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어른들을 깨우쳐 줄 때가 있어요. 봉사활동에 참가한 아이가 맨홀에 쓰레기가 있는 걸 보고는 그걸 열고 쓰레기를 줍자 어른도, 아이도 골목골목에서 샅샅이 찾아내 어마어마한 쓰레기를 모아왔어요.”

지난 5월 26일 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 강남지부와 강서지회에서 주최한 '우리마을 클린 트렉킹'에 참가한 청소년과 회원들이 청소하는 모습. [사진=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 강남지부]
지난 5월 26일 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 강남지부와 강서지회에서 주최한 '우리마을 클린 트렉킹'에 참가한 청소년과 회원들이 청소하는 모습. [사진=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 강남지부]

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 강남지부(대표 박경민) 강서지회는 내발산동 수명산근린공원에서 화곡중학교, 우장산 전철역과 발산1동 주민센터를 거쳐 돌아오는 ‘우리 마을 클린 트레킹’을 펼쳤다. 자원봉사를 신청한 청소년 50명과 지구시민운동연합 회원 100여 명이 함께 했다.

이 행사를 주관한 이희숙(55) 사무국장은 “봉사점수를 받기위해서 활동에 참가하는 청소년도 있다지만 이 아이들은 아니었어요. 지구환경을 내가 지키겠다는 의식이 뚜렷한 아이들을 보면 힘이 나죠. 바른 인성을 가지고 지구를 책임지는 지구시민으로 자라겠구나 하는 기대에 가슴이 뿌듯합니다.”라고 했다.

지난 6일, 지구시민운동 활동가와 뇌교육 인성강사, 국학기공 강사로 7년간 활동하고 지난해 지구시민운동 서울지부 사무국장은 맡은 이희숙 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 강남지부 이희숙 사무국장. [사진=강나리 기자]
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 강남지부 이희숙 사무국장. [사진=강나리 기자]

지구시민운동에 뛰어들기 전에는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결혼 전에는 청소년선도위원회에서 총무로 일하면서 봉사활동을 했어요. 고아원을 찾고 소년소녀 가장을 돕고, 지방에서 온 청소년의 취업을 돕는 일을 했어요. 결혼하면서 그만두게 되었는데, 당시 ‘이 일은 40살이 넘어 아이들 키우고 나면 다시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시댁은 4대가 함께하는 집안인데, 결혼 후 ‘가정의 행복’을 우선 하자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살았죠. 그러다 세월이 지나며 가슴이 막히는 것 같아 주민센터에서 선도명상을 접했어요. 2년 정도 하다 쉬니 다시 스트레스가 쌓여 직접 찾아가 선도명상을 했죠. 보름도 채 안되어 지감수련을 하는데 울컥 눈물이 나더라고요. 1박 2일간 심성수련을 갔는데 그때가 결혼 후 제게 첫 외박이었어요. 스트레스 상황은 바뀌지 않지만 내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렸다는 걸 알았죠. 그때부터 교육을 받고 강사활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활기를 찾았어요. 일종의 탈출구였죠.(웃음) 시부모님도 며느리가 학교, 관공서로 강의나간다고 양해를 많이 해주셨어요.

작년 1월 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지구 사무국장을 맡았는데, 평소 지구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었는지.

- 저는 청소년 인성교육에 관심이 많아 학교에서 뇌교육 수업하는 걸 좋아했는데, 지구시민운동을 제안 받았을 때 고민이 많았어요. ‘지구’라는 말이 너무 크게 느껴졌고, 여러 사람에게 지구시민운동을 알려나가는 역할을 잘 할지 걱정이었죠. 그런데 지구시민운동은 결국 ‘인성교육’이더라고요. 우리 인간이 자연과 연결된 일부이고, 본래의 인간성을 회복해 지구와 공존하는 존재라는 걸 일깨우는 게 우선이죠.

작년 서울시에서 하는 환경교육과정에 참여해 다른 환경단체들을 만나면서 더 뚜렷하게 느꼈어요. 단체마다 물, 자원순환, 에너지 관련한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선보였는데 지구를 인간의 생존을 위한 ‘환경’으로 보는 시각이 강했죠. 지구시민운동연합에서는 체험 콘텐츠로 친환경 미생물 EM 비누, 미스트, 모기 퇴치제, 흙공 만들기를 하는데 강의를 하면서 가끔 제가 EM신봉자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EM이 목적이 아니에요. 직접 생활 속에서 지구환경을 위해 실천하는 것으로써 필요한 것이고,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지구시민의식으로 성장하는 것이죠. 지구시민의식을 키워주기 위해 콘텐츠는 다양하게 개발해야 하죠.

그동안 활동을 하면서 지구시민의식을 키우며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인지.

- 청소년 교육을 하면서 많이 느끼는데요. 작년 연천중학교 아이들에게 자유학기제 수업으로 8주차 교육을 했어요. 첫 번째 교육과 마지막 교육 때 설문지를 각각 비교해 보면서 확연하게 성장한 아이들을 보고 감동했어요. 처음에는 ‘환경사랑반’이라고 하니까 심심할 거라는 아이, 대단히 큰일을 할 거라고 기대하는 아이까지 다양했죠. 첫 수업 때는 덤덤했던 아이들이 체험하고 배우며, 명상을 통해 자신과 지구를 돌아보면서 훨씬 성숙해졌어요. 자신이 쓴 설문지를 비교하며 아이들이 스스로 변화에 놀라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교육이 정말 필요하다는 걸 느꼈죠. 인성은 한 번에 해결되는 일이 아니라 가랑비에 옷 젖듯이 해야 하는 거잖아요. 생활 속에 녹아들어야 하는데 변화한 아이들을 보면서 보람을 많이 느꼈어요.

종로구와 함께 전개한 '청소년 환경캠프'. (시계방향으로) 지구시민 교육을 받는 청소년들, 지구환경에 관한 사진에 사람들에게 전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적는 아이들. 직접 제작한 환경신문을 들고 가두캠페인을 하는 모습, 광화문 앞에서 가두캠페인을 마친 아이들. [사진=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지부]
종로구와 함께 전개한 '청소년 환경캠프'. (시계방향으로) 지구시민 교육을 받는 청소년들, 지구환경에 관한 사진에 사람들에게 전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적는 아이들. 직접 제작한 환경신문을 들고 가두캠페인을 하는 모습, 광화문 앞에서 가두캠페인을 마친 아이들. [사진=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지부]

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지부에서는 청소년 지구시민 교육을 활발하게 해왔다고.

- 기존에 꾸준히 해온 친환경 수업, 환경캠프, 하천 살리기 등을 이어받았어요. 작년에는 서울 종로구보조금 사업을 맡아서 ‘청소년 환경캠프’를 4차례 개최했죠. 지구시민 교육과 EM비누와 미스트 만들기, 그리고 환경신문 만들어 들고 광화문에서 가두캠페인도 했어요. 그리고 지구환경을 살리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실천계획을 한 가지씩 발표하는 인터뷰도 했어요.

환경신문을 제작을 위해서 지구시민 강사들이 위기의 동물, 환경오염 사진 등 자료를 주었는데, 아이들이 가진 의식에 따라 담긴 메시지가 달랐어요. 환경과 지구에 관해 깊은 생각을 가진 아이들은 구체적으로 자기 생각을 펼쳤습니다. 그 작업을 하면서 아이들 스스로 알아차리는 게 있었어요. 그 자료사진들을 통해 느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그래서 사람들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 몰두하더군요. 그리고 양천구청 환경과와 연결되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대책관련 친환경 교육의뢰가 들어와서 8개 학교에서 400여 명에게 교육을 했어요. 1교시는 지구시민 강의, 2교시는 체험활동 위주로 하고 마무리로 지구와 하나되기 명상을 했어요.

어른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구시민교육도 있는지.

- 물론이죠. 복지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생활 속에서 하는 작은 실천 교육을 많이 합니다.

'우리마을 클린 트레킹'에 참가한 지구시민운동연합 회원과 봉사참가 청소년들이 골목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한 자리에 모았다. [사진=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 강남지부]
'우리마을 클린 트레킹'에 참가한 지구시민운동연합 회원과 봉사참가 청소년들이 골목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한 자리에 모았다. [사진=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 강남지부]

얼마 전에는 쓰레기 대란으로 비닐, 페트병 문제가 대두되었고, 1회용 빨대도 해양오염의 원인이 된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는 사소한 행동이 지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때인 것 같습니다.

- 맞습니다. 제가 지구시민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교육과 홍보를 할지 고민했다고 했는데 ‘아! 이거구나’ 깨달은 게 있었어요. 원래 지구시민운동은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님이 제안한 ‘1달러의 깨달음’운동에서 출발했거든요. 인간과 지구를 가치 중심에 두고 인성을 회복한 사람들이 매월 1천원(미국 1달러, 일본 100엔)을 십시일반 모아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삶을 이끌어내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런 사람 1억 명만 모이면 우리 인류문명이 바뀐다는 것입니다. 의식은 크게 지구공동체 의식을 갖지만, 생활 속에서 작은 실천으로 이루어져야 하잖아요.

이번에 강서구에서 지구시민 페스티벌을 준비하는 회의에서 ‘지구환경 살리기 작은 실천 활동’으로 하면 어떤지 의견을 냈는데 박경민 회장님도, 강사들도 ‘작은 실천’이 좋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지해주었어요. 실질적인 활동을 하자고 의견이 모아져 ‘우리마을 트레킹’을 하게 된 것이죠.

앞으로 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지부는 어떤 활동을 계획하는지.

- 우리마을 트랙킹을 구(區)마다 매월 개최하고, 지구시민운동연합 회원들이 각 행사에 다함께 참여하기로 했어요. 지역마다 지구시민운동에 동참하는 지구사랑사업장 사업주분도 동참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강사양성 교육을 계획하고 있어요. 강사로 양성이 되면 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학교에도 자유학기제 수업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지부가 서울시 교육청 꿈길 사이트에 등록되었기 때문에 그곳을 통해 학교에 재능기부 수업도 들어갈 계획입니다.

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 강남지부 이희숙 사무국장은
지구시민운동연합 서울 강남지부 이희숙 사무국장은 "지구시민운동은 의식은 크게 지구공동체 의식을 갖지만, 생활 속에서 작은 실천으로부터 이루어 나가는 일"이라고 했다. [사진=강나리 기자]

인터뷰를 마치며 이희숙 사무국장에게 그의 꿈을 물었다. 그는 “일에 파묻혀 미처 꿈 생각을 못해봤어요. 이 일을 그냥 일로 하고 있었네요.”라며 “이번에 전국 사무국장 워크숍을 하면서 서로 ‘비전이 있으면 일이 힘들어도 끝까지 해낼 수 있다.’다는 이야기를 나눴죠. 처음 강사활동을 시작할 때 제 비전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모든 사람이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것이었어요. 홍익인간 이화세계’였어요. 그 마음을 다시 새기고 더 신나게 지구시민운동을 펼쳐나갈 겁니다.”라고 했다. 기자가 만나 본 이 국장은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이란 느낌을 주는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