울에서 지난 30년 동안 가장 많이 변화한 지역 중의 하나일 겁니다.

서울 노원구 상계 120세클럽 김현숙 강사.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 노원구 상계 120세클럽 김현숙 강사. [사진=김경아 기자]

 

○ 김덕현 : 저도 2000년에 이 동네로 왔어요. 상계동 아파트가 결혼한 지 12년 만에 마련한 첫 집이었어요. 80년대 중반에 노원구 면허시험장에 면허증 따러 왔을 때, 장안동에서 여기까지 비포장 꼬불꼬불 길을 1시간 30분 버스를 타고 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사방이 논밭이었는데, 지금은 아주 답답하지요. 불암산을 자주 오르는데 아래를 내려다보면 답답한 아파트촌이지만, 그래도 숲을 보고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숨이 트이는 것 같아요.

○ 오선미 : 저는 어려서 목동에 살았는데, 상계동에 사는 작은 엄마 집에 와보고 답답해서 여기에 살지는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결혼하고 남편과도 상계동으로는 가지 말자고 했는데, 아파트 전세가가 계속 오르면서 하계동에서 중계동으로 이사하고, 결국 상계동으로 이사 왔어요. 14년 동안 상계동에 살고 있는데, 초반에는 이웃과 교류가 별로 없었어요. 근데 7년 전에 배구동호회 활동을 하고, 상계동에 있는 회사에 근무하면서 조금씩 달라졌어요. 그러다 상계동에 있는 뇌교육명상센터에 다니면서 지금 강사활동까지 할 정도로 이 마을에 정이 들었어요.

○ 홍수현 : 저는 중학교 때 서울로 이사 와서 동대문 근처에 살았는데, 여기 새로 생긴 고등학교로 입학통지가 나서 1시간 넘게 버스로 통학을 했어요. 매일 버스로 논밭 옆으로 난 길을 지나서 학교에 왔어요. 이렇게 변할 줄은 몰랐지요. 저는 지금도 하계동에 살고 있는데, 여기 상계동 뇌교육명상센터에 다닌 것이 인연이 되어서 이곳에서 강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 여러분의 상계동과 인연은 뇌교육명상센터에 다니면서 더 깊어졌군요.

○ 홍수현 : 힘들 때였어요. 어머니는 요양원에 계시고, 아들이 학교생활에 문제가 있어서 제가 고민이 많았어요. 뇌교육명상을 하면서 제가 정신을 차리고 강해져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얼마 후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아들 때문에 가끔 학교에 불려가기도 하지만 그래도 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오선미 : 남편과의 관계가 힘들 때 뇌교육명상을 하게 되었어요. 같은 직장에 다니는 선배 언니에게 상담을 많이 했는데, 언니가 명상수련을 권유했어요. 제가 어려서부터 시키는 대로 받아들이고 참고 살아와서 제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지 못하고, 감정표현을 잘 못 해요. 지금은 제 마음의 짐도 많이 내려놓아서 남편과도 많이 편안해졌어요.

서울 노원구 상계동 120세 클럽 오선미 강사.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 노원구 상계동 120세 클럽 오선미 강사. [사진=김경아 기자]

 

○ 김덕현 : 5살에 몸 좌측 마비가 와서 못 걸어 다녔습니다. 지금까지 만난 한의사, 침구사만 해도 수백 명은 될 겁니다. 유명한 한의사, 용하다는 침사는 다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다 1999년에 뇌교육명상센터를 만나고 제 뇌와 몸을 알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명상수련을 통해서 몸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되고, 제게 필요한 명상과 기수련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제 체험을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상계동에서 만난 인연이지요.

○ 김희경 : 2006년에 갑상선 암 수술을 하고 체중이 점점 불어났어요. 그러니까 허리와 무릎이 아팠어요. 목 뒤가 혹처럼 올라왔고요. 남편이 ‘상계동 김일성’이라고 할 정도였어요. 우연히 상계동 길거리에서 ‘러브핸즈’ 캠페인을 하고 있는 뇌교육명상센터 분들을 만났어요. 어깨를 주물러 주시던 분이 센터에 와서 상담을 받아 보는 게 좋겠다고 했어요. 척추관절병원에서는 무릎관절을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해서, 그때는 수술 말고 다른 방법이 있다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을 때였어요. 다행히 센터에서 안내하는 대로 열심히 수련했고 몸이 많이 좋아졌어요.

아들 문제도 큰 도움을 받았어요. 아들이 대학교 4학년 때 취직이 안 되자 절망에 빠져서는 방에서도 안 나오고 살이 찌기 시작했어요. 그 아들을 뇌교육명상센터로 데리고 왔어요. 아들이 수련하고 3개월 만에 정말 자신감을 기적적으로 되찾고 취직을 해서 독립을 했어요. 그 뒤로 아들은 저의 적극적인 후원자가 되어 주었어요.

○ 김현숙 : 8년 전에 남편이 교통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어요. 남편과 함께 딸 둘을 키우면서 알콩달콩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미래가 사라져 버린 거예요.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누군가의 인생이 사라졌는데 세상은 그대로 돌아가고 있고, 그 정말 허무함이 세포 하나하나까지 깊게 느껴졌어요. 왜 살아야 하는지를 모르겠는 거예요. 슬픔과 허무가 너무 커서 가슴이 돌덩어리가 되었어요. 남편과 살던 지방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친정이 있는 상계동으로 돌아왔어요. 친구의 권유도 있고 해서 뇌교육명상센터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심성수련을 받으면서 제 마음과 해원이 되고 남편을 마음에서 떠나보낼 수 있었어요. 정말 많이 울었어요. 그때부터 삶의 의미와 목적도 찾고, 열심히 수련하고 강사활동하며 아이들 키우면서 상계동 열성주민으로 살고 있어요.

▶ 건강하고 행복한 상계동을 위해 어떤 홍익활동을 하고 있는지요.

○ 김희경 : 처녀 시절에 레크레이션도 하고,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를 10년 넘게 했어요. 그래서 지도나 강의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처음에 경로당에 가서 국학기공을 지도할 때는 자의반 타의반이었어요. 내가 어르신들의 몸과 마음을 깨울 수 있을지 까 자신이 없었어요. 9단지 경로당에 갔는데 그 전 강사님이 활공(사랑주기)을 많이 해 주셨는지 모두 누워서 차례를 기다리시는 거예요. 서로 먼저 하겠다고 다툼도 하시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 해서 앉아서 하고 서서 하는 국학기공 동작을 위주로 했어요. 6개월 정도 하니까 신나게 따라 하시더라고요.

서울 노원구 상계동 120세 클럽 김희경 강사.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 노원구 상계동 120세 클럽 김희경 강사. [사진=김경아 기자]

 

9단지가 거리가 멀어서 다른 강사님에게 맡기고, 지금은 3단지와 5단지 경로당에서 지도합니다. 두 곳 모두 굉장히 열심히 하시고, 강사인 저한테 친엄마처럼 대하세요. 이번에 3단지 경로당은 120세 교실로 선정이 되어서 2주 차 진행을 했습니다. 어머니들이 더 신이 나서 현수막을 걸고 열심히 도와주고 계십니다. 제가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그분들 앞에 설 때 진심이 전해지고, 그분들 몸이 건강해지고 마음이 행복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오히려 제가 좋은 에너지를 받아오는 것 같아요. 지금도 직장생활과 함께하고 있어서 어떤 날은 피곤해서 갈 수 있을까 했는데 거기 가면 다시 힘이 나요. 하면 할수록 봉사는 나한테 제가 베푸는 게 아니고 돌아온다는 것을 느끼게 됐어요.

○ 오선미 : 저는 이제 시작입니다. 보험영업을 하니까 시간이 자유로워서 경로당 보조강사를 시작했어요. 김희경 강사님이 지도하는 3단지 경로당에 보조강사로 나가고 있습니다. 다음 달부터 행복나눔교실 강사로 나갈 예정입니다. 저는 말하기보다 주로 듣는 편이고, 뒤에서 지켜보는 스타일이지 나서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평생 그렇게 살아왔어요. 보조강사로 갔다가 갑자기 주 강사분이 사정이 생겨서 제가 지도를 하게 되어 긴장을 많이 했는데 마치고 나니까 기분이 좋았어요. 상쾌하고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었어요. 그 전까지 모르던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 같았습니다. 지금도 주저하는 마음이 있지만, 한 걸음씩 선택해서 나가고 있습니다. 설렘과 두려움을 항상 함께 느끼면서요.

서울 노원구 상계동 120세 클럽 김덕현 강사.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 노원구 상계동 120세 클럽 김덕현 강사. [사진=김경아 기자]

 

 

○ 김덕현: 월, 수, 금요일 아침에는 당현천 공원에서 국학기공을 지도하고, 9단지, 불암현대 경로당은 1주일에 한 번씩 합니다. 매주 화요일은 직장에 안 나가고 수련지도를 합니다. 공원지도가 10년째가 되니까 이제는 기운을 타고 그냥 하는 것 같아요. 선택하면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제 100% 확신하게 됩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공원에 10년 동안 나갔다는 것만 생각해도 웃음이 나와요. 내가 너무 대견하고 좋은 거예요. 제가 좋으니까 공원에 오시는 분들도 너무 좋아합니다. 스무 명 정도 함께 수련하고 있어요. 저녁에도 수련시간을 만들려고 해요.

○ 홍수현 : 저는 몸치, 박치인 데다 산만한 편이어서 수련할 때도 집중이 잘 못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경로당 수련 봉사를 따라갔는데 어르신을 안아드리면서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는데, 1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났습니다. 살아계실 때 ‘사랑합니다’라고 자주 말씀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가 많이 되었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용기를 내서 경로당 수련지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어르신들이 친정어머니같이 정이 들었어요. 자신감도 생겨서 4단지 원터공원에서 오전에 수련지도를 하고 있어요. 경로당에 계신 분들보다 젊은 분들이어서 어렵고 힘든 국학기공 동작도 할 수 있는 분들이라 열심히 연습해서 지도하고 있습니다. 성장한 제 모습에 저도 흐뭇합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120클럽 홍수현 강사.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 노원구 상계동 120클럽 홍수현 강사. [사진=김경아 기자]

 

 

○ 김현숙 : 6년 전에 당현천 공원에서 새벽 수련지도를 했고요. 지역에 있는 경로당을 다 돌면서 수련지도를 했어요. 이곳저곳에 국학기공 수련장을 개척할 때여서요. 그때는 강사가 많지 않아서 여러 군데 경로당을 지도해야 했어요. 그리고 2015년부터 행복나눔교실 강사를 시작했어요. 지역아동센터에서 힘든 친구들을 만나서 교육하고 있고요. 다음 달부터 꿈나무 지역아동센터에서 지도를 시작합니다.

▶ 나 살기도 바쁜 세상에 강사활동을 하시면서 느끼는 보람은 어떻습니까?

○ 홍수현 : 국학기공 강사로 활동하면서 제 세포가 조금 깨어나는 걸 느껴요. 원래 손발이 찼는데 따뜻해지고 있고요. 수련하기 전에는 제 몸 상태를 잘 몰랐는데, 지금은 몸에 대해 자각하게 되고 몸을 더 좋은 상태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도 아니까 저 자신에 대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경로당과 공원에서 만난 분들에게 제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아하세요. 모두 똑같은 고민을 하면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으니까요. 수련도 하고 인성도 키워서 지금보다 더 의미 있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 김희경 : 저는 결혼 전에는 친정 식구들 때문에 제 꿈을 못 폈었어요. 결혼 후에는 아이들이라는 족쇄가 내 발목을 잡아서, 날개를 한 번도 못 펴고 살았던 거 같아요. 이제는 아이들이 자립할 나이가 되었으니까 제 꿈을 실현하면서 살고 싶어요. 제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무언가를 알려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요. 더 단단해지고 싶습니다. 뇌교육명상을 하면서 몸도 좋아지고 마음도 많이 치유되었어요.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선택하면 이루어진다’라는 메시지를 새기고 실천하려고 합니다. ‘하면 된다’는 것을 이미 체험했으니까요.

○ 오선미 : 뇌교육명상을 하고나서 그동안 제가 무기력 상태에 빠져 살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생각만 할 뿐 행동을 하지 않았거든요. 아직 부족하긴 하지만, 이곳에서 다른 강사님들과 함께 행동하는 것 자체가 사실 저에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주변 분들은 제가 ‘파워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을 하시는데, 저는 한 번도 저 자신이 힘이 있는 사람이라고 느껴본 적이 없어요. 강사로서 선택했으니까 이번 기회로 의식 수준도 높아지고, 제가 아직 써보지 못한 내면의 힘을 발휘해서 홍익하고 싶어요.

○ 김현숙 :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서로 나눌 수 있는 게 기쁨입니다. 대부분 자신과 가정에 매여 이기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이렇게 공원에서, 경로당에서, 복지관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서로 마음을 내고 나누는 법을 알아가는 것 같아요. 그런 마음이 하나하나 모이면 우리 상계동이, 우리 사회가 정말 밝고 환한 사회가 될 거라고 확신이 생겨요. 함께 하시는 분들과 마음을 나누고 함께 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기쁨입니다.

○ 김덕현 : 저는 요즘 50대 후반이 되면서, 인생에서 내가 겪은 모든 일이 섭리처럼 느껴집니다. 힘들 때도 있었지만 그 일이 아니었다면 지금 여기 있지 않을 테니까요. 새벽에 공원에 나가면서 그런 생각을 합니다. 오늘 공원에 나오는 분들을 생각하는 제 마음이 대통령보다 국회의원보다 절대 못 하지 않은 마음이라고요. 우리나라가 홍익정신을 회복하기 위해서 저는 거목의 잔뿌리가 끊임없이 땅을 향해 뻗어 나가듯이, 저는 한 사람의 홍익인간으로서 홍익대한민국을 향해서 작은 공원에서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제 마음의 평화, 공원과 경로당에 오시는 분들의 마음의 평화가 대한민국의 평화, 한반도의 평화이고 나아가서 인류의 평화라고 생각합니다. 그 평화를 제 마음에서 찾은 거지요. 가장 큰 기쁨입니다.

▶ 인생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삶을 살고 계신데요. 나의 전반기를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후반기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요?

○ 김희경 : 책임감으로 살아온 인생 전반기였어요. 후반기는 책임감 때문에 원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아요. 국학기공 강사를 하면서 제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더 분명하게 알게 되었어요. 지금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에 다니고 있는데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제가 행복나눔교실에서 28년 만에 아이들을 만났는데 아이들의 내면에 있는 맑고 고운 순수함을 되돌려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행복나눔교실을 계기로 앞으로 아동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 김현숙 :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성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인성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인성을 살리는 길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특히 60살 이후가 되면 그 일을 하기에 더 적당할 것 같아요. 저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면서 인생의 방향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요.

○ 김덕현 : 저는 진짜 나만 생각하고 살았던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수련을 하고 이 일을 하면서 공심(公心)이라는 걸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상계동을 위해서 열심히 살면 그 속에 내가 있고, 노원구를 위해서 살면 그 속에 또 내가 있고, 서울시를 위해서 살면 그 속에 또 내가 있고, 대한민국을 생각하면 또 내가 있고, 남북한을 생각하고, 아시아와 지구를 생각하면 그 속에 내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부모·자식을 두고 만주로 독립운동을 떠났던 선조들의 고귀한 마음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 공심이, 그 양심과 인성이 없었다면 오늘의 나도 없겠지요. 점점 나이가 들면서 그 마음이 사무치게 다가옵니다. 무엇을 하더라도 인생후반기를 그 마음으로 살고 싶습니다.

○ 오선미 : 이제까지의 제 삶이 제가 선택한 것이라는 말이 이해가 안 되었어요. 되돌아보면 내가 선택한 건 하나도 없고 주어진 삶을 그냥 살아온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제 그 뜻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내가 누구인가?’, ‘내가 이 순간 무엇을 선택했는가?’ 이제는 눈을 뜨고 저 자신의 똑바로 들여다보려고요. 아직도 가끔 장님같은 저를 보지만 이제는 좌절하지 말고 부딪히고 끈을 놓지 않고 계속 노력하고 매진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제1호 홍익마을 상계동을 꿈꾸는 열정적인 상계동 강사들이 모여 120세 클럽 좌담회를 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제1호 홍익마을 상계동을 꿈꾸는 열정적인 상계동 강사들이 모여 120세 클럽 좌담회를 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 홍수현 : 요즘 제 삶을 돌아보면서 글을 쓰고 있어요. 얼마 전에 글을 쓰다 제가 너무 불쌍해서 울음을 터트렸어요. 지난 30년 동안 어리석게 자신을 방치해 온 삶에 대해 반성도 많이 했고요. 많이 배우지 못했다는 자격지심 때문에 배운 사람이나 잘난 사람을 부러워 했던 것이 제 자신에게 미안하기도 하고요. 이제는 제가 이 길을 선택해서 수련하고 공부하면서 깨달았다는 것이 가슴이 벅차요. 제가 당당하고 멋있게 변하고 그 변화의 에너지를 아들에게도 주고 싶습니다. 시야가 넓어지고 마음이 커졌어요. 어지간한 일은 화내지 않고 어려운 일도 추억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이제는 그 마음으로 인생후반기를 살 거예요.

▶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 독서클럽을 하고 계시는데,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부분은 무엇입니까?

○ 김현숙 : ‘내 생명 에너지를 무엇을 위해 쓸 것인가?’ 하는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았어요. 내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지 않게 살고 싶어요. 삶의 과정에 힘들 때마다 그 물음을 꺼내서 자신에게 묻고 한 걸음 한 걸음 가다 보면 내 삶이 굉장히 보람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가슴에 깊이 간직하고 살려고요.

○ 김희경 : ‘행복의 새로운 원천을 발견하라’라는 내용이 좋아요. 그동안은 나만의 파랑새만을 막연하게 찾아 헤맸던 것 같아요. 욕망을 좇으면서요. 근데 이제 그 행복이 파랑새가 아니고 내가 원하는 행복이 무엇인가를 뚜렷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요. 끝까지 추구하면서 가고 싶어요. 가다가 흔들리고 넘어질 수 있지만, 옆에서 함께 끌어주고 잡아주면서 열심히 매진하도록 노력할 겁니다.

○ 김덕현 : ‘전반기 인생을 성찰하고 후반기를 설계하라’라는 내용입니다. 저는 인생의 전반기를 돌아보는 것이 어려웠는데 지금은 선선하게 돌아봐 지고, 후반기도 즐겁게 설계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것만으로 행복합니다.

○ 오선미 : 카톡 대문에도 써 놓았어요.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영혼의 성장과 완성이라고요. 모든 것이 이 한 줄에 함축된 것 같아요.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길을 스스로 찾아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홍수현 : 저는 참 행복을 추구하고 싶어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진실로 존재하는 참 행복을 스스로 찾고 추구하며 살고 싶습니다. 그동안 삶은 보이는 물질적이고 육체적인 삶에 너무 집중했었어요. 이제 제 내면에 집중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 상계동에 사는 친구, 이웃, 주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김현숙 : 함께 하자고 하고 싶어요. 이웃과 함께 아름다운 행복한 마을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작년과 올해에 큰 행사를 동차원에서 하면서 강사님들이 평소에 꾸준히 해왔던 활동들이 모여서 큰 자리를 만들 수 있었어요. 앞으로 더 큰 하나의 어우러진 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고요.

○ 김희경 : 상계동 주민들에게 모두가 가지고 있는 따뜻한 마음을 볼 수 있는 눈을 알려주고 싶어요. 다 있거든요. 나도 있고, 너도 있고, 다 있거든요. 다 있는데, 그게 나는 없는 줄 알아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근데 그 마음을 알게 되면 모두가 잘 사는 상계동이 될 거에요. 나에게도 따뜻한 마음이 있고, 남을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이 내면에 있다는 걸을 찾을 수 있는 그런 상계동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김덕현 : 작년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세금 75조를 썼다고 하더라고요. 노원구민이 64만 명이 같이 국학기공을 하고 건강해져서 병원 두 번 갈 걸 한번 가게 하면 우리의 아들, 딸, 손주들이 내는 세금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요. 그런 마음으로 노원구를 위해서 살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함께 건강하고 행복해지자고 하고 싶습니다.

○ 오선미 : 예전에 큰 아이 수영강사가 카톡에 ‘인성만이 미래다’라고 쓰여 있던 기억이 나요. 그냥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정말 인성이 깨어나야 하는 시대잖아요. 상계동에 자신의 인성을 깨우고 다른 사람의 인성을 깨우도록 도울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 홍수현 : 저는 깨달음의 대중화를 상계동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씩 깨닫기 시작하면 언젠가 상계동이 깨달음의 마을이 되고 서로 홍익하는 홍익마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때까지 열심히 함께 뛰려고요. 120살까지 꼭 살아야 할 것 같아요.

▶오늘 긴 시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