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있은 이틀 후인 6월 14일,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열한 번째 압구정아카데미에는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한국명 이만열)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지구경영연구원 원장이 초청받아 강연을 했다.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서울학습관에서 열린 이날 강연의 주제는 '한반도의 평화, 더 큰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 지난 10회 강연자 오준 전 UN대사의 '전환점에 선 남북관계와 미북 관계' 강연에 이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날 특강에는 일반 시민뿐 아니라, 글로벌사이버대가 올해 공통교양과목으로 개설한 ‘지구경영으로의 초대’ 과목을 선택해 이만열 교수의 강의를 듣는 대학생들과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지구경영학과 대학원생들이 많이 참석해 강연식이 아닌 대화와 토론의 장으로 진행됐다. 이만열 교수가 원했던 방식이었으나 이제껏 볼 수 없었던 특강이라, 처음에는 참석자들의 질문이 없어 다소 당황스러웠으나 이내 활기찬 질문과 열띤 논의가 생길만큼 뜨거웠다.

14일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열한 번째 압구정아카데미에서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한국명 이만열)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지구경영연구원 원장이  '한반도의 평화, 더 큰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14일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열한 번째 압구정아카데미에서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한국명 이만열)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지구경영연구원 원장이 '한반도의 평화, 더 큰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이만열 교수는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내용 면에서는 여러 가지 부족함이 많았고, 아쉬움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역사적인 변화임에는 틀림없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를 한국민이 어떻게 인식하고, 만들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고 고민하고 있나요?”

“지금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아나요?”

이만열 교수는 “한반도의 미래를 미국을 비롯해 각국 정부와 전문가들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며, “중요한 것은 오늘 같이 시민들이 모여 자유롭게 얘기하고, 토론하는 시민문화이며, 그 과정에서 많은 논의들을 진지하게 발전시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지한 토론이 오고가는 중에 한 참석자는 “통일 100년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잊고 있는 것이 있다. 서구가 겪어왔고, 우리나라도 지난 20세기를 통해 경험한 환경문제이다. 지속가능한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 이러한 대안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제기했다.

이만열 교수는 “매우 좋고 중요한 부분이다. 북한의 자원에 기대를 많이 하지만, 기존 경제 논리 차원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안 된다. 20세기 한국이 보여준 발전이 더없이 훌륭한 것은 분명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난개발과 과소비 문화, 빈부격차 등 해소해야 할 것도 매우 크다”며 북한 발전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주문했다.

이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를 비롯해 자원을 가진 나라가 경제발전이란 차원에서 서구를 통해 개방된 지난 세기 겪은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정말로 우리가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경제가 발전한다는 것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본인이 쓴 “제대로 된 북한 발전 계획”이란 칼럼을 소개했다)

이어, 이만열 교수는 참석자들을 향해 “지금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알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분명한 것은 남북한의 교류에 있어 남한의 문화만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 한국에 온 지 10년이 되었는데, 예전에 느꼈던 한국의 전통적 가치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경제논리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인식해야 하며, 한국의 전통문화 재발견을 통해서 남북한의 공통의 가치를 발전시켜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강연 중에 ‘홍익정신’을 비롯해 한국적 가치와 역사를 언급하며 한국에 대한 깊은 성찰과 애정을 드러낸 이만열 교수의 강연에 참석자들 대부분 감사와 존경을, 때로는 외국인이 가진 한국에 대한 애정보다 부족하게 느껴지는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진지하고 열띤 토론의 장으로 펼쳐진 강연장 뒤에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한국적 가치는 무엇일까에 관한 여운이 남는 강연이었다.

베스트셀러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의 저자로 유명한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한·중·일 3국 고전 문학의 석학. 미국 예일대에서 중문학 학사, 일본 도쿄대에서 석사,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 언어문화학 박사를 취득했다.

‘압구정아카데미’는 글로벌사이버대학교가 2016년 10월, 재학생들과 서울 시민들에게 평소 접하기 힘든 지식공유의 장을 만들고자 시작한 서울학습관 릴레이 무료특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