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에 대학교 1학년! 문득 몇 년 전에 본 ‘스물’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하지만 김영철 군의 스무 살은 영화 속 그들과도, 세상에서 흔히 보는 스무 살과도 다르다. 그 이유는 10대가 그들과 달라서다. 김영철 군은 남들처럼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10대의 마지막 3년을 남다르게 자기 주도적으로 살았다.

첫 번째 1년은 꿈 찾기에 도전하는 완전 자유학년제 대안학교 과정을 하면서 자전거로 국토를 종주하고, 수많은 직업 활동 체험과 맨몸 운동으로 몸만들기를 하고, 두 번째 1년은 3개월간 뉴질랜드 자원봉사 활동을 다녀오고, 일해서 번 돈으로 나 홀로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세 번째 1년인 작년에는 벤자민 갭이어 과정을 하면서 대입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코리안스피릿 청년 기자로 3개월간 일하고, 강원지역 지구시민청년연합 회장으로 발탁되어 활동했다.

그렇게 올해 스무 살이 되었다. 스무 살의 그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김영철 군의 두 눈이 밤하늘의 별보다 더 반짝이며 빛난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당당한 스무 살, 김영철 군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올해  스무 살이 된 김영철 군은 '홍익정신지도자' 과정 교육을 받고, 단월드 춘천센터에서 단학과 뇌교육을 지도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올해 스무 살이 된 김영철 군은 고등학교 대신 자기주도적인 3년을 보내고, 지금은 홍익정신지도자 교육을 받고 활동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 스무 살의 김영철 군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얼마 전에 <홍익정신지도자 과정>을 밟고 왔습니다. 스무 살이 되어야 받을 수 있어서 작년부터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교육에 들어가기 전에 6개월 동안 단월드에서 홍익철학, 명상, 생활체육 국학기공, 뇌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관해 교육을 받고 체험을 했고, 기본 지도과정을 몸으로 익혔습니다. 지금은 정식 교육을 이수하고, 춘천센터에서 단학과 뇌교육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제가 다닌 벤자민인성영재학교가 이름을 딴 미국의 국부 벤자민 프랭클린은 스무 살에 ‘인격완성’이라는 인생 목표를 세웠는데요. 저도 스무 살에 인생 목표를 세웠습니다. 개인의 삶을 완성하면서, 공동체 완성에도 기여하겠다는 목표입니다. 한마디로 하면 우리 조상님이 말씀하신 ‘홍익인간 이화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제가 평생 가야 할 길로 접어들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앞만 보고 쭉 가면 될 것 같습니다.

▶ 지금 현재의 모습이 자신이 어릴 때 꿈꾸던 건가요?

저는 홍천에서 태어나서 춘천에서 지금까지 살았습니다. 위로 12살 터울인 형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컸어요. 어릴 때는 공부만 하는 ‘엄친아’였습니다. 과학을 좋아해서 막연하게 나중에 과학자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처음 가져본 꿈입니다.

그러다 중학교 때 잘 노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녔어요. 하지 말라는 것도 해 보았어요. 선생님께 들켜서 싹싹 빌기도 했고요. 중학교 3학년 때는 학원을 모두 그만두고, 요리해 보고 싶어서 요리학원을 갔는데, 거기에 온 분들이 정말 숨도 안 쉬고 칼질을 하는 거예요. 취미로 하려니 부담스러워서 오래 못 다녔어요. 중학교 졸업 때까지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적이 나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명확한 꿈은 없었어요.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완전 자유학년제 대안학교에 간 건 본인 의지였어요?

친구들과 다른 길로 간다는 것이 두려웠어요. 그것도 1년씩이나. 부모님이 먼저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관한 정보를 접하고 저에게 권유하셨지만, 처음에는 안 가겠다고 했어요. 벤자민학교에 입학하려면 1박2일 인성영재캠프를 이수해야 하는데, 어머니가 이미 등록해 놓았다고 거기라도 다녀오라고 하셨어요.

마지못해서 갔는데, 인성영재캠프도 좋았고, 벤자민학교 멘토 제도가 마음에 끌렸어요. 전문가 멘토와 연결되어서 이론이 아니라 실기를 배우는 학교라는 것이 마음에 들어서 입학을 결정했어요. 같이 갔던 친구들도 입학하고 싶어 했는데, 집안 반대 때문에 못했어요. 저는 부모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김영철 군은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재학 시절 인천에서 부산까지 633km 자전거로 5박6일동안 국토 종주를 했다. 우리나라를 종주하니까 시야가 굉장히 넓어지고, 우리 땅에 대한 애정이 생기고,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엄청난 자신감이 생겼다.  [사진 제공=김영철]
김영철 군은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재학 시절 인천에서 부산까지 633km 자전거로 5박6일동안 국토 종주를 했다.  [사진 제공=김영철]

▶ 벤자민학교의 ‘꿈 찾기 1년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인천에서 부산까지 633km 자전거로 국토 종주를 했어요. 강원학습관 학생은 저 혼자고, 서울 강북학습관 3명과 함께요. 5박 6일 동안 자전거 국토 종주를 하면서, 많은 걸 체험하고 깨달았습니다. 우리나라를 종주하니까 시야가 굉장히 넓어지고, 우리 땅에 대한 애정이 생기고,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엄청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벤자민학교 학습관이 전국 각지에 있으니까, 지역에서 어려운 일을 만나도 도와줄 형이나 친구들이 있었어요. 한번은 이화령 고개를 넘다가 브레이크가 고장이 났는데, 벤자민학교 다니는 아는 형이 와서 도와주었어요. 인맥이죠. 인적인 네트워크는 또 다른 자신감과 용기를 심어주었어요. 춘천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16년을 살아온 제게 어디든지 갈 수 있고, 어디를 가도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마치 양 날개를 단 느낌이었습니다.

▶ 벤자민학교 시절에 직업 활동 체험도 많이 했지요?

서빙하는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낙지 덮밥 식당과 샤부샤부 식당에서 일했고요. 도넛 카페에서 일했고, 전단 붙이는 일도 했어요. 하루 13시간 일할 때도 있었고, 보통은 8~9시간 일했어요. 처음 일했던 곳에서는 최저시급의 절반밖에 못 받기도 했어요. 일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몸소 겪었어요.

아르바이트하면서 사람을 만나면 웃어야 하고 친절하게 대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이런 것들은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으니까요. 저는 사회생활 초보 경험을 중학교 갓 졸업하고 해 본 겁니다. 요즘 친구들이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영철아! 손님들한테 웃으면서 ‘어서 오세요’라고 말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 말합니다. 저는 일찍 체험해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영철 군은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다닐 때 '0원으로 몸만들기' 프로젝트를 해 맨몸 운동으로 몸만들기를 했다. [사진제공=김영철]
김영철 군은 뉴질랜드에서 지구시민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도 틈틈히 맨몸운동으로 체력단련을 했다. [사진제공=김영철]

▶ 벤자민학교에서 ‘0원으로 몸만들기’ 프로젝트를 했다면서요.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습니다. 척추전만이어서 조금만 오래 서 있어도 허리가 아팠고, 몸이 여윈 편이었어요. 그래서 맨몸운동으로 몸만들기에 돌입했어요. 돈 안들이고 몸만들기였어요. 턱걸이와 푸시업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어깨와 가슴에 근육이 생기니까 몸이 커 보이고 다부져 보이게 되었어요. 겨울에도 자랑한다고 웃통 벗고 턱걸이도 하고 하하.

제가 ‘0원으로 몸만들기’ 경험을 비디오로도 촬영하고 PPT로도 만들어서 친구들에게 강의했어요. 저처럼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개인적으로 코치도 해 주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강연자가 되겠다는 계획도 이뤘어요. 벤자민학교에 들어가면서 제가 하려고 했던 국토종주, 몸만들기, 강연자, 이 세 가지를 모두 이뤘어요.

▶이듬해에는 뉴질랜드 자원봉사활동과 유럽 나 홀로 여행 등 해외체험을 했네요.

예, 고등학교 2학년의 나이, 18살에게는 뇌가 확 깨는 경험이었습니다. 뉴질랜드의 자연 속에서 3개월 동안 지구시민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모든 게 하나라는 것을 생활 속에서 느꼈습니다. 내가 지금 여기에 존재하기 위해서 누군가 농사를 짓고,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고, 다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절로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한 뼘 더 어른스러워진 것 같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지구시민 자원봉사를 할 때는 잔디 깎기, 식사준비, 목공 일 등 몸을 쓰는 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몸 쓰는 일에 자신감이 생겨 귀국해서는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 공사판에 가서 막노동했어요. 그렇게 3개월간 번 돈으로 겨울에 유럽 여행을 떠났습니다.

2주간 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 독일을 여행했는데, 중간에 유럽 여행을 하는 SNS 친구들이랑 합류해서 여행하기도 했어요. 언어도 몰랐지만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같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미성년자라 혼자 가는 걸 주변에서 걱정했는데, 혼자 가든, 함께 가든지 가능성이나 위험성이 모두 같다는 걸 알았어요. 자연도 아름답고 문화도 아름다웠습니다. 유서 깊은 역사문화유산도 많았고요. 근데 왠지 모르게 공허하게 느껴졌어요. 세계를 보는 눈이 넓어지고,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은 더 커졌지만, 제 마음속에 무언가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이 그들에게서도 그대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김영철 군은 18세에  뉴질랜드에서  3개월 동안 지구시민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이후 공사판에서 3개월 간 번 돈으로 2주간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사진제공=김영철]
김영철 군은 뉴질랜드 자원봉사활동을 다녀와서, 이후 3개월간 공사판에서 일해서 2주간 나 홀로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사진제공=김영철]

 

▶유럽 여행 이후로 변화가 있었겠군요.

유럽 여행 가기 전에 막노동해서인지 몸이 좀 안 좋고 해서 명상센터에서 수련을 열심히 했습니다. 그 전에 심성수련을 받아서, 수련에 더 깊이 집중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깊이 있는 깨달음의 원리와 체험을 하고 싶어서 마스터힐러 과정에 들어갔어요.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유럽 여행 체험기를 쓴 것이 계기가 되어 ‘코리안스피릿’에서 청년 기자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코리안스피릿 청년 기자는 인생에서 첫 직장생활이었고, 취재와 기사 작성을 하면서 글쓰기와 표현력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사진 실력도 상당히 늘어난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강원 지구시민청년연합(YECO) 회장으로 발탁되면서 청년 기자는 3개월 체험으로 접어야 했어요. 그 후로 지역 이코 회장으로서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특히 지역에서 이코심성을 만들어서 스태프로 뛴 것이 가장 보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같은 연령대의 이코들이 함께 심성을 받으면서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단월드 지도사범 교육을 이수하면서 자연스럽게 홍익이 제 마음과 몸으로 스며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 전까지 “그래, 홍익정신이 좋은 거야, 홍익해야지.” 하는 의무감이었다면, 그때부터는 홍익이 마치 제 본능처럼 느껴졌어요. 밥 먹고 자는 것처럼 당연하게요.

김영철 군이 단월드 춘천센터에서 수련지도를 하고 있다. 그는 단월드 지도사범 교육을 이수하면서 자연스럽게 홍익이  마음과 몸으로 스며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김영철 군이 명상수련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지도사범 교육을 이수하면서 자연스럽게 홍익이 마음과 몸으로 스며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 그래서 영철 군은 눈빛이 반짝였군요.

제가 벤자민학교 때 강연자가 되고 싶다고 했던 것도 사람들이 성장하는 것을 돕고 싶다는 뜻이었어요. 지도사범 교육을 받고 와서 디스크나 척추 협착으로 힘들어하던 분들을 지도해서 그분들이 몸이 낫고 마음의 상처도 낫는 것을 보면서 정말 기뻤어요. ‘이게 답이구나, 내가 해야 할 일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 전에는 아르바이트나 일을 해도 그냥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일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몸이 힘들고 개인시간이 좀 부족해도 저와 함께하면서 건강해지고 행복해지는 분들을 뵈면 정말 기쁘고 힘이 납니다. 제 마음이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 혹시 영철 군처럼 홍익정신지도자, 명상교육자의 길을 가고 싶은 친구가 있다면?

저는 벤자민학교를 졸업한 친구들도 그렇고, 우리 젊은 친구들이 지도자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다른 걸 하고 싶어서 열심히 하는 친구들에게 제가 달리 할 말은 없고요. 다만 지도자에 마음이 있는 친구들에게는 꼭 말해 주고 싶어요. “이 길은 너무나 멋진 최고의 일이야. 지도자의 길을 간다는 것이 스스로 자랑스러운 일이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야.” 이렇게 말해 주고 싶어요.

김영철 군은 군복무를 마치고,  홍익정신과 뇌교육을 유럽에 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김영철 군은 군복무를 마치고, 유럽에 가서 홍익정신과 뇌교육을 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앞으로 홍익정신지도자로서 영철 군의 꿈과 비전은 무엇인가요?

올해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에 입학해서 학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이곳 춘천을 건강하고 행복한 도시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제가 자란 곳에 대한 보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2020년까지 1억 지구시민을 양성하는 일을 춘천에서도 하고, 전국적으로 세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입니다. 그때쯤 대학 졸업도 하고, 군대도 가야 할 것 같아요. 군대를 제대하면 유럽으로 가고 싶습니다. 홍익정신과 뇌교육을 유럽에 전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가고 싶은 나라도 제 마음속에 찜해 두었습니다. 저희 세대는 100세 넘어 120세까지 살 거니까 세계 각국을 다니며 인류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는 홍익을 실천하고 싶습니다.

▶스무 살에 인생의 비전을 만난 김영철 군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